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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작법인 재무 점검]SK피아이씨글로벌, SKC 주력 배당원에서 리스크 요인으로①22년 대규모 법인세 불구 모회사에 1500억 지급…업황 부진에 과도 배당도 원인

박기수 기자공개 2024-10-31 08:14:41

[편집자주]

생존을 위해 서로 투쟁하는 기업들도 이해관계만 맞으면 손을 잡는다. 치열하게 자리 싸움을 하던 경쟁사들이 손을 잡으면 때로 '1+1=2' 이상의 시너지 효과가 나기도 한다. 지분 투자를 통해 세워진 합작법인의 이야기다. 하나의 법인이지만 주요 주주들은 둘 이상이기에 합작법인의 재무 전략은 통상의 법인과 다른 경우가 많다. THE CFO는 업종별 주요 합작법인들의 경영과 재무의 현주소를 살펴본다. 더불어 합작법인을 움직이는 이사회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21일 13:49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C의 화학 자회사 SK피아이씨글로벌이 석유화학 업황 부진에 몸살을 앓고 있다. 사업 부진 외 재무구조 악화 요인으로는 합작사 전환 이후 과도한 배당이 꼽힌다. SK피아이씨글로벌은 SKC가 5년 전 화학 사업 부문을 물적 분할하면서 탄생한 자회사로 물적 분할과 함께 지분 49%를 쿠웨이트 PIC(Petrochemical Industries Company)에 매각했다.

◇부채비율 300% 육박, 순차입금의존도도 50% 수준으로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피아이씨글로벌의 부채비율은 올해 상반기 말 기준 274.7%까지 상승했다. 작년 말 기준 184.5% 대비 90.2%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전체 자산 대비 순차입금의 비중도 눈에 띄게 상승하고 있다. 작년 말 기준 순차입금의존도는 46.4%로 2022년 말 19.8%보다 26.6%포인트 높아졌다. 작년 말 이후 부채총계가 1488억원 늘어난 것을 고려하면 순차입금의존도는 작년 대비 올해 상반기 말 더 상승했을 여지가 있다.


SK피아이씨글로벌은 PO(프로필렌옥사이드)와 PG(프로필렌글리콜)를 생산하는 화학사다. 분할 전부터 SKC 전사 영업이익의 절반 가량을 화학 사업이 책임질 만큼 SKC의 주력이자 든든한 캐시카우로 자리매김하고 있었다. 분할 후에도 2021년 매출 1조1053억원, 영업이익 3322억원을 기록하며 영업이익률 30.1%를 달성하기도 했다.

다만 이후 업계에 불어닥친 불황을 피해가지 못했다. 2022년까지 영업이익 1179억원을 기록하며 선방했지만 작년 연간 매출이 8170억원으로 감소하고 영업손실 728억원이 발생하는 등 적자 전환했다. 올해는 작년 대비 손실 폭이 줄었지만 상반기 영업손실 201억원을 내며 정상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규모 법인세 예고에도 배당 폭탄

시계를 약 2년 반 전으로 돌린 2022년 초는 SK피아이씨글로벌의 분위기가 '최고조'였다. 2021년 영업이익률 30%를 기록하고 그 열매를 주주들에게 나눠줬다. 문제는 배당으로 인해 잉여현금흐름(FCF)에서 대규모 적자가 나왔다는 점이다. 당해 초 SK피아이씨글로벌은 SKC와 PIC에 총 1500억원의 배당금을 지급했다.

문제는 당해 대규모 법인세가 발생했다는 점이다. 당시 SK피아이씨글로벌이 납부한 법인세는 1070억원으로 2021년 당기순이익(2415억원)의 44% 가량이었다. 대규모 순이익이 났던 2021년 분과 2022년 발생한 수익 일부를 예납하는 과정에서 1000억원이 넘는 법인세를 납부했다.

앞서 언급한 대로 2022년은 2021년처럼 '대박'은 아니었지만 꺾이는 업황 대비 '선방'한 해였다. 당해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1548억원으로 나쁘지 않았다. 다만 현금흐름 관점에서 보면 대규모 법인세(1070억원)와 주주 배당(1500억원)을 포함해 기업활동에 필요한 자본적지출(330억원)까지 지출하고 난 뒤 잉여현금이 도리어 모자란 현상이 일어났다. 당해 기록한 FCF는 -1551억원이다.

이어 작년에는 EBITDA선부터 -338억원을 기록할 정도로 영업 부진에 빠졌다. 다만 작년 초에도 주주 배당으로 400억원을 지급했다. 2022년에도 어쨌든 순이익 865억원을 내는 성과를 거뒀기 때문이다. 작년에는 대규모 법인세 지출 등은 없었지만 CAPEX에 595억원을 지출하는 등의 여파로 FCF로 -1573억원을 기록했다. 2년 누적 FCF만 약 3000억원이 넘어간 셈이다.


'배당' 자체가 문제라고 보기는 힘들다. 만약 화학 사업을 분할하지 않았다면 사업에서 버는 현금은 곧 SKC의 현금이니 분할 후 모회사를 향한 배당은 SKC 입장에서 당연한 것으로 치부할 수도 있다.

다만 법인이 분리되고 각 사의 이해관계가 전보다 갈린 상황에서 배당이 '반드시' 이뤄져야 하는 것으로 정의하기도 어렵다. 대규모 배당이 없었다면 SK피아이씨글로벌이 불황기에 대비할 기초체력과 유동성 상황이 현재 대비 나았을 것이라는 것도 부정할 수 없다.

업계 관계자는 "합작법인의 경우 외부 주주가 개입하고 배당 등으로 수익을 취하는 경우가 많아 미래보다 현재 과실에 중점을 두고 있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작년 순손실을 기록한 SK피아이씨글로벌은 올해 배당을 지급하지 않았다. 영업활동현금흐름도 올해 상반기 429억원으로 일부 개선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SKC 관계자는 "작년 대비 올해 손실 폭이 감소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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