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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interview/CVC 톺아보기]배한철 KT인베 대표 "내년 1000억 규모 펀드 결성"⑦그룹 전략실서 '리벨리온·업스테이지' 본계정 투자 주도…톱티어 VC 도약 목표

이기정 기자공개 2024-05-31 07:27:02

[편집자주]

KT인베스트먼트의 탄생은 예기치 못한 변수에서 비롯됐다. KT가 2010년대 중반 KT캐피탈을 매각하면서 벤처 캐피탈의 기능도 사라져버릴 운명이었지만 인수자가 신기사 라이선스는 원하지 않았다. 기존에 KT캐피탈이 보유한 펀드의 운영을 맡을 곳이 필요해 설립한 게 현재의 KT인베스트먼트다. 큰 주목을 받지 못했던 KT인베스트먼트는 제2의 벤처 붐 속에 핵심 자회사로 거듭났다. 투자 역량을 입증했고, KT의 본업인 통신 사업과 시너지를 창출하면서 CVC로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해 AUM 3000억원을 돌파한 KT인베스트먼트는 설립 10주년인 내년 5000억원 돌파를 목표로 하고 있다. 더벨이 도약을 꿈꾸는 KT인베스트먼트의 성장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28일 07: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내년 KT인베스트먼트는 설립 10주년을 맞이한다. 그동안 내실을 다져왔다면 이제는 한 단계 더 도약할 시기다. 1000억원 규모 이상 대형 펀드 결성과 함께 운용자산(AUM) 5000억원을 넘겨 명실상부한 톱티어 벤처캐피탈(VC)로 거듭나겠다."

배한철 KT인베스트먼트 대표(사진)는 최근 서울시 종로구 본사에서 더벨과 만나 다가오는 회사의 10주년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간 우수한 투자 성과와 그룹 시너지 사례를 축척해 왔기에 도약에 나설 채비를 마쳤다는 판단이다. 이를 위한 첫 행보는 1000억원 이상 대형 펀드 결성으로 정했다.

더불어 '인공지능(AI) 혁신 파트너 전환'이라는 모기업 KT의 목표 달성을 위해 첨병 역할을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를 위해서는 스타트업 투자를 위한 딜소싱 경쟁력을 키워야 하는데 외형 성장을 통해 목표를 이루겠다는 전략이다.

◇경영연구소서 산업 분석 주로 담당, VC 합류 지원

1972년생인 배 대표는 고려대 경영학 학사와 미국 듀크대 경영학 석사를 마쳤다. 1998년 LG화재(현재 KB손해보험) 투자팀에서 잠시 활동하다 1999년 KT에 입사했다. 이후 경제경영연구소 경영전략연구담당과 CR실 미래융합정책담당, 전략기획실 제휴협력담당 등을 거쳤다. 지난해 말부터 KT인베스트먼트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배 대표는 "1999년부터 2012년까지는 경제분석연구팀에서 ICT 산업 및 섹터 분석을 주로 했다"며 "2013년부터 2018년까지 KT그룹 포트폴리오를 분석하고 성장 전략을 연구하는 역할을 맡았다"고 설명했다.

특이점은 전략기획실에서 본계정 투자를 진행한 경험이 있다는 것이다. 배 대표가 투자한 기업으로는 인공지능(AI) 반도체 설계 기업 '리벨리온', AI 인프라 솔루션 기업 '모레', AI 서비스기업 '업스테이지' 등이 있다. 이들 모두 현재 KT와 사업적 시너지를 창출하고 있어 남다른 투자 안목을 입증한 셈이다.

KT인베스트먼트는 자원해서 오게 됐다. 그는 "사실 KT인베스트먼트 대표 취임 과정에서 지원할 수 있는 다른 선택지도 있었다"며 "다만 전략실에서 지켜본 KT인베스트먼트의 투자 경쟁력에 매료됐고, 보다 앞단 투자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적극적으로 하우스에 합류하고자 하는 의지를 어필했다"고 말했다.

이어 "KT에 취업하기 전 잠시 LG화재 투자팀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데 결국 투자 섹터로 돌아오게 됐다"며 "개인적으로 오랜시간 KT인베스트먼트에서 회사를 키우는데 기여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산업, 시장 성장성 우선 고려…창업자 역량도 주된 고려사항

KT에서 본계정 투자 경험이 많지만 초기 투자에 대해서는 아직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배 대표는 "KT인베스트먼트에서 직접 초기 투자 과정을 지켜보니 본계정 방식과는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아직은 스스로 초기 스타트업에 투자하기에 역량이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본계정 투자는 금액이 크고 전략적 시너지를 고려해야 한다. 또 한번 투자를 하면 오랜시간 지분을 들고 있어야 한다는 특징이 있다. 반면 벤처투자는 금액이 적고 빠른 의사결정으로 투자에 나서야 한다는 차이가 있다." 현재 적응하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배 대표의 투자 철학은 산업과 시장을 먼저 파악하고 기업의 경쟁력을 고려하는 것이다. 그는 "투자에 나설 때는 우선적으로 스타트업이 속한 산업군과 시장 상황을 함께 고려하고 있다"며 "산업과 시장이 얼마나 성장할 수 있는지 파악하고 스타트업이 보유한 비즈니스 모델의 경쟁력을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창업자가 가진 열정과 사업가로서의 역량을 중시하고 있다. 스타트업이 성장하기까지 여정이 힘들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대표의 열정이 이를 이겨낼 수 있을지를 고민한다."

이같은 사업 역량을 갖춘 대표적인 사례가 리벨리온이었다. 그는 박성현 리벨리온 대표에게 강렬한 인상을 받았다. 배 대표는 "창업자는 항상 외로울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며 "이런 상황을 이겨낼 수 있는 능력을 중시하는데 실제 박 대표를 보면서 이를 충분히 극복할 수 있을 것 같다는 판단이 들었다"고 말했다.


◇하우스 심사역 역량 높은 점수…최전방에서 그룹 비전 달성 '지원'

배 대표는 KT인베스트먼트를 국내 톱티어 VC로 성장시키겠다는 계획이다. 그간 내실을 다지는 단계에 있었다면 이제는 본격적으로 업계에 존재감을 입증해야 할 시기라는 판단이다. 이를 위해 내년 1000억원 규모 이상의 단일 펀드 조성을 목표치로 잡았다. 내년 목표로 하는 총 펀딩액은 1500억원 이상이다.

그는 "지금까지 회사가 결성한 펀드는 최대가 645억원 규모였다"며 "올해부터 준비를 착실하게 해서 내년 10주년과 함께 대형 펀드 결성에 도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올해에는 추가 펀딩 계획이 없어 드라이파우더 소진과 출자자(LP) 영업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배 대표는 KT인베스트먼트의 경쟁력이 우수한 심사역의 역량에서 나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최고투자책임자(CIO) 역할을 맡고 있는 김진수 본부장의 투자 역량에 높은 점수를 줬다. 배 대표가 바라본 김 CIO는 투자에 대한 전문성과 성실함을 갖춘 인재다.

그는 "김 CIO는 투자를 위한 공부를 쉬지 않는 심사역으로 이미 업계에서 유명하다"며 "전략실에서도 알고 있었지만 실제 경험해보니 더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원균, 최우석 수석과도 전략실에서 기업 탐방을 함께한 적이 있는데 남다른 인사이트에 감탄했다"고 덧붙였다.

배 대표는 그룹에서 KT인베스트먼트가 맡은 역할이 우수한 투자로 좋은 기업을 발굴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VC는 가장 앞단에서 미래 트렌드와 유망 기업을 발굴할 수 있는 시야를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이를 활용하고 연계하는 것은 그룹에서 판단해야 하는 몫이다."

그는 "모기업과의 시너지도 중요하지만 LP들에게 투자 성과로 보답하기 위해 수익률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있다"며 "투자 성과와 그룹과의 시너지를 모두 달성할 수 있는 하우스로 도약하기 위해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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