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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의 현대차 쟁탈전]독일·중국·미국 모터쇼서 경쟁 '동맹관계 잡기'②협력전선 확장, M&A·JV 등 모색

김도현 기자공개 2024-06-28 13:06:35

[편집자주]

현대차그룹이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무게중심을 이동하고 있다. 아울러 전기차를 넘어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으로 전환까지 준비 중이다. 이같은 흐름에 양대 전자기업인 삼성과 LG도 올라타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배터리 등을 다루는 각 그룹 계열사의 미래 먹거리와 직결되는 부분이다. TV·가전을 넘어 자동차 부품을 두고 겨루는 중인 삼성과 LG의 경쟁 구도를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6월 21일 07: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연이어 국제 자동차 전시회에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스마트폰, TV, 가전 등에 편중된 매출 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대안으로 완성차를 낙점했기 때문이다.

양사는 차량용 반도체, 전장부품, 솔루션 등 사업을 확장하면서 고객 발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인수합병(M&A), 합작법인(JV) 등 외부 자원을 확보하는 방안도 지속 추진하고 있다.

전사적으로 전동화 플랫폼을 구축 중인 현대차그룹이 주요 타깃 중 하나다. 현대차와 기아 역시 외산 의존도를 낮추고 싶은 만큼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다.

◇작년 하반기부터 첫 참가 사례, 하드웨어·소프트웨어 총망라

최근 LG전자는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개최된 '오토테크 2024'에 참가했다. 오토테크는 글로벌 자동차 기술 전시회로 업계 전문가들이 주로 참여하는 행사다. LG전자는 처음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LG전자는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전환을 위한 솔루션 'LG알파웨어'를 선보였다. LG알파웨어는 자동차에서 △플레이웨어(엔터테인먼트) △메타웨어(AR·MR) △비전웨어(ADAS) △베이스웨어(OS 강화) △옵스웨어(개발자 지원) 등 다섯 가지 기능을 제공한다.

오토테크 2024에서 LG알파웨어 소개하는 LG전자 관계자

앞서 LG전자는 LG알파웨어 기반으로 자동차를 SDV 솔루션으로 구동되는 '바퀴 달린 생활공간'으로 구상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차량에서 고객경험을 확장하는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구현이 궁극적인 목표다.

올 4월에는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이 아시아 최대 자동차 전시회 '베이징모터쇼'에 등장한 바 있다. 중국 모빌리티 시장 공략 차원으로 사상 첫 참가다.

삼성전자는 차량용 프로세서 '엑시노스 오토' 시리즈와 차량용 이미지센서 '아이소셀 오토' 시리즈, 자동차 전용 메모리 등을 전시했다. 오토모티브 라인 강화에 나서는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관련 역량도 강조한 바 있다.

작년 11월에는 나란히 유럽 최대 모터쇼 'IAA 모빌리티 2023'에 출격하기도 했다. IAA는 세계 4대 모터쇼 중 하나로 꼽힌다. 당시 현대차와 기아가 불참한 가운데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나서면서 이목을 끌었다.

IAA 모빌리티 2023 행사장 내 삼성전자 부스

양사는 전장사업에 초점을 맞췄다. 삼성전자는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등과 함께 부스를 꾸려 반도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배터리 기술력을 과시했다. LG전자는 스폰서 자격으로 참가해 조주완 사장이 전장 분야의 현재와 미래 비전을 소개했다.

삼성전자의 자동차 시장 공략에 속도가 붙은 건 지난해 현대차 공급망에 진입한 영향이 컸다. 삼성전자는 2025년부터 현대차 차량에 프리미엄 인포테인먼트(IVI)용 프로세서 '엑시노스 오토 V920'을 공급하기로 했다. 이를 기점으로 미미했던 현대차향 메모리, 이미지센서 물량도 대폭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는 반도체 대신 전기차 충전기에 힘을 싣는다. 이달 19일 북미 충전사업자 차지포인트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차지포인트는 미국, 캐나다 등 전역에서 전기차 충전소를 운영 중이다. 현대차그룹과는 기존 IVI 시스템 외 전기차 모터,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웹 운영체제(OS) 등 추가 제공하는 등 협업 범위를 넓힌 상태다.

그동안 현대차는 퀄컴, 엔비디아, 인피니온 등으로부터 반도체, 솔루션 등을 조달했다. 2020년대 들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치고 올라오면서 국내 기업과의 공생이 본격화하는 분위기다.

◇하만·ZKW·마그나 시너지 '꿈틀'

삼성전자는 2017년 하만 인수를 시발점으로 전장 사업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여전히 삼성전자의 마지막 대형 M&A 사례로 남아있다.

다만 하만은 수년간 '아픈손가락'이었다. 2016년 연간 매출 9조2386억원, 영업이익 6800억원이었으나 인수 이후 부진에 빠졌다. 2022년에는 영업이익이 555억원까지 급락했다.

삼성 하만(왼쪽)과 LG마그나 사업장 전경

불행 중 다행으로 지난해 삼성그룹 편입 이래 최대 실적을 썼다. 2023년 연간 매출 14조3900억원, 영업이익 1조1700억원을 달성했다. 고대하던 전장 효과가 나타난 영향이다.

더불어 하만은 작년 프랑스 오디오 솔루션 전문 '플럭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미국 오디오 재생 플랫폼 전문 '룬' 등을 품었다. 중장기적으로 시너지 창출이 기대된다.

더 나아가 삼성전자는 독일 콘티넨탈 전장사업 부문 인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콘티넨탈의 ADAS, 차량용 디스플레이 등이 대상이다. 콘티넨탈이 삼성전자에 자율주행 반도체 생산을 맡긴 바 있어, 인수와 별개로 다각도 협업이 기정사실화다.

LG전자는 오스트리아 자동차 헤드램프업체 'ZKW' 인수, 캐나다 차량 부품사 '마그나인터내셔널' JV 등을 통해 전장사업을 확장한 상황이다.

2018년 인수한 ZKW는 인공지능(AI) 기술을 연계한 지능형 그릴 통합형 스마트 램프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넓히고 있다. ZKW는 적자 기조가 계속되고 있으나 글로벌 완성차업체와 거래를 트면서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고 있다.

LG마그나는 설립 이후 공격적인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 중국, 멕시코, 헝가리 등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증설 작업이 진행 중이다. 이러한 공세 속에 LG마그나는 출범 2년 반 만에 연간 흑자를 이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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