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침대업계 돋보기]'성장가도' 시몬스, 판관비 효율화는 '숙제'①직영 체제 소매가로 매출 인식, 임차료·인건비 부담 상당

변세영 기자공개 2024-07-16 07:28:45

[편집자주]

수면시장이 커지면서 국내 침대업계도 격변기를 보내고 있다. 만년 2등 시몬스가 에이스침대를 밀어내고 선두로 올라선 가운데 대기업의 자본력을 등에 업은 매트리스 업체들의 맹공도 거센 상황이다. 변화의 물결을 마주한 침대업계는 프리미엄 라인을 개발하거나 마케팅 전략을 다변화하는 등 주도권 쟁탈에 사활을 걸고 있다. 주요 침대 매트리스 사업자들의 경영 현주소와 지배구조, 향후 전략 등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12일 15: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시몬스는 에이스침대와 하나의 뿌리를 갖는 국내 대표 침대·가구 기업이다. 고(故) 안유수 에이스침대 창업주의 차남인 안정호 대표는 1998년 시몬스에 입사하며 업계에 발을 디뎠다. 이후 2001년을 기점으로 시몬스를 대표하는 ‘수장’에 올랐다.

안정호 대표 체제의 시몬스는 2023년 처음으로 에이스침대를 꺾으며 명실상부 업계 '톱' 사업자로 올라섰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직영 중심으로 운영되는 비즈니스 특성상 임대료나 인건비 등 판관비 비중이 높아 수익성이 낮은 점은 풀어야 할 과제로 거론된다.

◇형을 능가한 아우, 매장구조 혁신 통했다

1963년 고(故) 안유수 창업주는 '에이스침대 공업사'를 설립하면서 침대사업에 뛰어들었다. 이후 1993년 미국 시몬스 본사로부터 한국 상표권을 인수해 카테고리를 다각화했다. 안 창업주는 장남에게는 에이스침대, 차남에게는 시몬스를 각각 물려주면서 승계를 마무리했다. 두 형제가 경쟁구도를 구축하게 된 시점이다.

안정호 대표가 지휘봉을 잡은 2001년 당시, 시몬스의 매출액은 276억원에 그쳤다. 같은 기간 에이스침대 매출액이 883억원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매출 격차만 3배 이상이었다.

시몬스 실적 추이를 살펴보면 2013년 처음으로 매출 1000억원 시대에 진입했다. 에이스침대(2002년)보다 10년이나 더 걸렸다. 이후 시몬스는 2016년 1541억원, 2017년 1732억원, 2019년에야 처음으로 2000억원대에 돌파했다.


시몬스는 2019년을 기점으로 드라마틱한 변화를 마주한다. 유통 구조를 기존 가맹에서 리테일 직영 체제로 전환을 시도하면서부터다. 과거 침대업계는 본사가 대리점에 제품을 납품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창출했다. 출고가보다 낮은 가격에 물건을 공급해 대리점주의 이익을 보전해 주는 형태다.

대리점 체제에서는 사업장을 빠르게 늘려 고객 접점을 확대하고 시장에 브랜드를 효과적으로 안착시킬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반면 서비스 품질이 균일하지 않고 관리가 어렵다는 단점이 명확했다.

이에 안정호 대표는 유통구조 혁신이라는 칼을 들었다. 암암리에 대형 대리점 위주로 지원해 온 장려금이나 가격 혜택 정책을 폐지하며 불공정 비즈니스 구조를 뜯어고쳤다. 당시 가맹점주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혔지만 안정호 대표는 뜻을 꺾지 않았다.

직영으로 전환하면서 매장 수는 2019년 150개가량에서 2024년 기준 120여 개로 감소했다. 그럼에도 매출은 도리어 늘어났다. 직영 전환과 맞물려 2020년 매출액은 2715억원으로 전년대비 33%나 증가했다.

코로나로 침대 시장이 커지며 훈풍이 분 가운데 법인 매출이 도매가에서 ‘소매가’ 기준으로 측정되기 시작하면서 즉각적인 효과가 나타났다. 2022년에는 소비부진 영향으로 매출이 전년대비 소폭 역성장했지만 2023년 1년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2023년 매출액은 3137억원으로 전통강자 에이스침대를 따돌리고 국내 침대 업계 1위 사업자로 올라섰다.

◇직영매장 관리로 판관비 지출 상당, 2022년 영업이익률 4%

대리점 비즈니스의 경우 법인매출이 도매가 기준으로 인식돼 소매 형태보다 다소 작게 집계된다. 다만 본사가 직접 투입하는 임대료나 직원 급여비용 등을 절감할 수 있어 판관비 효율화가 가능하다. 직영 체제 시몬스가 매출은 크지만 영업이익률이 낮은 이유이기도 하다.


우선 매출원가율 자체는 에이스침대가 더 높다. 2023년 기준 에이스침대는 35.9%, 시몬스는 31.2%로 기록됐다. 수익성을 결정짓는 요인은 판관비다. 판관비 내역을 보면 2023년 직원 급여로만 321억원을 지출했다. 직영매장이 중심이라 직원들을 모두 직고용해 서비스를 균일하게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추기 때문이다. 같은 기간 에이스침대의 급여 지출액은 179억원이었다.

지역 거점에 대형 매장을 직영 행태로 운영하다 보니 임차료 부담도 상당하다. 2023년 시몬스는 임차료로 139억원을 지출했다. 같은 기간 에이스침대의 임차료 지출이 1억원에 그쳤다는 점을 고려하면 차이가 100배 이상이다. 종합하면 시몬스의 경우 매출액 대비 판관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58.6%에 달했다.

판관비의 차이는 결과적으로 영업이익률로 귀결된다. 2022년 기준 에이스침대 영업이익률은 18.8%, 시몬스는 4%에 그쳤다. 2023년에는 각각 18.6%, 10%로 집계됐다. 시몬스가 2023년 광고선전비를 줄이면서 수익성이 개선되긴 했지만 여전히 격차가 8%p 이상이다.

시몬스 관계자는 “소비 트렌드를 기민하게 파악하고, 침대에 대한 소비자 니즈를 현장에서 빠르게 확인하기 위해 소비자 직접 거래(D2C) 방식으로 바꿨다”면서 “인테리어나 홍보 등 관련 제반 비용 100%를 시몬스 본사가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