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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깔 드러내는 윤병운호 NH증권]'껄끄러웠던' 농협중앙회와 관계 개선 어디까지⑥비은행 순익 기여도 39%, 신뢰회복 신호탄…범농협 ESG 추진 '앞장'

손현지 기자공개 2024-08-23 13:41:28

[편집자주]

윤병운 NH투자증권 사장(대표이사)이 취임 130일에 접어들었다. 사업 전반에서 윤 사장만의 색깔이 드러나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정영채 사장과 오랜 호흡을 맞춰왔지만 경영 스타일은 확연히 달랐다. '소통' 키워드를 앞세워 내부 화합, 범농협과의 관계 개선, 신사업 발굴 등 내실을 다지는데 집중하고 있다. 지난 4개월 동안 WM, IB, 마케팅 등 사업 전반의 변화와 특징을 두루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21일 07: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윤병운 NH투자증권 대표가 취임후 가장 주력한 부분 중 하나는 농협중앙회와의 관계 개선이다. 대표이사로 취임 전 농협중앙회-농협금융지주 불협 화음 논란의 중심에 섰던 만큼 외면할 수만은 없는 문제였다. 이석준 농협금융지주 회장 임기가 올해 말로 종료된다는 점에서 중앙회와의 관계가 더 중요해진 시점이기도 했다.

윤 대표는 탄탄한 실적으로 그룹 내에서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모습이다. 브로커리지, 금융상품 판매 등 다방면에서 수익을 올리며 상반기 당기순이익을 전년대비 15% 끌어올리는데 성공했다. 중앙회 입장에서 그룹 캐시카우 역할을 톡톡히 해내는 윤 대표에 대한 신뢰감을 쌓을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취임후 NH농협 문화 '적응기'

금융투자업계 안팎에서는 윤 대표의 행보 중 가장 눈에 띄는 행보로 농촌 일손돕기와 농촌 마을 숙원사업 지원 등을 꼽고 있다. 상반기 내내 바쁜 일정 속에서도 농협 문화에 녹아들기 위한 노력을 이어왔으며 농협경제지주 계열사 중 하나인 축산경제에서 추진하는 사업에 재정을 지원하는 면모도 보였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취임 과정에서 중앙회의 '반대 입김' 영향도 적지 않았던 점을 의식한 행보라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NH증권 차기 사장 최종 숏리스트로 윤 부사장과 유찬형 전 농협중앙회 부회장, 사재훈 전 삼성증권 부사장 등이 선정됐다.
*강호동 농협중앙회장

당시 중앙회와 금융지주이 대립각을 세웠다. 농협중앙회는 34년 '농협맨' 유찬형 전 부회장을 추천했고, 농협금융지주는 증권업 경험이 있는 윤 대표를 지지하며 맞섰다. 여기에 금융감독원이 그룹의 지배구조를 들여다보겠다고 나서면서 갈등이 한층 증폭됐다.

농협중앙회가 윤 대표를 반대했던 근거는 평소 NH증권이 계열사들과 협력이 부족하다는 점이었다. 그룹간 시너지를 극대화하려는 강호동 농협중앙회장 입장에선 계열사 CEO에 농협 출신 인사를 선임하고자 했던 것이다. 윤 대표는 농협 출신 인사가 아니라는 이유만으로도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지난 3월 말 윤 대표의 취임사 속에서도 이러한 부분이 감지됐다. "중요한 국가 기간산업인 농업 발전에 기여하겠다", "농협그룹 내에서 협업과 상호 레버리지를 추진하고 상생과 협동의 가치를 실현하겠다" 등 범농협 차원의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낸 문구들이 보였다.

그는 "창립 55주년, 농협금융지주 편입 10년차가 되는 뜻 깊은 해, 농협금융지주 편입 후 농협중앙회와 농협금융지주의 전폭적인 지원과 지지가 있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실적으로 증명한 커리어, 지주 캐시카우 입지 '굳건'

농협금융그룹 전체 전체적으로 농협중앙회의 지배력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태다. 비록 지난 2012년 농협금융지주는 신경분리(신용사업과 경제사업의 분리)를 통해 농협중앙회로부터 독립을 하긴 했지만, 여전히 지분 100%를 보유한 농협중앙회의 지배를 받는 구조다. 농협금융지주가 지분 57.54%로 지배하는 NH증권 역시 농협중앙회의 입김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는 상황이다.

금융당국이 지난 5월 정기검사 칼을 빼들며 지배구조를 살펴보기도 했지만, 농협중앙회⟶농협금융지주⟶농협금융 계열사로 이어지는 지배력은 바뀌지 않은 듯 하다. 농협중앙회가 지난 5월 제시한 내부통제·관리책임 강화 방안이 그 예시다. 향후 중대 금융사고가 발생한 계열사 CEO의 연임을 제한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표면적으론 지배구조를 들여다보려는 금융당국의 정기검사에 대비해 내부통제를 재정비한 조치다. 올초 발생한 농협은행의 배임사고에 대한 재발방지 목적도 담았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보면 향후 계열사 CEO 연임 여부에 영향력을 확대하겠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이석준 농협은행장뿐 아니라 지주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이석용 회장에 대한 책임론도 꺼내들 수 있는 대목이다.

이런 가운데 윤 대표는 그룹 내 '캐시카우'로서 입지를 굳건히 했다. 올 상반기 NH투자증권은 영업이익과 순이익 각각 15% 가량 확대하는데 성공했다. 농협금융지주 비은행 부문 순이익 기여도 39%에 달한다. 꾸준히 실적 개선에 성공하며 사실상 농협은행 다음으로 가장 영향력이 큰 계열사로 자리매김한 셈이다.

농협금융 한 관계자는 "최근 호실적을 내고 있는 NH증권에 대한 농협중앙회의 신뢰도가 두터워지고 있다"며 "캐시카우 역할을 하는 자회사를 좋게 평가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대표는 농협금융의 ESG 추진 과제에도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해내고 있다. 농협금융은 올초 E(환경)-First 중심의 '실질적 ESG' 추진을 핵심과제로 선정했는데 농협은행과 NH증권이 가장 적극적으로 활약하고 있다. NH증권은 업계 처음으로 탄소배출권 비즈니스에 선제적으로 뛰어들면서 탄소감축 사업, 탄소배출권 중개거래 시스템 개발 등에 앞장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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