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티켓 파워]에이콤 <영웅>, 창작 뮤지컬 저력 입증...티켓 판매량 3위[뮤지컬] KOPIS 기준 티켓 판매량 13만9633장, 객석 점유율 49.8% 추정
이지혜 기자공개 2024-09-26 08:19:15
[편집자주]
공연예술산업은 베일에 가려져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수익도, 티켓 판매량도 드러나지 않는다. 정보는 알음알음 한정된 인맥 사이에서만 돌고 정보의 신뢰도나 객관성을 담보할 수도 없다. 정부가 나서서 공연예술통합전산망을 만들고 법을 개정했지만 시장에 만연한 정보 비대칭성을 해소하기까지 갈 길이 멀다. 그러나 정보의 투명성과 비대칭성 개선은 투자자의 저변을 확대해 산업 성장의 토대를 다지기 위한 제반 조건이다. 이에 더벨은 파편처럼 흩어진 공연예술산업의 데이터를 퍼즐처럼 맞춰 공연의 실제 티켓 파워를 가늠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9월 24일 17: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뮤지컬 <영웅>이 한국 창작 뮤지컬의 저력을 입증했다. 2009년 초연 이후 총 10번째 시즌을 거듭하며 관객과 만났지만 인기는 변치 않았다. 공연예술통합전산망(KOPIS)에 따르면 올 들어 세 번째로 많은 관객을 확보한 작품에 등극했다.오랜 세월이 흘렀어도 <영웅>이 흥행할 수 있었던 건 작품의 깊이는 유지하되 관객의 취향에 맞춰 끊임없이 변주한 덕분이다. 에이콤은 <영웅>을 통해 안중근 의사의 생애를 다루면서도 인간 안중근의 고뇌와 두려움, 용기를 섬세하게 그려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이번 15주년 공연에서 에이콤은 안중근의 '동양평화론' 사상을 더욱 부각시켰다. 윤호진 예술감독은 "안중근 의사의 위대함이 아니라 안중근의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주려 했다"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안중근 의사의 하얼빈 의거 115주년을 기념하는 이번 공연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5월 29일 개막해 8월 11일까지 이어졌다. 의미가 깊은 만큼 이번 15주년 기념 공연에는 역대 최대 규모인 62명의 배우와 22명의 오케스트라가 참여했다.
에이콤은 캐스팅에도 공을 들였다. '안중근' 역에 정성화, 양준모, 민우혁 배우를 캐스팅했다. 특히 정성화 배우는 2009년 초연부터 참여해 총 10번의 시즌 중 8번의 시즌을 함께했다.
'이토 히로부미' 역은 김도형, 서영주, 이정열, 최민철 배우가 맡았고 '설희; 역으로 유리아, 정재은, 솔지 배우가 분했다. 눈에 띄는 점은 중국인 배우 왕시명과 일본인 배우 노지마 나오토의 참여다. 이들은 각각 가상 인물 '왕웨이'와 실존 인물 '치바 도시치' 역을 맡아 작품의 동양평화 메시지에 힘을 실었다.
공연예술통합전산망(KOPIS) 자료에 따르면 <영웅>의 객석 점유율은 49.8%로 집계됐다. 3022석 규모의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97회 공연 동안 약 13만9633장의 티켓이 판매된 것을 기준으로 계산한 수치다.
에이콤은 <영웅>의 실제 성과가 KOPIS 수치보다 좋았다고 밝혔다. 에이콤은 <영웅>의 유료 객석점유율이 51%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이를 기준으로 역산한 티켓 판매량은 약 15만장 정도다. KOPIS의 티켓 판매량과 약 1만장 정도 차이가 난다.
티켓 가격은 VIP석 16만원, R석 14만원, S석 10만원, A석 8만원, B석 6만원으로 책정됐다. 이는 올 상반기 주요 대극장 뮤지컬 공연의 평균 수준에 부합한다.
KOPIS에서 집계된 전체 뮤지컬 평균 티켓 가격인 5만8500원 기준으로 계산했을 때 <영웅>의 티켓 판매 수익은 약 88억원인 것으로 추산된다. 티켓 판매액 상위 10개 작품 평균 티켓 가격인 9만9853원 기준으로는 약 150억원 수준이다.
인터파크 티켓 예매자 분석 결과, 평균과 비교해 <영웅>은 남성 예매자가 비교적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일반적으로 남성 관객은 20%를 기록했지만 <영웅>은 남성 예매자가 26.8%를 기록했다.
예매자의 연령대에서도 다른 작품과 차이를 보였다. <영웅>의 예매자 가운데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 건 40대로 이들은 31.4%를 기록했다. 30대가 27.7%, 20대는 24.8%로 뒤를 이었다. 올 상반기 대극장 뮤지컬 공연에서 20대, 30대 비중이 가장 높았던 점을 고려하면 눈에 띄는 수치다.
한편 <영웅>의 티켓 판매 수익은 계속 더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에이콤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공연을 마친 후에도 수원, 부산, 울산, 안동, 대구 등 지방 투어를 이어간다. 또 이달 21일에는 공연 실황을 담은 영화 <영웅: 라이브 인 시네마>도 극장에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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