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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NEXT]"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위해 대주주 지배력 감시해야"이인형 자본시장연구원 실장 "국내 상장사 지배구조, 대주주에 쏠려있어"

이영호 기자공개 2024-09-30 08:03:24

이 기사는 2024년 09월 27일 16: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주주의 사적이익 추구는 소액주주 희생을 수반할 수밖에 없습니다. 대주주 지배력이 강할수록 대주주가 사적이익을 취할 가능성도 높아지는데, 그간 국내시장에서 대주주 지배력은 점점 커졌습니다. 규제당국이 나서 소수주주 관점에서 대주주의 과도한 그룹 지배구조를 감시해야 합니다."

이인형 자본시장연구원 실장(사진)은 27일 더벨이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개최한 '2024 THE NEXT : Corporate Governance Conference'에서 이같이 지적했다. 이 실장은 기업지배구조와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주제로 발표에 나섰다.

국내 그룹사 다수는 가족 경영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고, 그룹에 대한 실질적인 지배력도 지속적으로 강화됐다. 이 과정에서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발생하고 소수주주는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이인형 자본시장연구원 실장(오른쪽에서 첫번째)이 연사로 나서 발표하고 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국내 상장사 주가가 다른 나라의 피어그룹보다 낮게 책정되는 현상을 뜻한다.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20년간 이어지고 있다. 여전히 국내 상장사 주식은 해외 피어그룹 대비 낮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실제 다른 글로벌 국가들과 비교했을 때 주가수익비율(PER), 주당순자산비율(PBR) 등 주요 지표에서 저평가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실장은 "일각에서는 '가격의 오류'라는 분석도 있지만, 20년 동안 시장에서 가격의 오류가 일어날 가능성은 낮다"며 "국내 주식 가치가 낮은 이유로는 취약한 주주환원 등이 꼽힌다"고 말했다.

국내 상장사 주주환원율은 해외 비교군보다도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된다. 배당금 지급과 자사주 매입 규모는 2021년 기준 45개국 가운데 40위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배당금 지급, 자사주 매입 모두 대표적인 주주친화 수단으로 꼽힌다.

이는 주주환원과 밀접한 지표인 총주주수익률(TSR) 하락으로 직결된다. 지난 10년간 국내 상장사 중 TSR이 무위험 이자율보다도 낮은 비율은 지난해 기준 52%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시가총액 상위 30% 기업에서 TSR 부진이 더욱 두드러졌는데 58%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TSR이 무위험 이자율보다도 낮은 만큼 국내 주식의 투자매력과 주주만족도 역시 낮다는 평가다.

이 실장은 국내 상장사들의 주주친화 행보가 지지부진한 원인으로 국내 상장사 주주 구성과 대리인 문제를 지목했다.

기업 내부지분의 막강한 영향력은 소수주주 이익 대신 오너십 이익을 중심으로 의사결정이 이뤄지게 만드는 요인이다. 내부지분은 대주주와 대주주의 특수관계인, 자사주를 포함한다. 지난해 기준 국내 2400여개 상장사 주주 구성을 살펴보면 평균적으로 내부지분 비중은 42.7%에 달했다.

대주주에게 힘의 균형이 쏠리면서 대리인 문제도 발생하고 있다. 대리인 문제는 대주주와 소수주주 간 잠재적 이해상충을 뜻한다. 예를 들면 대주주가 그룹 내 자회사를 동원한 부당한 내부거래로 사적 이익을 챙길 때 대리인 문제가 발생했다고 볼 수 있다. 대주주의 사적이익 추구는 소수주주 손해를 초래한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 합병 건도 대주주와 소수주주의 이해관계가 상충된 대표적 사례로 거론된다.

이 실장은 "그룹사에 대한 대주주의 과도한 지배력엔 장·단점이 존재하기 때문에 활발한 논의를 통해 투자자 보호를 위한 법적 조치로 이어지길 바란다"며 "언론, 정치권의 관심 속에서 주주권리를 강화하기 위한 밸류업 캠페인 등 여러 정책 시도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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