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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산업, 한계 넘는 기업들]두비덥, 웹툰전쟁에서 살아남을 무기는 'IP+아티스트'②클래식 만화 IP, 톱스타 목소리와 노래로 재탄생…아티스트 확보 '만전'

이지혜 기자공개 2024-10-25 08:20:50

[편집자주]

한국의 콘텐츠 산업이 성장의 한계에 직면했다. K-팝과 K-드라마가 전 세계적으로 성공하면서 성장세가 이어질 줄 알았지만 착각이었다. △시장의 포화 △경쟁 심화 △소비자 트렌드 변화 등으로 인해 과거같은 폭발적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하지만 진정한 강자는 위기 속에 드러나는 법. 한계를 뛰어넘고자 도전하는 기업을 조명하고 이들의 혁신적 비즈니스 모델을 심층 분석했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23일 15: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두비덥이 기존 웹툰에 아티스트의 목소리를 입히는 '플레이툰'으로 주목받고 있다. 기존 웹툰의 세로 스크롤 방식은 유지하되 음성과 음향을 더한 콘텐츠로, 성장 한계에 부딪힌 웹툰 산업에서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두비덥은 플레이툰의 성패가 IP(지적재산권)와 아티스트 확보에 달려 있다고 본다. 경쟁력 있는 IP는 플레이툰, 즉 웹툰 본연의 매력을 높이는 핵심 요소다. 여기에 다양하고 질 좋은 성우와 배우, 가수 등 다양한 보이스 아티스트를 확보해야 사용자가 멀티 캐스팅의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두비덥은 IP와 아티스트 쟁탈전에서 어떤 무기를 갖추고 있을까.

◇<아르미안>과 <북해의 별>, 클래식 만화에 생명력 불어넣는 플레이툰

23일 웹툰업계에 따르면 두비덥이 최근 <아르미안의 네 딸들> IP를 확보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북해의 별>도 계약을 검토 중이다. 두 작품은 한국 만화사를 논할 때 빠뜨릴 수 없을 정도로 위상이 높다. ‘클래식은 영원하다’는 말처럼 출간된 지 수십 년이 지난 지금까지 두 작품의 IP경쟁력은 쟁쟁하다.

신일숙 작가의 <아르미안의 네 딸들>은 처음 연재된 지 35년이 지난 2021년, 복간판을 출시하기 위해 진행한 독자 펀딩에서 역대 최고 금액을 기록했다. 온라인서점 알라딘에서 펀딩을 시작한 지 3주 만에 854명의 독자가 참여해 1억2467만원을 모았다. 목표금액 300만원의 41배가 넘는 금액이었다.


김혜린 작가의 <북해의 별>도 2021년 레트로판 출시 당시 목표금액 500만원의 13배가 넘는 6495만원의 펀딩을 달성했다. 1983년 첫 발표 이후 40년 가까이 작품을 향한 사랑이 식지 않은 셈이다.

최신식 웹툰모델인 플레이툰과 클래식 순정만화의 만남. 안성진 두비덥 대표이사는 “‘과거 최고의 작품을 플레이툰으로 재탄생시킨다’는 슬로건 아래 웹툰의 주 이용층인 젊은 세대와 작품을 기억하는 40~60대 팬까지 아울러 플레이툰의 독자로 확보할 것”이라며 “<아르미안의 네 딸들>은 보이스 아티스트로 톱스타를 캐스팅하고 OST도 유명 가수와 제작해 과거의 대작을 극적으로 재탄생하는 순간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유명IP를 확보하기가 쉽지는 않았다. 시장에서 플레이툰이 무엇인지 잘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IP를 확보해야 했던 터라 플레이툰 샘플을 미리 만들어 일일이 웹툰 스튜디오를 방문해 발품을 팔았던 시절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웹툰 스튜디오가 두비덥에 먼저 연락해 협력을 제안하는 일이 더 많아졌다.

수치로도 확인할 수 있다. 현재 두비덥이 서비스하고 있는 플레이툰 작품은 모두 120여 개다. 오픈 예정 작품도 150여 개에 이른다. 이 중 인지도 높은 작품부터 플레이툰으로 제작해 서비스할 계획이다.

◇'아이나무툰' '푸딩툰'으로 플랫폼 다각화, 맞춤형 서비스로 공략


그렇다면 120여 작품이 플랫폼 한 곳에서만 서비스되는 걸까. 두비덥은 플랫폼을 다각화하는 전략을 썼다. 여성 독자를 타깃으로 한 두비덥 자체 개발 플랫폼인 ‘푸딩툰’과 어린이전용 협력 웹툰플랫폼 ‘아이나무툰’ 등에서 플랫폼별 독자의 특성에 맞게 작품을 공급한다.

장점은 뚜렷하다. 플랫폼별로 다른 수익 모델을 적용할 수 있는데다 작품과 아티스트를 플랫폼에 맞춰 제공할 수 있다. 또 사용자 데이터와 피드백을 구체적으로 얻을 수 있어 시장 동향에 빠르게 대응하는 게 가능하다.

두비덥이 직접 개발해 출시한 푸딩툰은 로맨스, 판타지, 시대물 등 여성 독자를 겨냥한 웹툰을 플레이툰으로 제공한다. 특히 사용자 참여형 멀티 캐스팅 시스템을 적극 활용한다. 두비덥은 푸딩툰이 팬덤 문화와 결합해 작품을 향한 애착과 몰입도를 높이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웹툰산업협회 회장사이기도 한 아이나무툰 플랫폼에서는 어린이를 위한 웹툰을 플레이툰으로 제작해 서비스하고 있다. 대표작으로 <카카오프렌즈 과학탐정단>, <그리스 로마 신화>, <맛있는 한자> 시리즈 등이 있다.

두비덥은 교육용 플레이툰의 성과를 인정받아 최근 라온스토리와 총판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 전국 공공도서관에 플레이툰을 공급할 예정이다.

◇성우부터 인기가수까지, 보이스 아티스트 확대 전략은

두비덥은 IP만큼 중요한 요소로 아티스트를 꼽는다. 안 대표는 “최고의 웹툰 원작을 확보하고 여기에 유명 셀럽을 출연시켜 화제성을 키울 것”이라며 “주기적으로 이벤트 작품을 제작하고 서비스해 주목도를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두비덥은 보이스 아티스트를 성우 외에 다양한 직업군으로 빠르게 넓히고 있다. 개그맨 박휘순, 김기열, 김성원, 고장환 등이 두비덥의 보이스 아티스트로 이름을 올렸다. 올 10월 기준 두비덥과 전속계약을 맺은 보이스 아티스트만 200명에 가깝다고 두비덥측은 전했다.

최근에는 국립극단 청년단원을 포함한 배우 30여 명이 보이스 아티스트로 활동하고자 오디션을 거쳐 유입됐다고 한다. 이밖에 엔터테인먼트업계의 선두기업 소속 가수들과 협의도 진전되고 있다.

안 대표는 "두비덥의 플레이툰은 한 번 녹음하면 평생토록 수익으로 돌아오고 아티스트가 사망한 뒤에도 유지되는 저작권 기반 콘텐츠로서 매력이 있다"며 "언제든지 시간 날 때 혼자 제작할 수 있다는 자유로움, 플레이툰이라는 새로운 장르에 대한 흥미 등으로 보이스 아티스트의 네트워크가 계속 넓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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