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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어프로파일]'최연소 파트너' 타이틀 거머쥔 황유진 태평양 변호사크로스보더 M&A 강자, 2020년 태평양 합류 '국내서 2막 돌입'

임효정 기자공개 2024-10-07 08:13:08

[편집자주]

인수합병(M&A) 시장은 국내 로펌에게 신성장동력이 됐다. IMF 외환위기를 기점으로 송사 업무에 쏠렸던 무게중심 또한 자연스레 M&A 섹터로 이동했다. M&A 법률 자문 경쟁은 한층 치열해졌고 서비스의 질도 향상됐다. 그에 걸맞게 맨파워 또한 풍성해졌다. 더벨은 법률시장의 성장을 이끈 M&A 자문 핵심인력들을 조망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9월 27일 11: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서로 다른 국가와 문화, 복잡한 법률 체계가 얽혀 있는 크로스보더 M&A 거래는 예측할 수 없는 파도와 같다. 그 속에서 배의 키를 잡은 자문사는 안전한 항로를 제시하는 중요한 존재다. 하나의 잘못된 선택이 거래의 좌초를 불러올 수 있기에 변호사의 판단력과 경험은 그 만큼 중요하다.

이 같은 의미에서 황유진 태평양 외국변호사는 크로스보더 M&A에서 거래의 방향을 결정하고 위험을 미리 감지해 의뢰인을 성공적인 결과로 이끄는 항해사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노력은 결실로 돌아왔다. 올해 초 그는 태평양에 합류한지 4년 만에 파트너로 승진했다. 태평양 최연소 파트너 타이틀도 거머쥐었다.

◇성장스토리: 글로벌 경험으로 다져진 M&A 메신저

황 변호사는 어린 시절부터 사람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데서 큰 보람을 느꼈다. 학창 시절 친구들의 고민을 자주 상담해주면서 자연스럽게 조언하는 직업을 꿈꾸게 됐다. “단순한 위로가 아닌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과정에서 변호사라는 직업이 갖는 매력이 컸다"고 말하는 그의 얼굴에서 걸어온 길에 대한 확신과 열정이 느껴졌다.

황유진 태평양 변호사

그는 성장 과정에서 다양한 문화와 언어를 접했다. 외국인 학교를 졸업한 그는 미국 브라운대학교에서 학부 과정을 마치고 펜실베니아 로스쿨에서 법학을 전공했다. 클리포드 챈스(Clifford Chance)에서 변호사 생활을 시작하면서 다양한 업무를 경험한 후 자연스럽게 M&A 분야에 관심을 두게 됐다.

M&A는 송무의 긴장감과 윈윈 전략에 따른 보람까지 뒤따르는 업무라는 점에서 매력이 컸다. 그는 “처음 몇 년간은 부동산이나 소송 업무도 맡았지만 M&A는 이기고 지는 승부의 긴장감과 함께 자문을 통해 고객에게 직접적인 가치를 창출해준다는 점에서 특별한 매력을 느꼈다"고 회고했다.

그가 M&A에 빠지게 된 계기는 그 특유의 복잡성과 다양성에 있다. M&A 딜은 매번 서로 다른 구조와 케이스로 진행되기 때문에 황 변호사에게는 매번 새로운 배움과 도전의 기회였다. 이러한 호기심과 학구열은 그를 끊임없이 성장하게 했다.

황 변호사는 2020년 법무법인 태평양에 합류하며 한국에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한국어가 어색하고 국내 법 체계에 익숙하지 않았던 초기 시절도 겪었다. 그는 동료들의 도움과 지지를 받으며 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다.

황 변호사는 "동료들의 도움 덕분에 짧은 기간 내에 한국 시장에 적응할 수 있었다"며 "이 과정은 저에게 동료애의 중요성과 팀워크의 가치를 깨닫게 해준 소중한 경험이었다"고 강조했다.


◇자문 철학 및 스타일: 고객의 '진정한' 어드바이저를 꿈꾸다

황 변호사는 입보다 귀에 집중한다. 클라이언트의 말을 최대한 많이 듣는다. 그에게 자문 과정은 단순히 법률적인 조언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 고객의 근본적인 고민을 이해하고 해결책을 함께 모색하는 과정이다.

그는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기 위해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며 고객과의 대화에 집중한다. 고객 스스로도 명확하게 인지하지 못한 문제의 본질을 찾기 위한 과정이다. 그는 "어떤 문제든지 함께 고민하며 이야기를 나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접근 방식은 고객과의 깊은 신뢰 관계를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법률 서비스는 단순한 조언이 아니라 고객의 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과정이라고 여기는 그다. 친구 같은 조언자가 되고자 하는 이유다. 이와 같은 자문 스타일은 고객들이 다시 그를 찾게 만드는 선순환을 일으킨다.

'고객의 친구'가 되는 것이 그의 자문 철학이다. 고객과의 인간적 교감을 중시하고 함께 성장하며 성공을 나누겠다는 의미다. 고객의 성공이 곧 자신의 성공이라고 믿는 그다. 이 같은 태도는 고객에게 편안함을 주고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됐다.

◇트랙레코드1: 첫 딜의 보람, 어피니티의 신한금융지주 투자

태평양에서 첫 발을 내디딘 그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자문은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와 신한금융지주 간 5000억원대 규모의 투자건이었다. 2020년 코로나로 경기가 침체된 상황 속에서도 이 거래는 규모 면에서나 시장의 관심 면에서 특별했다.

낯선 환경이 주는 긴장 속에 시작된 첫 프로젝트였던 만큼 많은 배움도 따랐다. 황 변호사는 "한국에 돌아온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서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됐다"며 "익숙하지 않은 부분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그는 어피니티 실무진과 밤샘하며 문제를 하나씩 해결해 나갔다. 타이트한 일정 속에서도 모두가 협력해 빠르게 일정을 소화해낸 기억은 그에게 여전히 생생하다.

특히 그에게 인상 깊었던 부분은 태평양에서의 일하는 방식이었다. 외국 로펌에서 경험했던 것과 달리 한국 변호사들은 상호 긴밀히 협력하며 딜을 진행한다는 점이 신선했다. 동료 변호사와 함께 자료를 만들고 협상을 빠르게 마무리했던 순간은 그에게 새로운 도전이자 큰 성취였다. 이 경험은 그가 이후에도 더 큰 프로젝트들을 자신 있게 수행할 수 있는 기반이 됐다.

◇트랙레코드2: CJ 중국 법인 매각, 복잡함 속 빛난 협상과 성취

지난해 CJ제일제당의 중국 지상쥐 매각은 단순한 거래 이상의 의미를 가진 프로젝트였다. 이 딜은 여러 당사자와의 복잡한 협상이 얽힌 사례였다. 매수인 중에는 PE와 VC, 전략적투자자(SI) 그리고 기존 개인 주주가 포함돼 있었다. 언어 장벽은 협상의 난이도를 더욱 높였다. 매수인과는 영어로, 기존 주주와는 중국어로 협상이 이루어져야 했기 때문이다.

이 거래는 다국적 협상뿐만 아니라 각 당사자의 상이한 요구 사항을 충족시키는 구조적 복잡함까지 더해져 난이도가 높았다. 계약서를 양측 언어로 작성해야 하는 데다 매수인들의 다양한 니즈를 조율하는 과정은 시간과 노력이 많이 요구되는 일이었다. 여러 차례 중국을 오가며 협상을 이어간 끝에 딜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이 딜의 성과는 CJ와의 관계를 더욱 견고하게 만들었다는 점이다. CJ는 이후에도 브라질 셀렉타 매각과 같은 추가 자문을 태평양에 의뢰했다. 이러한 지속적인 협력은 상호 신뢰의 결과였다. CJ와의 긴밀한 협력은 단순한 고객 관계를 넘어선 파트너십으로 자리 잡았다.


◇향후 계획: 지속 가능한 성장과 기술 혁신을 향해

황 변호사는 팀의 역량을 강화하고 후배 변호사들을 양성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팀이 성장하려면 인재 양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후배들이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그들을 지원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태평양은 몇년새 크로스보더 전문가를 영입해 조직을 탄탄히 다졌다. 8개의 해외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는 데다 해외 현지인력을 통해 서울사무소와 협업 체계를 구축하는 시스템을 마련했다. 고객 중심의 '원팀' 철학에 기반해 유기적인 협업 체계로 ‘원스탑 법률서비스’를 제공하겠단 각오다. 파트너로 올라선 황 변호사 역시 태평양의 크로스보더 M&A 역량을 높이는 데 일조할 계획이다.

그는 AI와 같은 첨단 기술을 도입해 법률 서비스의 효율성을 높이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AI를 도입해 보다 효율적이고 정확한 자문을 제공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의미다.

황 변호사는 크로스보더 M&A 분야에서 새로운 길을 개척하며 법무법인 태평양과 함께 성장하고 있다. '길을 찾을 수 없으면 길을 만들라'는 말처럼 그는 고객들과 함께 새로운 길을 만들어 나가며 법률 자문시장에 혁신을 가져올 준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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