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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ard Keyword]셀트리온, 가장 많이 주목한 열쇳말 '자기주식'152개 의안 중 '15회' 등장…'취득·소각' 연관단어, 주가부양 노력 투영

박동우 기자공개 2024-09-30 08:15:36

[편집자주]

이사회 의안에는 인사부터 재무, 투자, 사회공헌, 내부통제 등 기업 경영을 둘러싼 다양한 주제가 반영돼 있다. 안건 명칭에 담긴 키워드를 살피면 기업이 지향하는 가치와 경영진의 관심사, 사업 방향성이 드러난다. THE CFO는 텍스트마이닝(text mining) 기법을 활용해 주요 기업 이사회에 상정된 안건 명칭 속 단어 빈도를 분석하고 핵심 키워드와 기업의 관계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9월 24일 16:03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바이오 의약품 연구·개발(R&D)에 매진하는 셀트리온은 국내 증시를 주도하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시가총액이 44조원으로 유가증권시장(코스피) 6위 규모다. 주식시장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기까지 기술력 외에도 경영진의 주주가치 제고 노력이 한몫 했다.

셀트리온 이사회가 가장 많이 주목한 열쇳말이 '자기주식'이다. 2021년 이래 3년 6개월 동안 처리한 152개 의안 중 '15회'나 등장하는 키워드다. 자사주를 사들이고 소각하면서 주가 부양에 힘을 쏟았다.

◇3년간 자사주 매입에 1조3600억 자금집행

셀트리온 이사회는 2021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의안 152건을 검토했다. 사안을 청취하고 의견을 개진하는데 국한하는 보고사항이 30건으로 집계됐고 이사진 심의를 거쳐 표결까지 해야 하는 승인사항이 122건을 기록했다. 회의는 2021년 10회, 2022년 12회 열렸는데 지난해에는 셀트리온헬스케어 합병 추진과 맞물려 이사회를 17차례 개최했다. 올 1~6월에는 6회에 걸쳐 회의를 소집했다.

이사회 안건 명칭을 단어로 나눠 분류한 결과 가장 빈번하게 등장한 키워드는 '자기주식'으로 총 15회 관찰됐다. 취득을 승인하는 안건이 13건으로 집계됐고 소각을 결정하는 의안이 2건으로 나타났다. 2022년에는 3건을 처리하는데 그쳤으나 지난해 8개 의안으로 상정 건수가 급격히 늘었다.


자기주식을 둘러싼 사안을 이사회에서 처리한 건 주주가치를 끌어올리는 취지와 맞물렸다. 셀트리온은 반기·사업보고서를 통해 현금·주식배당 외에 "예상되는 투자 필요자금 및 유동성 상황 등을 고려해 자사주 매입·소각 등의 주주환원정책도 함께 시행하고 있다"고 공표했다. 2011~2013년에도 공매도로 인한 주가 하락을 상쇄하고 안정을 도모하는 차원에서 1300억원가량 투입해 자기주식을 사들인 전례가 있다.

2022년과 지난해에 걸쳐 셀트리온은 자사주 729만8571주를 매입하는데 1조1393억원을 집행했다. 올 상반기에도 세 차례에 걸쳐 2250억원어치 물량(127만2676주)을 사들이는 결정을 내렸는데 같은 기간 100만9559주를 확보하고 342만9737주를 소각했다. 2021년 말 132만3130주로 전체 발행주식의 0.95%에 그쳤던 자기주식 규모는 올 6월 말 1066만2999주(4.91%)까지 8배 넘게 많아졌다.


◇임직원 보상수단 '주식매수선택권' 13회 집계

3년 6개월 가운데 작년에 특히 자기주식 취득이 두드러졌던 배경은 셀트리온헬스케어와 합병을 추진한 상황과 맞닿아 있다. 당시 통합을 반대하는 주주들에게는 주식매수청구권이 부여됐다. 보유 주식을 주당 15만813원에 회사로 팔 수 있는 내용이 골자였다. 자연스레 권리 행사 규모를 최대한 줄이는 과제가 합병 성사의 관건으로 떠올랐다.

셀트리온 경영진은 기준 가격 이상으로 주가를 향상하면 주주들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여지가 줄어들 것으로 판단했다. 2022년 2533억원의 3배를 웃도는 8860억원을 자기주식 취득에 쓴 배경이다. 특히 2023년 10월에는 3599억원 규모 자사주 소각까지 결정하면서 확고한 주가 상승을 노렸다.

자사주 취득·소각을 토대로 주가를 부양하는 노력은 결실을 맺었다. 합병안을 결의했던 8월 당시 주가는 15만원대에 머물렀지만 연말 들어 20만원 수준으로 상승한 대목이 방증한다. 주식매수청구권 한도를 1조원으로 설정했지만 주주들이 실제 행사한 셀트리온 주식 규모는 4만1972주(63억원)에 그치며 통합을 순조롭게 마무리하는 촉매로 작용했다.


자기주식의 뒤를 이어 많이 거론된 단어가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인 점도 눈길을 끈다. 전체 13회 집계된 스톡옵션은 회사 구성원들을 겨냥해 사기 진작과 보상을 염두에 두고 미리 설정한 가격에 주식을 사들이도록 보장하는데 방점을 찍었다. 셀트리온은 올 3월에 임직원 86명을 대상으로 89만4068주 규모의 스톡옵션을 부여했다. 2027년부터 2034년까지 주당 18만6400원에 매수할 권리를 행사하도록 설계했다.

다만 이사회에 상정된 안건은 모두 주식매수선택권 부여 취소를 승인하는 내용으로 이뤄졌다. 이에 대해 셀트리온 관계자는 "주로 임직원 퇴직 등을 계기로 주식매수선택권 부여 취소를 심의해 의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2월에 이사회가 주식매수선택권 부여 취소를 승인한 건의 경우 스톡옵션 유형을 개편하면서 비롯됐다. 당시 신주발행형 스톡옵션을 자기주식 교부와 차액보상형으로 이원화했다. 차액보상형은 스톡옵션 행사 시점에 집계된 차익을 회사가 현금으로 지급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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