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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의 미래산업 투자…산업은행 역할 주목 ‘반도체·배터리·AI’ 육성 차원 '한도 증액, 자본 증자' 등 지원방안 고심

고설봉 기자공개 2024-06-28 12:41:15

이 기사는 2024년 06월 26일 14:24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그룹이 반도체와 배터리, AI 등 미래산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계획하는 가운데 KDB산업은행의 역할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SK그룹은 이미 외부 차입금이 약 72조원까지 불어나 추가 자금조달 여력이 많지 않은 상태다. 정부와 산업은행 등에 적극 지원을 요청한 이유다.

산업은행 입장에서도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이미 계열여신 한도의 80% 이상을 대출해준 산업은행으로서도 SK그룹에 자금을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이 마땅치 않다. 일각에선 신용공여 한도증액 및 산업은행 증자 등을 통해 자금공급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SK그룹은 올해 미래지속성장을 위한 대규모 투자를 계획 중이다. 이와 맞물려 효율적인 자본활용을 위한 계열사 지배구조 개선도 진행 중이다. SK그룹은 주력 사업인 반도체, 배터리, AI와 관련해 투자 타이밍을 놓쳐선 안 된다고 보고있다.

대규모 투자와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선 대규모 투자금이 필요하다. 그러나 SK그룹은 이미 조달할 수 있는 창구를 총동원해 차입금을 최대한도로 운영하고 있다. 2023년 말 SK그룹 계열여신 총액은 71조521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산업은행으로부터 6조1951억원을 빌렸는데 동일인 계열한도 82% 정도를 소진했다.


SK그룹 자체적으로 조달여력을 확대할 방안을 찾고 있는 가운데 정부와 산업은행의 역할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정부의 미래산업 육성 계획과 맞물려 산업은행의 역할이 주목된다. 반도체와 배터리, AI 등 미래전략산업군을 키워가고 있는 SK그룹의 전략은 정부의 국가산업 발전 방향과 궤를 같이한다.

정부는 지난달 ‘26조 규모 반도체 생태계 종합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이 가운데 18조원 규모의 반도체 기업 금융지원 방안은 다음달부터 곧바로 시행된다. 우선 산업은행이 17조원 규모의 저리대출 프로그램을 가동한다. 이 금융 지원 프로그램으로 대기업은 0.8~1%포인트, 중소·중견기업은 1.2~1.5%포인트 우대금리를 적용 받는다.

다만 이러한 프로그램 가동에 불구하고 SK그룹에 대한 지원은 사실상 크지 않을 전망이다. 산업은행의 계열한도를 이미 80% 이상 소진한 SK그룹에 추가 대출여력을 만들어수 있을 지가 관건이다.

산업은행 안팎에선 신용공여 한도증액 및 증자 등 방안이 거론된다. 이미 반도체 산업을 위한 지원을 강화한다는 방침을 밝힌만큼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지원 방안을 펼쳐야 한다는 배경에서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현재 산업은행은 동일한 개인 및 법인, 그리고 기업집단에 대해 자기자본의 25%를 초과하는 신용공여를 할 수 없는 규정이 있다. 다만 산업은행은 내부규정으로 이 한도를 20%로 제한하고 있다.

현재 산업은행과 정부 등에선 이를 법정 한도인 25%까지 완화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된다. 제도가 개선되면 산업은행의 SK그룹에 대한 계열여신 한도가 약 2조원 가량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계열한도 7조5681억원에서 최대 약 9조5000억원 수준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4년 6월 현재 SK그룹의 계열한도 소진액은 6조1951억원으로 한도소진율은 81.5%다. 다만 한도가 증액될 경우 한도소진율은 65% 대로 낮아진다. 그만큼 추가 대출 취급에 대한 부담이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또 일각에선 산업은행 증자 등을 통한 계열한도 증액도 거론된다. 현재 산업은행은 SK그룹에 대한 계열한도를 산업은행 자기자본의 18.7%로 설정했다. 기존 20%였지만 SK그룹의 신용도가 낮아지면서 그에 맞춰 한도를 낮췄다. 산업은행은 지난 2월 SK그룹에 대한 자체 신용등급을 A+에서 A0로 내렸다. SK온의 적자 및 부채 누적을 반영한 결과다.

현 시점에서 SK그룹이 단기에 신용등급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은 많지 않다. 당장 SK온의 재무구조와 실적이 개선될 가능성이 낮다. 또 다른 계열사들의 실적이 단기간 큰폭으로 개선될 가능성도 낮다.

이런 상황에서 대출여력을 높이기 위해선 SK그룹의 신용도를 개선하기보단 산업은행의 체급을 키우는 방안이 나온다. 2024년 1분기 말 산업은행의 자본총액은 41조627억원으로 집계됐다. 자본금 25조9266억원, 자본이잉여금 8923억원, 이익잉여금 10조6743억원 수준이다.

산업은행은 정부가 출자해 설립한 국책은행이다. 정부는 주로 공기업 지분 등 현물출자로 산업은행 자본력을 키워왔다. 특히 대규모 기업구조조정 등 상황에선 산업은행의 지원여력을 높이기 위해 추가 자본증액을 실시해왔다.

그동안 산업은행은 계열주가 있는 대기업집단 지원에 있어 다소 보수적으로 접근해왔다. 과거 자금지원 타이밍을 놓쳐 대기업집단 및 산업군 전체가 위기를 맞은 사례도 있다. 이번 SK그룹의 자금지원 요청에 맞춰 산업은행이 향후 어떤 전략을 펼칠지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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