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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자 재개' 새마을금고에 대한 아쉬움 [thebell desk]

임효정 M&A부 차장공개 2024-08-28 08:03:41

이 기사는 2024년 08월 27일 07: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MG새마을금고가 약 1년 반 만에 출자 사업을 재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들에게 단연 최대 관심사다. 그동안 새마을금고가 주요 딜의 앵커 출자자로 참여하며 PEF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은 경험을 직접 목격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출자 재개에는 중요한 변화가 있다. 앵커 출자자로서의 역할을 포기했을 뿐만 아니라 하나의 펀드에 50% 이상 출자하지 않기로 했다. 새마을금고가 비리 사태 이후 리스크 관리에 더욱 엄격해진 모습을 반영한다. 비리 사태의 재발을 방지하려는 의도는 십분 이해되지만 이번 결정으로 과거의 성공적인 출자 사업이 제한되는 점은 아쉬움이 남는다.

새마을금고는 적극적인 출자 사업을 통해 신생 PE들의 성장을 도왔다. 앵커 출자자로서 자금조달의 안정성을 제공했을 뿐만 아니라 빠른 의사결정으로 투자사들이 초기 자금을 확보하는 데 큰 기여를 했다. 자금력이 부족한 신생 운용사들은 새마을금고의 출자를 발판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이는 자연스레 금융 생태계 전체의 다양성과 역동성을 촉진하는 데 일조했다. 새마을금고의 출자 결정이 시장의 신뢰를 얻으며 긍정적인 선순환을 이끌어낸 셈이다.

다만 이번 출자 사업의 재개와 함께 두 가지 제약이 생기면서 과거와 같은 빠른 의사결정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우선 앵커 출자자로서의 역할을 포기한 것은 초기 자금 확보가 중요한 신생 투자사들에게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다. 또한 하나의 펀드에 50% 이상 출자하지 않겠다는 방침 역시 투자사들에게 어려움으로 작용할 수 있다. 새마을금고는 그동안 최대 출자자로서 빠른 의사결정을 통해 딜 클로징을 이끌어왔는데 출자 비중의 제약이 이러한 속도를 늦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물론 비리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최근 서점가에서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한 불변의 법칙의 저자 모건 하우절도 '당신이 모든 시나리오를 남김없이 고려했다고 생각한 후에 남는 것이 리스크'라고 언급했다. 이러한 점에서 새마을금고가 아주 사소한 부분까지 고려해 방침을 세운 것은 이해할 수 있다.

그렇지만 비리 사태와 본질적인 문제와는 거리가 있는 출자사업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비리 문제는 재발 방지 대책과 건전한 경영 시스템 구축으로 해결해야지 기우(杞憂)로 자금흐름을 막는 것은 올바른 솔루션이 아니라는 의미다.

새마을금고의 출자 사업은 단순한 수익 창출을 넘어 국내 투자 생태계의 다양성과 역동성을 유지하며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결국 중요한 것은 균형이다. 하지만 오랜 명언처럼 균형은 찾는 것이 아니고 만드는 것이다. 새마을금고가 과거의 잘못에서 교훈을 얻어 리스크 관리를 철저히 하되 출자 사업이 시장에 미친 긍정적 영향을 지속할 수 있는 유연한 방안을 모색하길 기대하는 이유다. 균형 잡힌 접근만이 지속 가능한 성공을 담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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