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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화학사는 지금]'합작사' 삼남석유화학, 주주사 배당·매출원 역할 집중③업황 개선 2010년대 후반 배당 재개…원료공급선 GS칼텍스, 삼남석유 매출 회복세

김동현 기자공개 2024-06-27 08:14:26

[편집자주]

근래 '위기'라는 단어가 가장 많이 따라붙는 업종을 꼽으라면 단연 석유화학이다. 고금리 기조에 따른 경제 성장 부진, 중국발 공급 과잉, 원가 부담 상승 등으로 대기업마저 적자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이번 위기를 단순 사이클에 따른 불황이 아닌 산업의 대격변 차원에서 살펴봐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같은 환경에 놓인 중견화학사들은 어떤 길을 가고 있을까. 더벨은 중견화학사의 경영 현황과 사업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6월 25일 15: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남석유화학은 주주사의 명확한 목적에 따라 출범했다. 원료 내재화와 사업 범위 확대를 목표로 했던 삼양사(2011년 삼양홀딩스·삼양사로 분할), 기술 협력사인 미쓰비시화학, 기초원료 공급선 호남정유(현 GS칼텍스) 등 각각의 이해관계가 맞는 3사가 뭉쳤다.

1988년 설립, 1990년 테레프탈산(TPA) 생산공장 가동 등을 통해 제모습을 갖춘 삼남석유화학은 생산능력(1997년 100만톤)을 빠르게 끌어올리며 곧바로 수익을 내기 시작했다. 이에 맞춰 1998년 처음으로 배당을 집행하며 주주사에 수익을 올려보냈다. 2010년대 들어 극심한 TPA 불황으로 4년 연속 손실(2012~2015년)을 냈을 땐 일시적으로 배당을 중단하기도 했지만 업황이 점차 회복하며 주주사의 현금창출원이 되고 있다.

◇삼양홀딩스 배당수익 '탑3' 삼남석유, 지주 출범기엔 배당 '0'

2011년 삼양그룹의 지주사로 출범한 삼양홀딩스는 자회사 배당을 주요 수익원으로 하는 순수지주사다. 식품(삼양사·삼양에프앤비), 화학(삼양사·삼남석유화학·삼양화성·삼양이노켐 등), 정보통신(삼양데이타시스템) 등 다양한 사업군에 걸친 그룹 계열사가 이익을 내면 배당을 통해 지주사로 현금을 올려보내는 구조다.

초창기 삼양홀딩스의 배당수익을 책임지던 곳은 휴비스(SK디스커버리 합작), 삼양화성(미쓰비시화학 합작), 삼양제넥스(바이오화학) 등 화학 계열사다. 지주사 출범 이듬해인 2012년 사업연도 기준 삼양홀딩스가 인식한 영업활동현금흐름상 배당금수취액(2013년 90억원) 중 70% 이상을 이들 3사가 담당했다.

배당총액은 그해에 삼남석유화학이 삼양홀딩스, 미쓰비시화학, GS칼텍스 등 주주 3사에 배당한 총 금액(출처=삼남석유화학 감사보고서)

업력으로 보나 규모 면에서 보나 가장 큰 계열사였던 삼남석유화학이 올려보낸 배당금은 제로(0)였다. 당시 삼남석유화학은 중국의 TPA 자급화 정책으로 급격한 시황 악화를 경험했고 2012년부터 4년 연속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지속되는 순손실로 배당 집행을 중지했고 다시 순이익을 낸 2017년까지 무배당 기조를 유지했다.

이후 생산능력을 180만톤에서 150만톤으로 축소하고 보유 재고를 축소하는 등의 구조조정 과정을 거치며 2018년부터 배당을 재개했다. 삼양홀딩스는 지주 출범 초기 삼남석유화학에서 올라오는 배당수익 없이 삼양사, 휴비스 등의 배당을 기반으로 현금을 창출해야 했다.

다만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10년 동안 삼양홀딩스가 인식한 개열사별 배당금 수령액을 비교하면 삼남석유화학은 삼양이노켐(1488억원), 삼양사(743억원)에 이어 3번째로 많은 금액(402억원)을 삼양홀딩스로 올려보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전방시장이 일제히 불황에 빠진 2021년을 제외하면 매년 꾸준히 배당을 집행한 데다 2020년에만 576억원의 배당을 집행해 지분율(삼양홀딩스 40%·미쓰비시화학 40%·GS칼텍스 20%)에 따라 230억원을 한번에 삼양홀딩스에 보낸 덕분이다.

지난해에도 15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3년 연속 흑자를 내는데 성공한 삼남석유화학은 올해 배당총액으로 159억원을 집행하기로 결정했다. 이익을 그대로 주주사에 올려보내는 것으로 삼양홀딩스는 본인 몫으로 64억원을 받았다. 삼양이노켐, 휴비스 등 화학 계열사들이 지난해 손실을 내며 올해 배당을 집행하지 않은 가운데 흑자를 유지한 삼양사(112억원)와 삼남석유화학, 삼양데이타시스템(20억원) 정도만이 배당금을 삼양홀딩스에 올려보냈다.



◇코로나 때 찍은 매출 저점, 완만히 회복

삼양홀딩스와 마찬가지로 GS칼텍스도 삼남석유화학이 배당을 집행할 때마다 꾸준히 배당수익을 얻고 있다. 보유 지분율이 20% 수준에 고정되다 보니 유입된 배당수익이 많아야 100억원 수준(2020년 115억원)이다. 더군다나 삼양홀딩스와 달리 GS칼텍스는 자체적인 정유·석유화학·윤활 등의 사업에서 연간 수십조원의 매출고를 올리는 등 사실 삼남석유화학과의 자금 거래 비중이 크다고 할 순 없다.

그러나 사업 구조가 정유업에 치중됐던 1980년대 후반, GS칼텍스는 삼남석유화학을 통해 성장 시장이던 파라자일렌(TPA 원료) 사업의 주요한 수요처를 확보했다. 덕분에 GS칼텍스는 2010년대 TPA 업황이 꺾이기 전까지 1조원대 수준의 매출을 삼남석유화학에서 창출했다.

이후 삼남석유화학이 적자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생산량 자체를 줄이면서 GS칼텍스의 삼남석유화학 매출 규모는 1조원 아래로 내려갔다. 2015년부터 5년 동안 GS칼텍스가 삼남석유화학으로부터 창출한 매출 규모는 연평균 5000억원대 수준이다. 2020년 코로나19 당시에는 그 규모가 3436억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다만 최근 삼남석유화학이 TPA 제품의 적용처를 기존 섬유에서 PET칩 등으로 확대하며 GS칼텍스의 삼남석유화학 매출도 다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2020년 코로나19로 극심한 침체기를 벗어난 현재 GS칼텍스가 삼남석유화학으로부터 벌어들인 매출액은 연간 7300억원대(2022~2023년)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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