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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의 ETF 3위 경쟁]신상품 출시 명암…트렌드 보다 '수익률 제고'④KB운용 대규모 상폐…한투운용은 성과 편차 커

이돈섭 기자공개 2024-06-28 07:56:05

[편집자주]

ETF(상장지수펀드) 시장 3위 자리를 놓고 KB자산운용과 한국투자신탁운용의 치열한 경쟁이 점입가경이다. 삼성운용과 미래에셋운용이 양강체제를 구축한 시장에서 확고한 '넘버쓰리'는 누가 될 것인지 그야말로 흥미진진하다. 지켜야하는 자와 빼앗아야하는 자의 간절하고도 치열한 싸움을 총 세 편에 걸쳐 자세히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6월 24일 16: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자산운용은 라인업 정리와 리브랜딩을 통해 시장 점유율 반등을 노리고 있다. 김영성 대표 체제가 자리 잡고 외부 인력을 영입하며 조직을 개편한 것을 시작으로 상품 라인업을 대대적으로 정비, 외부 투자금을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기존 상당수 상품들의 최근 수익률 지표가 지지부진해 성과 자체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테마형 상품을 위주로 라인업을 구성해 온 한국투자신탁운용의 경우 상품 마케팅을 전개하고 액티브 펀드의 운용의 묘를 살리는 데 적극적인 모습이다. 다양한 테마 상품 중 일부 상품 성과가 돋보이면 마케팅 활동 등을 통해 외부 투자금을 적극 유치해 규모를 불리는 전략이다. 따라서 한투운용의 경우 각 상품별 성과 격차가 클 수밖에 없다.

◇KB운용 내달 14개 상품 상폐 "수익률 제고 노력 병행" 목소리도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운용은 내달 14개 ETF를 자진 상장폐지한다. 상장폐지 대상 상품 대부분은 현재 순자산 50억원 미만의 소규모펀드들이다. KB운용 ETF 라인업 중 소규모펀드는 모두 23개로 전체 상품 123개의 18.7%를 차지하고 있다. 자진 상장폐지 이후 KB운용 ETF에서 소규모펀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13% 안팎이 될 전망이다.

이번 상장폐지 상품 수는 역대 최대 규모다. KB운용은 2021년 말 'KBSTAR KRX국채선물3년10년플래트' 등 4개 ETF를 첫 자진 상장폐지한 이후 지난해까지 1년에 1개 상품을 상장폐지했을 뿐이다. 지난 4월 'KBSTAR Fn K-뉴딜디지털플러스' 등 2개 ETF를 상장폐지한 바 있어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올 상반기에만 16개 상품을 상장폐지하는 셈이다.

KB운용 상장폐지 예정 상품 대부분이 오래된 상품이라는 점도 눈길을 끈다. 상장폐지 대상 ETF 중 2017년에 상장한 상품이 9개로 가장 많았고 2016년 상품이 2개, 2019년 상품이 2개, 2021년 상품이 1개였다. 2016~2021년 시기는 조재민 전 대표(현 신한자산운용 대표)와 이현승 전 대표 등이 재직했던 시기로 과거 CEO 색깔을 지우려는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상장폐지는 라인업 개편의 일환이다. KB운용은 올 초 김찬영 전 한국투자신탁운용 본부장을 ETF사업본부장으로 영입하고 김 본부장 중심으로 조직을 개편한 만큼, 라인업 개편을 시작으로 올 하반기 리브랜딩을 통해 재도약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두 자릿수 점유율 확보와 사업자 3위 공고화가 중요한 성과 지표"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라인업 개편 외에도 기존 상품 수익률 개선도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전체 ETF 상품 중 최근 1년 수익률이 마이너스(29개)이거나 1% 이하인 상품(26개)은 모두 55개.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5%에 육박한다. KB국민은행과 KB라이프 등 계열사 지원에도 불구하고 수익률 개선이 선행되지 않으면 곤란할 수밖에 없다.

◇최근 1년 수익률 대부분 배 대표 취임 전 출시 상품…성과 격차 뚜렷

한투운용이 16년간 자진 상장폐지한 상품 수는 13개. 2008년 ETF 사업 개시 이후 2021년까지 14년간 매년 많게는 8개(2021년) 적게는 1개(2008·2010년)씩 신상품을 출시하다가 2022년 배 대표 취임 이후 최근까지 3년간 매년 10개 이상 상품을 상장하는 가운데서도 상장폐지 시도(채권형 만기상환 제외)는 1년에 한두 건에 불과했다.

그렇다고 한투운용의 소규모펀드 비중이 낮은 건 아니다. 현재 한투운용 89개 ETF 라인업 중 순자산 50억원 미만 상품 수는 9개. 전체의 10%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2017년 3월 상장해 현재까지 운용하고 있는 ACE러시아MSCI의 경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제대로 된 상품 구실을 못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운용이 계속되고 있다.


한투운용의 경우 KB운용과 비교해 수익률이 부진한 상품 비중도 더 높은 편이다. 최근 1년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했거나 플러스 1% 미만인 상품 수는 44개로 전체 라인업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다만 'ACE 글로벌반도체Top4 Plus Solactive' 등 일부 히트상품의 경우 최근 1년 수익률이 83.2%로 업계 톱 수준의 성과를 내기도 했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한투운용이 테마형 상품 중심으로 라인업을 꾸리다 보니 상품별 성과 격차가 크다"며 "미국 빅테크 주가가 오르면서 일부 상품들이 주목을 받았고 투자금도 유치하면서 전체 사업 성과를 견인했다"고 평가했다. 최근 1년 수익률 상위 10개 상품 중 배 대표 취임 이후 출시된 상품은 3개에 불과한 점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한투운용의 액티브 ETF 수가 KB운용보다 많은 점도 두 하우스의 차이점이 극명하게 엇갈리는 특징 가운데 하나다. 현재 한투운용 ETF 중 액티브 상품은 모두 27종. 이중 최근 1년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상품은 모두 4종(-1.1~25.2%)이다. 반면 KB운용의 경우 23개 액티브 ETF 중 마이너스 수익률은 단 1개(KBSTAR 2차전지액티브, -26.3%)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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