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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성장 전략 대전환 선포 1년]비핵심 자산 매각 선회, 전환점 마련 방향성 '유효'③'선택과 집중' 통한 유동성 확보 추진, 위기설 이후 재무 개선 속도

정유현 기자공개 2025-01-15 09:26:41

[편집자주]

2024년 1월 말, 신동빈 롯데 회장은 일본 요미우리 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성장 전략의 대전환을 선언했다. CEO의 메시지는 기업의 생존과 도약에 있어 결정적이다. 신 회장의 발언 이후 그룹 내부에 긴장감이 돌았고 작년 말 불거진 '유동성 위기설'은 전략 실행에 불을 붙였다. 더벨은 신 회장의 메시지 이후 숨 가빴던 롯데그룹의 1년간의 행보를 분석하고 향후 전략 방향성을 가늠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09일 08: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그룹은 신동빈 회장 복귀한 2018년 이후부터 '뉴 롯데' 체질 개선에 속도를 냈다. 글로벌 금리 상승 등 대외 변수의 등장과 그룹의 주력 사업인 유통 부문에서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새로운 기회를 발굴하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였다.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지주사의 재무 건전성이 악화된 것도 변화를 부추기는 요소였다.

신 회장이 경계한 것은 '혁신자의 딜레마(Innovator’s Dilemma)'다. 성공한 기업이 시장에서 안정적인 성과를 내는 동안 새로운 기술이나 트렌드에 적응하지 못하고 시장 주도권을 상실하는 상황을 의미하는 말이다. 딜레마에 빠지지 않기 위해 사업 경쟁력 확보에 나서면서 지배구조 개선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이때 활용할 카드로 호텔롯데 IPO를 준비했지만 계획대로 진행되지는 않았다.

신 회장은 비핵심자산 매각을 통한 유동성을 확보하는 전략으로 선회했고 일부 성과도 얻었다. 신 회장이 작년 1월 일본 요미우리 신문 인터뷰에서 강조한 '선택과 집중' 전략은 갑작스러운 변화가 아닌 기존 경영 전략에 대한 확신과 구체화의 연장선이었다. 최근 주요 자산 매각 작업이 활발히 진행되는 점을 보면, 전략의 방향성은 여전히 유효하다. 그룹이 새롭게 도약할 전환점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2018년 신동빈 회장 복귀 후 효율성 높이기 작업 실시

롯데그룹은 2017년 지주사 체제 전환 후 신동빈 회장이 경영에 복귀한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복잡한 지배구조와 비핵심 작업 정리하면서 그룹의 효율성을 높이는데 주력했다. 오너 리스크와 계열사 신용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2019년 롯데그룹은 분주한 행보를 보였다.

이중 가장 공을 들인 것은 비핵심 자산 매각이다. 롯데지주가 출범하면서 금융 계열사를 정리하는 숙제를 받았다.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 매각은 지주사의 금융사 지분 보유 금지 규정을 준수하기 위한 필수 조치였지만 금융사업 철수를 통해 본업과 신사업에 집중할 수 있는 구조를 짜는 계기가 됐다.

2019년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 매각을 통해 약 1조7550억원 규모의 유동성 확보에 성공했다. 2018년 10월 롯데지주는 호텔롯데와 롯데물산이 보유한 롯데케미칼 지분 23.24%를 매입해 계열사로 편입시켰다. 이 과정에서 자금 확보를 위해 금융권에 차입을 일으켰는데 당시 매각 자금이 차입금 상환에 활용됐을 것에 무게가 실렸다.

매각 자금은 단순히 재무 구조 개선에만 쓰지않고 신성장 사업 투자와 미래 경쟁력 확보라는 비전을 달성하기 위한 핵심 수단으로 활용됐다. 이후에도 비핵심 자산 떼어내기 작업은 추가됐다. 2020년 롯데알미늄은 보일러 사업을 매각한 후 보일러 관련 자산을 전액 손상 처리를 했다. 손해를 봐도 정리를 하는 게 장기적으로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란 판단이 깔렸던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도 롯데GRS가 운영해온 패밀리 레스토랑인 TGIF도 엠에프지코리아에 2021년 팔았다. 2023년에는 일본 롯데리아 지분 100%를 현지 외식업체에 매각하는 등 사업포트폴리오 효율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유동성 위기설 후 급물살 탄 '선택과 집중' 전략

비핵심자산 매각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하고 투자에 나섰던 롯데그룹은 미래 성장의 방향을 잡았다. 이에 따라 2023년 상반기 4대 신성장 동력 키워드를 발표했다. △헬스앤웰니스 △모빌리티 △지속가능성 △뉴라이프 플랫폼 등 4가지 사업을 주축으로 추진한다고 선포했다. 인수합병을 통해 시장 지배력 확대와 사업 포트폴리오 재구성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을 공개했다.

신 회장의 1년 전 외신 인터뷰 발언은 미래 준비를 위해 그동안 추진해온 '선택과 집중' 전략을 더 고도화시키겠다는 신호를 보낸 것이다. 비핵심 자산의 분류 커버리지를 확대하고 더 적극적으로 사업을 정리하겠다는 의지인 셈이다. 인터뷰에서 언급되지 않았던 유통, 식품, 호텔 등의 사업 향방에 관심이 쏠렸다.

인터뷰 후 예상보다 롯데그룹의 구조조정 작업이 본격화되는 분위기는 아니었지만 긴장감은 유지됐다. 잠정 매물이었던 코리아세븐의 ATM 사업부 매각 정도가 거론됐고 유통 분야에서는 점표 효율화와 리뉴얼 작업 등을 추진하는 정도만 수면 위에 드러났다.

하지만 지난해 연말 예상치 못하게 재무 건전성 위기가 불거지면서 롯데그룹의 발걸음이 빨라졌다. 그룹 전체 유동성 리스크가 제기되자 과거 제안을 받았던 롯데렌탈 매각건이 급물살을 탔다. 최근에는 사실상 돈이 안되는 롯데헬스케어 법인도 청산했다.

실적 개선이 우선인 호텔롯데의 IPO 카드를 쓸 수 없기 때문에 중장기 전략에 부합하지 않는 사업을 정리해 유동성을 확보하고 재무를 개선하는 작업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그룹의 최근 발 빠른 행보는 시장 신뢰를 회복하고 재무 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으로 보인다"며 "전략적 사업 우선순위 조정을 통해 선택과 집중 전략의 유효성을 강조하려는 의도로도 해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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