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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통상 상장폐지]계열사 대대적 동원, 공개매수 구조 살펴보니①염 회장 일가는 공개매수 참여 X, 자금 투입 없이 간접 지배력 확대

변세영 기자공개 2024-06-27 07:54:53

[편집자주]

국내 토종 SPA 브랜드 탑텐과 의류 OEM 사업을 전개하는 신성통상이 유가증권시장 자진 상장폐지를 추진한다. 신성통상의 대주주인 가나안과 에이션패션은 주식 공개 매수에 나서고 있다. 다만 공개매수 가격 등을 두고 소액주주들 사이에서 반대의 목소리도 거센 상황이다. 신성통상의 공개매수와 상장폐지를 둘러싼 핵심 쟁점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6월 25일 08: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PA 브랜드 탑텐을 전개하는 중견 패션회사 신성통상이 유가증권시장 자진 상장폐지를 추진한다. 신성통상의 최대주주인 가나안과 2대주주인 에이션패션은 주식 공개매수에 나선 상태다. 공개매수 규모는 총 730억원 수준이다.

눈여겨 볼 점은 공개매수 구조다. 염태순 회장 일가는 이번 공개매수에 전혀 참여하지 않는다. 염 회장과 가족들이 최대주주로 위치한 패션 계열사를 동원해 공개매수를 단행하는 게 특징이다. 결과적으로 오너 일가는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신성통상에 대한 지배력을 간접적으로 키울 수 있게 됐다.

◇자진 상폐 목적 공개매수 단행, 일반주주 물량 22%가 대상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신성통상의 최대주주인 가나안과 2대주주인 에이션패션은 신성통상 지분 중에서 시장 유통 물량인 약 22%(3164만4210주)를 공개매수한다고 공시했다. 이는 가나안과 에이션패션, 신성통상 염태순 회장 가족들이 보유한 물량을 제외한 나머지 전체다. 일반 소액주주가 갖고 있는 물량이기도 하다.


2024년 3월 말 기준 신성통상의 최대주주는 가나안으로 주식 42.1%를 보유한다. 이어 2대주주 에이션패션은 17.66%를 갖는다. 염 회장의 지분율은 2.21%, 염 회장의 세 딸인 혜영·혜근·혜민 씨는 각각 5.3%를 보유한다. 종합하면 염 회장 일가의 신성통상 보유 지분 물량은 18.1%다.

공개매수 예정가는 주당 2300원으로 공개매수를 공시한 날(21일) 직전 영업일(20일) 종가인 2030원에 13.3% 할증한 규모다. 전체 매수 규모는 727억원이다. 공개매수는 다음달 22일까지 진행된다.

공개매수 목적은 자진 상장폐지다. 최대주주가 발행주식 총수(자사주 제외)의 95%를 초과하는 주식을 보유하면 유가증권시장 상장규정 제7조 제5항과 해당 규정 시행세칙 제6조에서 정하고 있는 자발적 상장폐지 요건을 충족할 수 있다.

◇염 회장 일가 공개매수 참여 X, 계열사 활용 간접적 지배력 강화

이번 공개매수에서 가장 키포인트는 가나안과 에이션패션이 6대4 비율로 청약 주식을 매수한다는 점이다. 2023년 8월 말 기준 가나안의 현금성 자산은 692억원 규모다. 2022년 8월 말(932억원) 대비 300억원 이상 줄어든 수치다.

장기간 경기침체로 패션업황이 다소 부정적인 상황에서 가나안의 곳간 여력이 충분치 않았던 만큼 나 홀로 공개매수에 응하기에는 다소 부담스러웠던 상황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가운데 2023년 6월 기준 에이션패션의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이 755억원에 달하는 점을 고려해 2대주주를 동원해 공개매수 구조를 짠 것으로 해석된다.


반면 신성통상의 지분을 상당수 보유하는 염 회장 일가는 공개매수에 전혀 참여하지 않아 눈길을 끈다. 오너일가의 개인회사인 가나안과 에이션패션을 활용해 신성통상 지분을 늘리면서 별도로 자금을 투입하지 않고도 △염상원→가나안→신성통상, △염태순→에이션패션→신성통상으로 이어지는 고리를 강화할 수 있게 됐다. 가나안은 염 회장의 장남 염상원 이사가 지분 82.43%를 보유한 개인회사다. 에이션패션의 최대주주는 염 회장(53.3%)이다.

업계 관계자는 "상장폐지는 염 회장이 극비리에 추진해 온 것으로 안다"면서 "다만 공개매수에 대한 개인 주주들의 반발이 생각보다 거센 만큼 향후 계획대로 전개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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