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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 인사 풍향계]인사 통한 이복현식 혁신 막바지 왔나‘공채중심·성과주의’ 인사제도 정착…임기만료 앞두고 안정화

고설봉 기자공개 2024-06-28 12:41:41

이 기사는 2024년 06월 26일 16: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사진)의 강력한 인사를 통한 조직운영 원칙이 올 하반기 수시인사에선 드러나지 않았다. 취임 후 가장 소규모로 이번 수시인사를 마무리했다. 그동안 큰폭의 쇄신인사를 통해 조직운영의 추동력을 확보해왔던 이 원장의 인사기조가 변화를 맞은 것으로 평가된다.

금감원 안팎에선 이 원장이 주도하던 조직쇄신이 막바지에 다다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미 성과주의 및 예측가능한 공채중심 인사원칙이 자리를 잡은 만큼 대규모 인사 니즈가 없어졌다는 분석이다. 또 임기 3년차를 맞아 안정화를 꾀하며 퇴임 준비를 시작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26일 금융감독원은 하반기 수시인사를 단행했다. 올해 수시인사 결과 국장 8명이 보직 이동했다.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 부서장을 실장에서 국장으로 지위를 올린 것 외 신규 승진자는 없었다.

올해 금감원 수시인사는 예년과 다르게 소폭에 그쳤다. 이 원장은 그동안 임원 및 직원 인사를 통해 조직을 개혁하고 이를 추동력으로 각종 금융 및 경제 현안에 적극 대응해왔다. 그만큼 이 원장은 인사라는 키워드를 통해 조직을 장악하고 주요 변곡점 마다 인사를 활용해 금감원을 개혁해 나갔다.

복현 금융감독원장이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도렴동 생명보험교육문화센터에서 개최된 '금융감독원장-보험회사 CEO 간담회'에 참석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이 원장은 2022년 6월 취임 이후 수시인사와 정기인사에서 연이은 파격을 단행하며 조직을 개혁했다. 2022년 이 원장이 가장 먼저 손을 댄 것은 인사제도 및 관례였다. 2022년 8월 수시인사를 통해 부서장 106명 중 40명(전보 21명·신규 승진 19명)을 교체했다. 조직 개혁의 신호탄이었다.

수시인사는 최소한의 범위에서 실시됐지만 규모와 다르게 내용 면에선 파격이란 평가를 받았다. 조직 안정화와 효율화를 동시에 추구했다. 70년대생, 40대, 공채 1~2기 부서장을 발탁하고 주요 보직을 부여하면서 변화를 꾀했다. 금감원 통합 이전 기관 출신과 금감원 공채를 함께 중용해 균형도 맞췄다.

이어 이 원장은 2022년 12월 정기인사에서 대대적인 조직개편과 함게 부서장 보직자 79명 중 56명(70%)을 변경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부국장 및 팀장(2S) 가운데 31명을 승진해 신규로 부서장 직위를 부여했다. 기존 부서장 보직자 가운데 25명을 전보했다. 부서장 23명은 유임됐다.

2023년 7월 수시인사는 신임 부원장 및 부원장보 인사에 따른 후속인사로 주요 국실장들을 신규 발탁 및 이동했다. 10명의 국실장을이 보직이동하고 3명의 국장을 신규선임하는 선에서 인사를 마무리했다. 다만 앞선 임원인사와 맞물려 중폭의 인사란 평가를 받았다.

2023년 11월 정기인사를 통해 부서장 보직자 81명 중 68명(84%)을 변경하는 대규모 부서장 인사를 단행했다. 조직개편과 함께 전면적인 체질 개선을 위해 전보 34명, 신규 직위부여 34명 등 큰 폭의 인사를 이어갔다.

인사를 통해 이 원장은 조직에 활력과 위기감을 동시에 불어넣어 강한 업무 추동력을 얻었다. 주요 현안에 대한 이 원장의 발언이 깊이 있고 강력했던 만큼 이를 뒷받침할 금감원의 실무 역량을 끌어올려야 했던 상황에서 인사를 적극 활용한 것이다.

또 이 원장은 공채 중심의 기수문화 확립을 통해 예측 가능한 조직으로 금감원을 탈바꿈 시키려는 의도로 인사를 단행해왔다. 이 원장은 취임 직후부터 금감원의 조직체계를 개편을 강조했다. 이전 권역 출신 중심의 리더십을 공채 중심으로 전환해 세대교체와 혁신을 동시에 추구했다.

이에 따라 이 원장은 인사 때마다 ‘성과 있는 곳에 포상이 따른다’는 메시지를 명확히 했다. 조직운영의 원칙을 성과주의로 제시하고 성과에 맞는 보상 인사를 통해 지휘계를 명확히 했다. 더불어 2023년 말 국장 승진자를 공채 5기까지로 끌어올려 자연스럽게 이전권역 출신들의 이선후퇴도 완료했다.

이처럼 지난해 말을 기점으로 큰 틀의 조직쇄신과 제도 개선을 이룬 만큼 올해 인사수요가 크지 않았던 것으로 해석된다. 또 지난해 말 인사에서 조직체계 정비도 완료하면서 추가로 변화를 꾀할만한 요구가 크지 않았던 것으로 평가된다. 이미 잘 운영되고 있는 조직에 변화를 꾀하는 것이 자칫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문제의식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또 임기 3년차를 맞은 이 원장이 조직 안정화를 꾀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2022년 6월 취임한 이 원장은 내년 6월 초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이 원장은 자본시장 선진화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정상화 등 현안에 집중하면서 퇴임 시기를 저울질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계속해 대폭 인사를 통해 조직에 쇄신을 강요하는 모습이 자칫 임기말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편에선 이 원장이 내년까지 임기를 수행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조직을 안정화 하고 변수를 줄이는 차원에서 현 체제를 유지하는 것이 이 원장 입장에서도 유리하다. 취임 초기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하며 조직을 압박했지만 임기 말에는 이러한 리더십이 오히려 예기치 못한 리스크를 만들 수 있다. 이에 따라 현 체제의 안정화를 꾀한 것으로 평가된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현재 긴박하게 돌아가는 각종 현안에 맞춰 금감원 각 실국이 현장 대응력을 갖추고 있는 상황에서 인사를 통한 교체 니즈 자체가 크지 않았을 것”이라며 “금감원 출범 이후 거의 유일하게 임기 3년을 다 채우는 원장으로 기록될 수 있는 상황에서 조직을 안정화해 끝까지 리더십을 잘 유지하려는 포석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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