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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그룹은 지금]베트남 자회사 사업 가르마, 시간 걸릴 듯③법인간 스판덱스·타이어코드 교환 필요, 내부합의가 먼저

김위수 기자공개 2024-07-08 16:24:13

[편집자주]

2024년 7월 1일자로 조현상 부회장이 이끄는 HS효성이 출범했다. ㈜효성에서 인적분할돼 설립된 HS효성은 HS효성첨단소재 등 7개 자회사를 아우르는 지주사다. 기존 효성그룹은 HS효성의 독립과 부관하게 차질 없이 사업을 진행해야하고 HS효성그룹은 안정적인 사업 운영과 동시에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매진해야 하는 입장이다. 앞으로도 해결해야 할 숙제가 산적하다. 더벨이 ㈜효성 및 자회사, 새로 출범한 HS효성 계열사들의 현황과 과제를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04일 16: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효성그룹의 글로벌 사업을 위한 전략 거점은 베트남이다. 2007년 처음 진출한 이래 석유화학·스판덱스·타이어코드 등 생산설비를 현지에 마련했다. 효성그룹이 베트남에 투자한 금액은 총 38억달러(약 5조2500억원)에 달한다. 조현상 HS효성 부회장이 재계를 대표해 한-베트남 경제협력위원회의 위원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문제는 베트남 소재 법인들이 기존 효성그룹과 HS효성그룹의 사업을 함께 영위하고 있다는 점이다. 스판덱스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효성티앤씨의 현지 자회사에서 타이어코드 사업을, 타이어코드 등 사업을 담당하는 HS효성첨단소재의 현지 자회사에서 스판덱스 사업을 벌이고 있는 형태다. 베트남 자회사들의 명확한 사업영역 정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사업영역 혼재된 베트남 법인

현재 효성티앤씨의 실적에는 일부 타이어코드 사업이 포함돼 있다. 효성티앤씨 산하 베트남 계열사인 효성 동나이 법인(Hyosung DongNai)에서 타이어코드 사업을 실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HS효성첨단소재 사업보고서를 살펴보면 베트남 법인(Hyosung Vietnam)의 업종이 '타이어보강재 및 스판덱스 제조·판매'라고 명시돼 있다.

(출처: ㈜효성 IR 자료)

동나이 법인의 타이어코드 사업과 베트남 법인의 스판덱스 사업을 교환하면 된다. 이를 성사시키기가 말처럼 쉽지만은 않다는 설명이다. 우선 각 법인내에서 토지, 인력 등 공통적인 자산을 어떻게 나눠야 할지에 대한 합의가 필요하다. 여기에 더해 교환 대상이 되는 사업부문에 대한 정확한 가치평가도 필요하다.

재계 관계자는 "동나이 법인과 베트남 법인에 사업이 복잡하게 얽혀있다보니 양수도 절차를 진행하기 위해 적절한 조사 및 평가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명확한 가르마를 위해서는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두 법인의 사업 교환안이 확정되면 베트남 정부로부터 허가를 얻어야 한다. 세액공제 등 정부로부터 지원을 받고 있는 만큼 협의가 필요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 더불어 베트남 법인의 지분 정리도 필요하다. 베트남 법인은 ㈜효성이 지분 28.57%를, HS효성첨단소재가 지분 71.43% 들고 있다. ㈜효성이 보유 중인 지분을 HS효성첨단소재를 포함한 HS효성 측에 넘겨야 하는 상황이다.

◇사업영역 정리, 왜 미뤄졌을까

4일 현재 효성그룹과 HS효성그룹은 베트남 자회사의 사업영역 정리를 위한 계획을 구체화하고 있다. 지난 1일 HS효성그룹이 출범한 만큼 본격적으로 계열분리를 위한 준비에 나서는 모습이다.

효성그룹의 베트남 법인들은 지주사 체제로 전환되기 전에 세워졌다. 효성첨단소재 아래에 있는 베트남 법인은 2007년, 효성티앤씨의 동나이 법인 2015년 설립됐다. 당시에는 ㈜효성이라는 하나의 법인에서 지금의 효성티앤씨·효성화학·효성중공업·효성첨단소재 등이 진행하는 사업을 모두 도맡았다. 그렇다 보니 베트남 사업을 위한 법인을 세울때 굳이 사업영역을 나눌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2018년 지주사 체제로 개편한 뒤부터는 베트남 자회사들의 사업영역을 구분하기 위한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실제 두 법인간 사업영역을 명확히 하기 위한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했다고도 한다. 사업의 효율화를 위해서도 교통정리를 할 필요가 있었다. 또 지주사로 전환했을 때부터 이미 계열분리를 염두에 뒀기 때문이기도 하다.

결과적으로 HS효성그룹이 출범하기 전까지 6년간 베트남 자회사들의 사업은 명확히 정리되지 않았다. 효성그룹 측은 당면과제가 많았다 보니 사업영영 정리가 우선순위에서 밀렸다고 설명했다. 관련업계에서는 법인세 문제로 효성그룹이 베트남 정부로부터 사업 교환을 위한 허가를 받아내는 것을 부담스러워했다고 보고 있다.

효성티앤씨의 동나이 법인은 2015년 설립된 뒤 15년에 걸쳐 세제혜택을 받는다. 첫 4년은 법인세 면제, 이후 9년은 법인세율 5%, 마지막 2년은 법인세율 10%가 적용되는 내용이다. 효성첨단소재의 베트남 법인은 정상 법인세(법인세율 20%)가 부과된다. 각 법인 간 사업교환으로 총법인세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어 정부와의 협의가 원활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고 알려졌다.

향후 베트남 정부와 합의를 이끌어내는데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결국 세금을 지금 수준 혹은 더 많이 내면 문제가 없을 일"이라며 "계열분리 이후 진행해도 되는 사안이라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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