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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파이낸스 2024]"강력한 내부통제로 50년 이상 지속성장 기반 만든다"[thebell interview]②양승용 우리은행 싱가포르지점장 "당국과 고객 신뢰받는 지점 만들기 최우선"

싱가포르=강용규 기자공개 2024-10-22 12:52:58

[편집자주]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 사업 전략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단순한 본점 지원의 성격에서 벗어나 현지화에 집중하는 단계를 거쳐 IB 부문까지 영토를 확장했다. 신흥시장과 선진시장을 가리지 않고 '기회의 땅'을 찾아나서고 있다. 은행에 치우쳤다는 한계 역시 조금씩 극복해나가고 있다.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 전략이 어떤 식으로 진화하고 있는지 더벨이 우리 금융회사들의 해외 사업을 집중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18일 07: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싱가포르는 법적 처벌이 강력한 나라로 잘 알려져 있다. 이는 금융 분야에서도 마찬가지다. 강력한 권한을 보유한 금융당국 싱가포르 통화청(MAS)이 사소한 잘못도 용납하지 않는다. 금융사의 장기 영업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MAS가 요구하는 리스크 관리 수준을 끊임없이 충족해야 한다.

우리은행 싱가포르지점은 우리은행의 동남아 3대 법인을 지원하고 이를 통해 그룹의 글로벌 경영목표 달성에 기여하는 임무가 막중하다. 양승용 우리은행 싱가포르지점장은 조금의 차질도 빚지 않도록 철저한 리스크 관리가 중요하다며 강력한 내부통제 시스템을 구축해 향후 50년 이상의 운영 기반을 다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우리은행 동남아 법인들과 함께 성장하는 영업전략

양승용 우리은행 싱가포르지점장(사진)은 2023년 12월 인사를 통해 싱가포르지점으로 발령받았다. 4년 전인 2020년까지 이 곳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만큼 그에게 싱가포르는 익숙한 시장이다.

이를 토대로 부임 첫 해부터 지점의 성장세를 안정적으로 지휘하는 중이다. 올 9월 말 기준 우리은행 싱가포르지점의 자산총액은 18억7200만달러로 집계됐다. 전년 말 대비 2.7% 늘었다.

양 지점장은 "변하지 않은 싱가포르 금융환경의 특징은 안전한 금융시스템과 투명한 규제환경"이라며 "이를 기반으로 예측가능한 영업 및 지점 운영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싱가포르지점장 부임 직전에는 우리은행 자산관리사업부에 재직했다. 우수PB 영입과 PB센터 신설 등 도전적인 업무를 수행했으며 시티나 SC 등 글로벌 자산관리 선진 은행과 교류할 기회도 많았다는 설명이다. 양 지점장은 "이런 경험들을 기반으로 싱가포르지점이 더욱 역동적으로 영업하고 글로벌 기준에 보폭을 맞출 수 있도록 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은행 싱가포르지점의 주요 임무 중 하나는 베트남·인도네시아·캄보디아 등 우리은행의 동남아 3대 법인을 후방에서 지원하는 것이다. 우리금융그룹은 2030년 총 순이익의 25%를 글로벌에서 내겠다는 경영목표를 수립하고 있는데 이 3개 법인이 현재 그룹 글로벌 이익의 절반을 담당한다. 이들을 지원하는 싱가포르지점의 역할 또한 막중하다.

양 지점장은 동남아 법인들을 지원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들을 통해 지점의 성장도 함께 추구하는 전략을 구사 중이다. 금융 허브로서 싱가포르가 보유한 달러화 조달의 이점을 극대화해 동남아 법인들의 달러화 수요에 대응하는 한편 지점의 영업에 그들이 보유한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방식이다.

양 지점장은 "동남아 법인들의 현지 화폐 수요는 현지 법인이 대응하고 달러화 수요에는 싱가포르지점이 대응하는 방식으로 충돌을 최소화하고 있다"며 "법인들이 보유한 싱가포르 인접국가의 네트워크를 통해 지역 기반 IB나 우량여신에 접근하는 등 이점도 있어 좋은 시너지 효과가 발생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강력한 내부통제 시스템 구축으로 신뢰 확보"

우리은행 싱가포르지점의 임무 수행을 위해 양 지점장은 앞으로 10년, 더 나아가 50년 이상 지속 성장이 가능하도록 지점의 영업 및 운영의 기반을 만드는 것을 최대 현안으로 언급했다. 동남아시아에서의 영업기반을 다양화하는 전략과 함께 MAS가 요구하는 리스크 관리 수준을 충족할 수 있는 강력한 내부통제 시스템의 구축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MAS는 한국으로 따지면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한국은행의 역할을 모두 수행하는 조직이다. 금융 정책기능과 감독기능, 통화 발행기능까지 보유해 막강한 권한을 보유하고 있다. 양 지점장은 "규제 위반사항이 적발된다면 말 그대로 문 닫고 나가야 한다"며 MAS의 위상을 설명하는 동시에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최근 싱가포르 노동부(MOM)는 현지 진출 해외기업을 대상으로 현지인 고용 쿼터를 강화하는 중이다. 싱가포르에 진출한 국내 금융사들 가운데서도 이 문제로 고민하는 곳이 여럿 있다. 현지인 고용을 늘릴 경우 한국 직원들과 현지 직원들의 융합이 잘 이뤄지지 않아 리스크 관리의 실패로 이어질 가능성을 걱정하는 것이다.

다만 우리은행 싱가포르지점은 걱정이 덜한 편으로 보인다. 지점이 1980년 문을 열어 44년의 긴 역사를 보유하고 있는데 지점 개설 당시부터 재직했던 현지 직원이 앞서 9월 말 퇴사했을 정도로 장기근속 직원이 많고 조직 내 유대 관계도 끈끈하다는 설명이다.

양 지점장은 "오래 근무한 노련한 책임자들과 최근 들어온 직원들과의 신구 조화가 잘 이뤄지고 있다"며 "이를 기반으로 강력한 리스크 관리 및 내부통제 시스템을 구축해 금융당국과 고객에 신뢰받는 지점을 만드는 일에 최우선 순위를 두고자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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