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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카드 홀로서기 중간점검]비은행 실적 부진에…힘 못 받는 자체카드 사업우리금융 최대 관심사는 증권·보험 인수…기여도 낮은 카드사업 주목도 떨어져

김보겸 기자공개 2024-08-22 12:31:15

[편집자주]

우리카드가 BC카드로부터 결제망 독립 1주년을 맞았다. 2013년 전업 카드사로 출범한 후 10년 동안 BC카드의 결제망을 써오다 지난해부터 홀로서기에 속도를 냈다. 숙원사업이었던 독자가맹점을 구축했고 결제망을 활성화하기 위해 자체카드도 발급했다. 매년 1000억원대 수수료를 BC카드에 내 온 만큼 자체 결제망 구축이 장기 성장을 위해 필수라는 판단에서다. 탈BC 1년차를 맞은 우리카드의 성과와 과제를 살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20일 07: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카드 자체사업이 속도를 내지 못하는 건 금융지주 내부 사정과도 관련이 있다. 비은행 계열사의 기여도가 높은 타 금융지주에 비해 우리카드 실적은 상대적으로 부진하다. 그 만큼 우리카드의 자체카드 사업은 지주 차원에서 주목도가 떨어진다.

여기에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당부도 한몫 했다는 평가다. 민원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방침이 자리잡으면서 공격적인 영업을 꺼리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결국 우리카드 내부에서도 자체 가맹점 구축 위주로 몸집을 늘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자체카드 개발에는 힘을 싣지 못하는 모습이다.

◇우리금융 비은행 기여도 11%…타 지주사 대비 낮아

우리카드의 자체카드 사업은 우리금융지주 차원에서 보면 관심도가 낮다는 평가다. 실제 우리금융지주는 숙원 과제였던 증권사를 품고 보험사 인수도 노리고 있다. 그간 5대 금융지주 중에서 유일하게 증권사와 보험사가 없는 반쪽짜리 지주로 지내 온 만큼 금융그룹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는 것이 그룹 최대 과제이다.


우리금융이 증권과 보험 인수에 집중하는 건 비은행 계열사 실적이 부진하다는 판단에서다. 우리카드의 상반기 순이익은 838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우리금융그룹 전체(1조7554억원) 순이익의 4.7% 수준이다. 우리금융캐피탈과 우리종합금융 등 비은행 계열사를 합해도 11%에 그친다.

이는 타 금융지주 대비 미흡한 수준이다. KB금융지주는 올 상반기 지주 전체 순이익의 49%를 비은행 계열사가 견인했다. 신한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 역시 비은행 부문 기여도가 각각 31%, 20%에 달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비은행 부문 실적이 부진한 만큼 우리금융지주는 증권과 보험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라며 "최대 관심사가 그쪽이다 보니 우리카드의 자체카드 사업에는 상대적으로 집중도가 떨어진 측면이 있다"고 짚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우리카드가 자체카드 사업에 의욕적으로 뛰어들 유인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강조한 '민원 제로' 특명이 자체카드 사업을 추진하는 데 부담이 됐다는 후문이다. 임 회장은 우리금융지주 합류 후 소비자 민원이 지주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것을 강조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그룹 내부 관계자는 "민원에 귀를 기울이라는 요구는 역대 모든 회장과 경영진이 강조해 왔다"며 "민원이 많다가 오히려 줄어드는 건 영업 측면에서 보면 반작용으로 볼 수도 있다"고 귀띔했다. 실제 올 상반기 우리카드 민원은 100개로 카드사 중 가장 적었다. 2021년 상반기 175개, 2022년 178개였던 우리카드 민원 접수 건수는 임 회장이 취임한 2023년 3월 이후 급감했다.

결국 민원 최소화라는 분위기 속에서 우리카드가 자체카드 사업에도 드라이브를 걸기 힘들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새로운 자체카드 상품이 출시되면 신규 상품의 혜택이나 조건, 수수료 등 세부사항을 소비자가 이해하지 못할 수 있고 민원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은행-비은행 시너지 부족…트래블카드 경쟁 한발 늦어

은행과의 협업이 아쉽다는 점도 자체카드 사업 부진 이유로 꼽힌다. 우리금융지주는 은행과 비은행 계열사의 시너지가 부족하다는 점이 제기돼 왔다. 이는 올해 초 본격화된 트래블카드 경쟁에서 단적으로 드러났다. 해외결제 특화카드인 트래블카드 시장의 포문은 지난 2022년 하나금융지주가 열었다. 하나은행과 하나카드가 협업해 '트래블로그 체크카드'를 출시하면서다.

이후 코로나19 팬데믹이 종식되며 트래블카드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지난 2월 신한은행이 신한카드와 손 잡고 'SOL트래블 체크카드'를 선보였고 출시 5개월만에 100만장을 돌파했다. KB국민카드도 뒤늦게 은행과 손잡고 '트래블러스 체크카드'를 내고 신한카드는 '신한SOL트래블 신용카드'마저 출시하는 동안 우리카드는 지난 6월 뒤늦게 '위비트래블 체크카드'를 출시했다. 금융지주 계열 전업 카드사로서는 가장 늦게 뛰어든 것이다.

우리카드 자체카드 사업의 외형 성장도 한계에 달한 모습이다. 지금까지 우리카드는 자체 가맹점 확보에 속도를 내 왔다. 지난해 4월 100만곳을 돌파한 뒤 올 8월에는 190만군데를 넘으면서다. 자체 결제망 구축에도 불구하고 기존 BC카드 결제망을 이용한 우리카드를 쓰던 고객들은 줄어든 혜택에 불만을 쏟아내며 이탈하고 있다. 자체 가맹점은 늘었을지라도 우리카드 자체카드 상품이 매력적이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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