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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VC 톺아보기] ‘창립 4주년’ 에코프로파트너스, 공고해진 ‘존재감’①아이스퀘어벤처스로 설립, 사명 변경 후 폭풍 성장…“2028년 AUM 7000억 목표”

최윤신 기자공개 2024-07-25 08:05:31

[편집자주]

에코프로파트너스는 이동채 에코프로그룹 창업주 의지로 설립된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탈(CVC)이다. 수도권이 아닌 지역 환경·에너지·제조기업에 투자를 집중하는 차별화된 정체성을 내세웠다. 에코프로파트너스는 약 25년 전 스타트업으로 시작해 대기업집단이 된 에코프로그룹이 후배 기업들을 위해 실천하는 ‘페이 잇 포워드(pay it forward)’의 핵심 주체다. CVC로서 그룹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 ‘첨병’ 역할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설립 4년만에 2000억원에 달하는 운용자산(AUM)을 모았는데, 향후 더 빠른 성장을 예고했다. 에코프로그룹 CVC로서 에코프로파트너스의 정체성과 앞으로 나아갈 항로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22일 15: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에코프로그룹의 CVC인 에코프로파트너스는 지난 20일 창립 4주년을 맞았다. 2020년 ‘아이스퀘어벤처스’라는 이름으로 설립된 후 4년 만에 에코프로그룹과 배터리 업계는 물론 국내 벤처캐피탈과 스타트업 업계 전반에서 공고한 존재감을 만들어 내 이목을 모은다.

특히 지난해 에코프로그룹 가족사의 정체성을 강화하는 차원의 사명변경을 단행한 시점부터 본격적인 외형확장이 본격화 하는 모습이다. 에코프로그룹의 해외 법인 산하로 지배구조를 바꾸며 ‘해외’까지 투자 영역을 넓히고 나섰다.

올해 AUM 1000억원을 넘어선 에코프로파트너스는 연내 2000억원을 넘어설 기세로 빠르게 규모를 키우고 있다. 오는 2028년에는 AUM을 7000억원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를 수립했다.

◇민간 출자로 투자 시작, 3년차에 모태 GP 따내

2020년 에코프로파트너스의 설립에는 이동채 에코프로그룹 창업주의 의지가 강하게 투영됐다. 에코프로가 숱한 어려움을 이겨내고 글로벌 이차전지 생태계의 주요 플레이어로서 입지를 공고히 한 시점이었다.

이 창업주가 처음 회사를 설립하던 당시 에코프로는 스타트업이었다. 에코프로그룹을 창업하고 육성하는 과정에서 늘상 자금 부족을 겪었고, 돈을 빌리러 다니는 게 가장 중요한 일과였다. 당시 가장 큰 도움을 줬던 곳이 벤처캐피탈(VC)이었다. 이제 에코프로그룹이 성장한 만큼 이제는 유망한 지방 기업을 도와야 한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에코프로파트너스를 설립했단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에코프로파트너스는 50억원의 자본금으로 설립됐다. 에코프로가 55%의 지분을 출자했고, 에코프로그룹 관계사인 데이지파트너스(옛 이룸티앤씨)가 9%의 자본금을 냈다. CVC로서 지주사가 가장 많은 출자를 담당했지만 창업주 가족들도 자본금을 보태며 책임감을 보였다. 현재 창업주와 가족들이 보유한 지분율은 26% 가량이다. 개인으로서 가장 많은 지분을 가진 건 창업주가 아니라 이재훈 대표이사다. 이 대표의 지분율은 10%다.

설립 이후 시동은 천천히 걸렸다. 창투사 라이선스를 얻은 뒤 자기자본으로 소액의 투자활동을 진행했다. 첫 펀드를 결성한 건 이듬해다. 100억원 규모의 ‘포항아이스퀘어그린테크제1호벤처투자조합’을 만들어 본격적인 투자에 나섰다. 에코프로그룹사의 출자와 함께 포항테크노파크, 아이엠뱅크(옛 DGB대구은행) 등의 출자를 통해 만들어진 펀드다.

이 창업주의 고향이기도 한 포항시는 2017년 에코프로의 투자를 시작으로 이차전지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 단지 지정을 받으며 국내 이차전지의 산업을 주도하는 도시로 도약하는 상태였다. 에코프로파트너스는 포항지역에 중점적으로 투자하는 비히클을 첫 펀드로 만들며 지방기업 투자 전문 VC라는 정체성을 공고히 했다.

마수걸이 펀드 이후 적극적으로 펀드를 결성하기 시작했다. 2021년 만든 조합만 아이스퀘어 슈퍼사이클제1호(50억원), 강원-아이스퀘어 중소벤처펀드 2호(100억원), 아이스퀘어ESG제1호(40억), 아이스퀘어ESG제2호(37억) 등이었다. 에코프로그룹사와 지자체 콘테스트, 지방의 출자자 등의 자본을 모아 만든 펀드들이다.

2022년부터는 모태펀드 출자사업에 지원하는 등 적극적인 펀드레이징 의지를 보였다. 그 과정이 순탄치는 않았다. 출자사업에 지원했지만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아직 회수 실적을 갖지 못한 시점이었기 때문에 콘테스트의 관문이 높았던 것으로 여겨진다.

상황이 반전되기까진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2022년 5월 수시출자사업을 통해 지역엔젤징검다리 대전·충남·충북·세종 펀드 운용사로 선정되며 모태펀드와 첫 인연을 맺었다. 이를 통해 110억원 규모의 아이스퀘어 충청 엔젤징검다리 조합 1호를 결성한다.

이후 펀드레이징에 더 적극적으로 나섰다. 아이스퀘어 ESG제3호(22억), 아이스퀘어 ESG제4호 (33억) 등 프로젝트펀드를 쉼 없이 만들며 그해 말에는 신한캐피탈과 공동운용펀드(신한-아이스퀘어 벤처투자조합 제1호)를 125억원 규모로 만들었다.

‘성장의 증폭제’는 포트폴리오 회사의 ‘잭팟’이었다. 2021년 블라인드펀드와 프로젝트펀드로 대규모 투자한 배터리 리사이클링 회사 성일하이텍이 투자 1년여 만에 시장의 큰 주목을 받으며 증시에 입성했다.

성일하이텍의 성공적인 상장과 이를 통한 엑시트는 에코프로파트너스에 큰 의미가 됐다. VC업계에서 이차전지를 중심으로 한 에코프로파트너스의 소부장 투자 경쟁력에 집중하게 된 계기가 됐다. 약 4배의 멀티플로 회수에 성공하며 에코프로파트너스를 믿고 돈을 맡긴 출자자들에게 큰 수익률로 보답했다.

그룹 내 입지에서도 중요한 터닝포인트였다. 성일하이텍에 투자한 프로젝트펀드 아이스퀘어ESG제1호를 2023년 청산하며 처음으로 ‘흑자’를 달성했다. 그룹사의 지원만을 받는 회사가 아니라 돈을 벌 수 있는 회사임을 입증했다.



◇첫 회수 '잭팟'으로 업계 주목, 300억대로 커진 펀드 규모

아이스퀘어벤처스라는 사명을 벗어나 ‘에코프로파트너스’라는 현재의 이름을 얻은 건 2023년이다. 자산 5조원을 향하던 에코프로그룹은 공정거래위원회의 대기업집단 지정을 앞두고 대기업집단에 걸맞는 지배구조 개편을 추진했다. 이 과정에서 에코프로파트너스는 현재의 이름을 갖게 됐다. 그룹의 CVC로서 정체성이 강화된 것이다.

이와 동시에 최대주주 변경도 이뤄졌다. 지주사인 에코프로가 보유하던 지분 55%를 미국 법인인 에코프로아메리카에 매각했다. 에코프로아메리카는 에코프로가 지분 100%를 출자한 미국법인으로 2023년 3월 설립됐다. 에코프로의 자회사에서 손자회사로 변경된 것이다.

일견 지배구조의 핵심에서 멀어진 것처럼 보이지만 맥락을 고려하면 그룹 내 입지는 더 공고해진 것으로 여겨진다. 에코프로그룹 관계자는 “에코프로파트너스를 미국법인 자회사로 변경한 건 중장기적으로 글로벌 투자를 확대하기 위한 것”이라며 “에코프로그룹이 글로벌 시장을 상대로 사업을 하는 만큼 그룹 CVC로서 역할은 더 강화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에코프로파트너스는 사명을 고쳐달고 지배구조를 바꾼 이후 더 빠르게 도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AUM은 1000억원에 조금 못미치는 수준이었는데, 올해 상반기 적극적인 펀드레이징을 진행해 이미 1000억원을 넘어섰다.

에코프로파트너스는 올 상반기에만 3개의 펀드를 결성해냈다. 지난해까지 결성한 펀드의 최대 규모가 110억원에 불과했는데, 펀드의 규모도 300억원대로 커졌다. 대내외적 위상이 커졌다는 걸 방증한다.

먼저 지난 3월 347억원규모로 '에코프로 오픈이노베이션조합 1호'를 결성했다. 모태펀드 등의 도움 없이 다수의 민간기업과 금융권을 LP로 유치해 만든 펀드다.

모태펀드 출자사업을 통해 거머쥔 GP자격을 이용해 두 개의 펀드를 클로징했다. 한국벤처투자가 진행한 '모태펀드 전북·강원 지역혁신' 출자사업의 위탁운용사(GP)로 선정됐고, 170억원 규모로 펀드 결성을 마무리지었다.

모태 1차정시에서 거머쥔 GP 자격을 바탕으로도 펀드레이징을 완료했다. GP가 주목적 투자대상 등을 제안하는 방식으로 진행된 루키분야에서 에코프로파트너스의 정체성인 ‘지방 소부장 투자’를 강조해 운용 자격을 거머쥐었고, 1차 클로징 기한 내에 펀드 결성을 완료하는 저력을 보였다. 상반기에만 총 817억원 규모의 펀드레이징을 마치며 AUM이 1800억원에 육박하게 됐다.

하반기에 최대규모 펀드레이징에 도전하고 있어 연말에는 2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전라북도가 진행한 벤처펀드 출자사업 이차전지 분야에 현대차증권과 공동운용(Co-GP) 형태로 참여했고, GP로 선정됐다.

지난달에는 한국성장금융이 출자하는 기술혁신전문펀드 5호 지역산업활력 분야에 지원한 상태다. 전북도 GP 자격과 매칭을 도모하고 있다. 에코프로파트너스는 해당 펀드의 규모를 500억원대로 클로징 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성공하면 설립 4년여만에 2000억원 이상의 AUM을 달성하게 된다.

에코프로파트너스의 본격적인 성장은 이제 시작이다. 이재훈 에코프로파트너스 대표이사는 “펀드의 규모를 지속 키워 갈 계획”이라며 “4년 후인 2028년 AUM 7000억원을 목표로 잡았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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