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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 AI반도체 생존게임]팹리스 5형제 나란히 적자, 흑자·IPO 기대 '안 보인다'②본제품 등장 가시화에도 정상화 요원, 고객 발굴 최우선 과제

김도현 기자공개 2024-07-24 08:01:13

[편집자주]

사피온과 리벨리온 합병 추진으로 국내 AI 반도체 업계를 향해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다. 토종 '빅3' 중 2곳이 뭉친 데 따른 시너지 기대와 스타트업의 한계를 보여준 단면이라는 우려가 공존한다. 지난해부터 AI 시대가 본격화한 가운데 이제는 의미 있는 결과물이 나와야 할 시점이 다가왔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토종 AI 반도체를 둘러싼 상황과 성공 가능성을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22일 15: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엔비디아가 주도하는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에서 한국의 역할은 적지 않다. SK하이닉스가 고대역폭 메모리(HBM) 선두주자로 활약 중이고 삼성전자는 메모리부터 시스템반도체 생산 및 패키징까지 전담하는 '턴키' 솔루션을 구축했다.

국내 양강 외에도 사피온, 리벨리온, 퓨리오사AI, 딥엑스, 모빌린트 등이 비슷한 듯 다른 AI 반도체를 연이어 내놓으면서 도전장을 던지고 있다. 정작 호기롭게만 뛰어든 모양새다. 매출은 미미하고 그 이상의 개발비용이 투입되고 있다. 대다수가 성과는 아직이다. 이익을 내는 시점이 늦어지면 생존도 위험하다.

◇매출 수배 이상 영업손실, '내년엔 다르다' 한목소리

토종 AI 반도체 5총사는 크게 둘로 나눌 수 있다. 사피온, 리벨리온, 퓨리오사AI가 데이터센터 등에 활용되는 신경망처리장치(NPU)를 주력으로 한다면 딥엑스와 모빌린트는 에지(Edge) 부문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기기 자체에서 AI를 구현할 수 있는 온디바이스 AI가 대표적인 사례다.
*단위 : 억원
사피온은 2023년 매출 56억원, 영업손실 259억원을 기록했다. 앞서 'X220'을 선보인 뒤 SK브로드밴드, NHN클라우드, 슈퍼마이크로 등과 협력하면서 매출을 발생시켰다.

다만 작년 11월 공개한 차세대 제품 'X330' 개발 등에 적잖은 비용이 들어가면서 영업손실은 불가피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이외에 인건비 등도 적자를 키우는데 한몫했다.

리벨리온은 2023년 매출 27억원, 영업손실 159억원을 냈다. 리벨리온의 경우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매출을 실현한 것으로 전해진다.

마찬가지로 '리벨' 등 신제품 개발에 많은 자금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적자 확대는 판매관리비로 173억원이 빠져나간 영향이 컸다. 1년 만에 99억원에서 2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퓨리오사AI의 2023년 실적은 매출 36억원, 영업손실 601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전년 대비 10배 이상 증가했다. 1세대 칩 '워보이' 판매가 늘어난 덕분이다.

문제는 적자 폭(2022년 영업손실 501억원)이 상당히 커졌다는 점이다. 2세대 칩 '레니게이드' 개발 영향으로 풀이된다. 퓨리오사AI의 경우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협력사를 삼성전자에서 TSMC로 변경했다. 이에 따라 추가 비용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에지 분야를 다루는 딥엑스와 모빌린트는 영업손실도 크진 않았지만 기본적인 매출이 없다.

딥엑스는 2023년 매출 5000만원, 영업손실 91억원을 기록했다. 주요 제품 일정이 다소 밀리면서 전년(8억1000만원) 대비 매출이 대폭 줄었다. 사실상 인건비만 지속해 나가는 처지다. 최근에는 스카이레이크와 아주IB투자, 타임폴리오 등 굵직한 투자사들이 수백억원대 투자비를 쏴줬지만 정상화가 요원하다.

같은 기간 모빌린트는 매출 4억원, 영업손실 72억원으로 나타났다. 샘플 칩 관련 일부 매출이 포함된 숫자다. 두 번째 칩까지 동시 준비하면서 적자가 불어났다는 후문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이제 막 개발을 끝났거나 양산 샘플을 선보이는 단계여서 영업손실은 불가피하다. 대신 해당 제품이 실제 양산에 돌입했을 때도 성과가 나오지 않으면 추가 투자나 제대로 된 칩 출하가 이뤄지지 않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인력 충원 측면에서도 기로에 선 시점이다. 지난해 초와 올해 초 대비해서 이들 업체 인원은 1.5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인건비도 높아지고 기존 멤버에 대한 인센티브도 불어날 가능성이 크다.

핵심 인재 이탈을 방지하면서 더욱 보강하기 위해서는 의미 있는 매출 발생이 선제조건이다. 금전적인 부분이 충족되지 않으면 AI 반도체판 '엑소더스'가 발생할 수 있다. 반대로 인력들을 감당하지 못해 내보낼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일 수 있다. 코로나19 국면에서 엔지니어를 대거 영입한 소프트웨어 및 플랫폼 기업들이 현재 그렇다.
퓨리오사AI의 1세대 칩 '워보이'가 탑재된 서버

◇내년까지 본격 양산 돌입, 매출 발생 언제부터

SK그룹 편입 이후 신제품 설계에 속도가 붙은 사피온은 리벨리온과의 합병으로 로드맵 변화가 예상된다. 이미 공개한 X330은 올해 정상적으로 양산을 이어갈 계획이다.

다만 차차기 칩 'X430'를 내년 말 출시할 예정이었으나 리벨리온과 합치는 과정에서 무기한 연기된 것으로 파악된다. 합병법인 출범 이후 재개되거나 아예 다른 방향으로 바뀔 전망이다.

리벨리온도 '리벨 쿼드' 개발에 한창이었으나 사피온과 논의 후 최종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리벨리온이 합병법인을 주도적으로 운영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리벨 쿼드는 기존 일정대로 출시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양산에 돌입한 '아톰'은 정상적으로 출하된다.

퓨리오사AI의 레니게이드는 5나노미터(nm) 공정에서 양산된다. 연내 양산 예정으로 올 하반기부터 클라우드, 거대언어모델(LLM) 등 관련 고객 대상으로 프로모션에 나선다. 동시에 에지 디바이스용으로 최적화한 '레니게이드S'도 준비 중이다.

딥엑스는 하반기 중 1세대 제품 양산에 착수한다. 삼성전자 5나노 공정을 활용한다. 올해 열린 여러 행사에서 'DX-M1', 'DX-H1' 등을 전시한 바 있다. 이를 계기로 2025년부터 온디바이스 AI 시장에서 존재감을 나타나겠다는 심산이다.

모빌린트는 '에리스'와 '레귤러스'를 연이어 출격시킨다. 에리스는 삼성전자 14나노 공정 기반으로 에지와 클라우드 컴퓨팅 애플리케이션용이다. 올해 안으로 양산 관련 기술검증(PoC)을 마치고 내년 납품 예정이다. 레귤러스는 내년 상반기 양산화 작업 착수 목표다.

각사마다 일정은 다르지만 '기업공개(IPO)'라는 중간목표를 세운 것이 공통점이다. 이들 제품이 정상적으로 나오고 납품까지 이어진다면 수년 내 연달아 상장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감독당국이 '제2의 파두 사태' 방지 차원에서 상장심사를 하고 있어 이들의 IPO까지는 험난한 과정이 불가피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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