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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성무 호' 성장금융 2년, 모펀드 '10조' 바라본다 모험자본 질적 발전에도 공헌…지배구조 개편 속 안정적 경영 '과제'

최윤신 기자공개 2024-09-04 09:13:06

이 기사는 2024년 09월 03일 08: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허성무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 대표(사진)가 부임 후 2년간 모펀드 운용규모를 1조5000억원 이상 늘린 것으로 집계됐다. 모험자본 시장의 조정기에도 불구하고 출자자 다변화를 통해 안정적으로 모펀드 재원을 확보해 벤처업계에 안정적인 자금공급을 지원했다는 평가다. 업계에선 허 대표의 임기 내 모펀드 운용규모 10조원을 달성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남은 1년의 임기 동안 최대 과제는 중장기 경영안정성 강화에 방점이 찍힐 것으로 보인다. 성장금융의 기존 최대주주는 사모펀드(PEF)인 성장금융사모투자합자회사였는데, 이 펀드가 청산하며 금융기관들이 직접 지분을 갖는 구조로 재편됐다. 새로운 지배구조가 시작된 만큼 안정적인 회사 운영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임기가 만료된 이사회를 새로 구성하는 게 임박한 과제다.

◇금리 인상기, 모험자본 급격한 위축 완화

3일 VC업계에 따르면 허성무 성장금융 대표가 취임 2주년을 맞았다. 지난 2022년 9월 정식 임기를 시작한 허 대표의 임기는 3년으로 내년 9월 만료된다. 업계에선 허 대표의 지난 2년의 임기가 성공적이었던 것으로 평가한다.

성장금융은 모펀드(FoF) 운용사로서 산업과 금융업계에 분산된 자본을 모아 자펀드에 배분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를 감안할 때 많은 자금을 모으는 게 중요한 성과 지표다.

성장금융에 따르면 허 대표 취임 이후 운용하는 모펀드 운용 규모는 1조5000억원 이상 늘어났다. 지난 2022년 말 기준 성장금융의 모펀드 약정규모는 7조3000억원이었는데, 1년 6개월이 지난 올해 상반기 말 기준 8조8000억원가량으로 늘었다. 전체 임기를 놓고 보면 실제 증가폭은 이보다 클 것으로 추정된다.




2021년 한해동안 모펀드 운용자산이 1조8000억원가량 늘어난 것을 감안할 때 절대적인 모펀드 운용자산 증가폭이 큰 건 아니다. 그러나 2022년 하반기부터 금리 인상에 따른 유동성 회수 기조가 본격화하며 모험자본 출자 조정기가 찾아왔음을 감안하면 양호한 성과란 게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절대적인 모펀드 조성금액은 더 빠르게 늘어나는 흐름이다. 올해 상반기에만 7133억원의 모펀드를 조성했는데 이는 2023년 연간 조성규모(7353억원)와 맞먹는 수준이다. 하반기 결성했거나 결성예정인 모펀드를 더하면 올해에만 1조5000억원 이상이 조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추세가 이어진다면 임기 내 모펀드 운용자산 규모는 1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성장금융의 모펀드 결성이 금융당국의 정책 방향에 달려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다만 무한경쟁 상황에 놓여있는 환경과 질적 수치를 고려할 때 성장금융의 성과를 부인하긴 어렵다.

실제 성장금융은 두 번째 성장사다리펀드의 운용자격을 따내기 위해 민간 자산운용사와 경쟁을 펼치기도 했다. 성장금융은 2013년 출발한 성장사다리펀드를 기반으로 설립됐는데, 금융당국은 성장사다리 2호 펀드 운용사를 선정함에 있어 경쟁 입찰을 도입했다. 성장금융은 신한자산운용, 한화자산운용 등과 치열한 경쟁을 거쳐 지난해 말 2호 펀드의 운용사 자격을 따냈다.

특히 출자자 다변화를 통해 모펀드 조성을 확대해 모험자본의 급격한 위축을 완화한 것도 높은 평가를 줄 수 있는 부분이다. 성장금융에 따르면 2022년 말 43곳이었던 모펀드 출자기관 수는 2024년 6월 말 기준 51개로 크게 늘어났다.

단순히 양적 확대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목적의 모펀드를 조성해 모험자본 공급의 질을 한 단계 높였다는 평가도 나온다. 최근 결성을 마치고 첫 출자사업을 진행한 기후기술펀드가 대표적이다. 해당 펀드는 기후기술 육성 지원으로 기후테크 시장 확대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허 대표가 역점을 두고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LP지분 유동화를 통해 모험자본 중간회수시장 조성한 혁신성장세컨더리펀드와 중견기업의 성장사다리를 제공한 중견기업밸류업펀드 등이 다변화·전문화 성공사례로 거론된다. 성장금융 관계자는 “산업별·기업규모별·거래단계별 전문화·고도화된 펀드 조성으로 맞춤형 모험자본 공급 및 자본시장 선진화에 기여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자부했다.

경영 개선 측면에서도 많은 성과가 있었다. 지난해 말 국제표준화기구(ISO)의 표준 기준을 도입해 부패방지 경영시스템(ISO37001) 및 규범준수 경영시스템(ISO37301) 인증 취득했다. 성장금융 관계자는 “국내 자산운용사 중 처음으로 회사의 부패방지 경영시스템 및 규범준수 경영시스템이 국제표준에 부합한다는 것을 공인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최대주주 변경 후 첫 주총 '임박'

지난 6월 말 이뤄진 지배구조 개편은 허 대표의 임기 중 빼놓을 수 없는 이벤트다. 2016년 설립 이후 성장금융의 최대주주는 한국거래소와 한국예탁결제원, 한국금융투자협회가 출자한 '성장금융사모투자합자회사'였다. 59%가량의 지분을 가지고 있던 이 펀드가 해산하며 펀드에 출자한 주체들이 성장금융의 지분을 직접 나눠갖게 됐다.

성장금융 영업보고서에 따르면 펀드 해산 이후 한국거래소와 한국예탁결제원, 한국금융투자협회가 19.7%씩을 보유하게 됐다. 최대주주는 한국거래소다. 기존 주주인 한국증권금융, 산업은행, 기업은행, 은행권청년창업재단은 이전과 동일한 비율의 주식을 보유한다.


성장금융은 이런 지배구조 개편이 중장기 경영안정성을 강화한다고 보고 있다. 모펀드 운용기간 중 최대주주가 청산할 경우 경영 안정성이 떨어지는 불확실성이 존재했는데, 빠른 청산을 통해 이런 불확실성을 제거했다는 설명이다.

큰 변화가 이뤄진 만큼 허 대표의 남은 임기는 변화된 지배구조 아래서 안정적인 경영구조를 구축하는 데 집중될 전망이다. 펀드를 통해 일원화됐던 3곳의 주주가 나뉘며 발생할 수 있는 변수들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임박한 이사회 구성원 변경 과정이 남은 임기의 첫 과제가 될 전망이다. 지난달 말 연태훈 사외이사와 김대현 사외이사의 임기가 끝나면서 주총을 통해 새로운 사외이사를 선임해야 하는 상황이다. 성장금융 관계자는 “아직 확정된 내용은 없지만 조만간 주총 절차를 거쳐 사외이사 선임 절차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주주구성 변동 이후 첫 주총이 될 예정이다. 이후 오는 2월에는 사내이사 역할을 맡고 있는 조익재 최고투자책임자(CIO)의 임기도 종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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