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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 밸류업 포텐셜]서희건설, 차곡차곡 쌓는 '자사주·투자자산' 변수13%대 주식 보유, 활용 계획 없어 주가 영향 미미…테슬라·엔비디아 포함 800억 주식 눈길

신상윤 기자공개 2024-08-29 07:49:54

[편집자주]

정부가 증시 부양을 위해 기업들의 밸류업 프로그램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상장사가 많지 않은 건설업계도 가이드라인에 발맞춰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전략 마련에 고심 중이다. 다만 아직까지 밸류업 프로그램 참여를 선언한 건설사는 없는 실정이다. 더벨은 국내 상장 건설사의 사업구조, 재무구조, 지배구조 등 다양한 측면에서 잠재된 밸류업 가능성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28일 07: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서희건설은 올해 9월이면 건설업으로 사업을 바꾼 지 만 30년을 맞는다. 운송업을 모태로 해오다 포스코 포항과 광양 사업장에서 나오는 토건사업을 기반으로 건설사로 전환했다. 포스코 출신 이봉관 회장의 사업 수완을 바탕으로 지역주택사업 시장을 공략해 시공능력평가 순위 20위의 중견 건설사로 성장했다.

다만 주식 시장에서 서희건설은 다소 소외된 종목이다. 이 회장 등 오너일가가 보유한 주식이 전체의 60%에 달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자기주식을 포함하면 서희건설 유통 주식은 30%에도 못 미친다. 주주들로선 변동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서희건설 주가 향방이 자기주식 활용법에 달렸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주가 방어용이란 해석도 있지만 규모가 적지 않은 만큼 활용안을 두곤 고민도 많을 수밖에 없다. 소각이나 배당 등에 활용하는 방안도 거론되지만 구체적으로 드러나진 않은 상황이다. 아울러 서희건설이 운용하는 투자자산들도 향후 주가 변화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2년째 자기주식 취득 행보, 주가 영향력 '글쎄'

서희건설은 이달 18일 삼성증권과 자기주식 취득을 위한 신탁 계약을 체결했다. 내년 2월까지 장내에서 서희건설 주식을 매입하는 내용이 골자다. 주주가치 제고와 주가 안정 등을 위함이다. 신탁 계약 규모는 100억원이다.

서희건설은 지난해 100억원씩 세 차례에 걸쳐 자기주식을 신탁 방식으로 취득했다. 이를 고려하면 최근 2년 사이 네 차례에 걸쳐 자기주식 취득에만 400억원을 투입했다. 서희건설이 상법상 자기주식 취득에 쓸 수 있는 한도는 약 6000억원이다. 400억원이 많진 않지만 단기에 자금을 집행한 만큼 배경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주식 시장에서 자기주식 취득은 대표적인 주주환원 정책이다. 전체 주식 수가 줄진 않지만 유통 물량이 적어지는 효과로 이어져 시장에선 긍정적인 신호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희건설의 자기주식 취득 행보가 주가 안정에 기여했는지는 미지수다.

▲최근 3년 서희건설 주가 추이.

지난해 2월 서희건설이 자기주식 취득을 결정했을 때 주가는 1100원대를 기록했다. 이어 최근 1년 사이 주가가 1600원대까지 오른 적도 있었지만 이달 들어 다시 1300~1400원 수준을 머물고 있다. 이번 자기주식 취득 결정 전까지 300억원을 투입했음에도 주가 오름세가 그다지 크지 않은 셈이다.

서희건설이 영위하는 건설업의 전방 경기가 좋지 않다는 사업적 특수성도 있지만 주가 측면에선 기업가치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를 엿볼 수 있는 수치인 주당순자산비율(PBR)도 서희건설의 경우 최근 5개 사업연도 평균 0.49배에 그친다. 지난해 말 기준으론 0.32배다.


◇자기주식 13%대, 소각 계획은 '아직'…유통 물량 적어 변수

서희건설이 자기주식 취득에만 400억원을 투입했지만 시장의 반응이 미지근한 까닭은 무엇일까. 자기주식 활용 계획이 아직 뚜렷하지 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서희건설이 보유한 자기주식은 3156만8014주(13.7%)다. 올해 하반기 100억원 규모 주식을 취득할 예정인 만큼 보유량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다만 자기주식의 주주환원 효과는 소각할 때 완전히 발생한다. 주식 소각은 유통량을 줄일 뿐 아니라 자본총계도 줄여 주당순이익(EPS)이나 자기자본수익률(ROE) 등 개선 효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서희건설은 아직 구체적인 주식 소각 계획은 세우진 않고 있다.

이 회장 등 오너일가 보유 주식이 60%에 달하는 점도 변수다. 자기주식을 전량 소각할 경우 오너일가 지배력이 70%대까지 오르는데 이 경우 적은 거래량으로도 주가 전체가 움직일 수 있다. 주가 변동성이 크다는 점은 펀더멘탈 측면에선 긍정적이진 않다.

서희건설 관계자는 "자기주식 취득 결정은 주주가치 제고 등을 위한 것"이라며 "소각 계획이나 자기주식 활용 방안을 결정된 부분이 없다"고 말했다.

◇유동성 활용 국내외 주식 투자, 승계 맞물려 신사업 진출 활용되나

서희건설은 지역주택사업을 중심으로 안정적인 경영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액 7723억원, 영업이익 112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17%, 영업이익은 27% 증가하며 외형 성장을 이어갔다. 2024년도 시공능력평가순위 20위를 기록하며 중견 건설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올해 상반기 말 보유 현금 및 현금성자산도 2000억원에 달한다. 시장에선 서희건설의 보유 자산 운용 능력도 눈여겨보는 중이다. 서희건설은 여유자금을 국내외 상장 기업에 투자해 차익을 실현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말 838억원이 넘는 자산이 국내외 기업에 투자돼 있다.

2022년 말 372억원에 달했던 투자자산은 지난해 말 621억원까지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200억원이 넘는 주식을 사들인 셈이다. 서희건설이 보유한 투자자산으로는 삼성전자 같은 국내 기업부터 테슬라나 엔비디아, ETF 등이 포함돼 있다. 올해 상반기 평가수익만 56억원에 달한다. 중소형 자산운용사와 비교해도 뛰어난 수익성을 자랑한다.


투자 자산이 서희건설 펀더멘탈과는 무관하지만 향후 현금화를 통해 신규 사업 진출 등에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 일각에선 자기주식과 연계한 신규 사업 등에 필요한 현금화에 사용될 가능성도 제기한다. 특히 이 회장의 세 딸이 모두 경영 수업을 받고 있다는 점도 신규 사업 및 지배구조 변화가 예상되는 이유다.

실제로 최근에는 첫째 딸이 최대주주로 있는 애플이엔씨가 서희건설 지배력을 키우고 있다. 지난해 말 9.8%였던 애플이엔씨 지분율은 최근 11.9%까지 증가했다. 여기에 애플이엔씨는 서희건설이 지난해 의약품 도소매업을 위해 설립한 '미래팜' 지분을 올해 상반기 40% 취득하면서 신규 사업에 협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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