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LB제약은 지금]늘어난 주식물량에도 시총 5배, 그룹 따라 울고 웃는 주가⑤4년동안 발행 주식 수 2배 이상 증가, 변동성 큰 주가 '관리방법'은 부재
이기욱 기자공개 2024-10-24 09:04:45
[편집자주]
옛 메디포럼제약이 HLB제약으로 다시 태어난지 만 4년의 시간이 흘렀다. 지배구조 문제로 경영상 어려움을 겪고 있던 메디포럼제약은 HLB그룹 품에 안긴 후 가파른 성장을 이어왔다. 영업 및 R&D 전략, 지배구조 측면에서 많은 변화를 추진하며 업계 상위권 제약사로의 도약까지 넘본다. HLB제약의 지난 4년간 변화와 미래 성장전략을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23일 07: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LB제약은 HLB그룹 편입 이후 유상증자와 메자닌 발행 등을 통해 주식 물량을 크게 늘려왔다. 그럼에도 주가는 오히려 두 배 이상 상승하며 시가총액이 4년만에 5배 가량 늘어났다.HLB그룹의 계열사라는 점이 주가 상승의 가장 큰 배경으로 작용했다. 글로벌 권리 인수, 신약 FDA 허가 도전 등 그룹 호재가 HLB제약에도 적용됐다.
하지만 악재 역시 마찬가지로 공유하며 주가 흐름 자체는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자사주 매입이나 소각, 배당 등 자체적인 주주환원책을 통한 안정화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인수 첫 해 유상증자 및 CB 발행 확대…내년 추가 보통주 전환 예정
현재 HLB제약의 총 상장 주식 수는 3177만9994주다. HLB그룹 편입 전인 2020년 8월 말 기준 상장 주식 수 1404만2872주 대비 2.26배 늘어난 수치다.
HLB는 옛 메디포럼제약을 인수한 이후 유상증자와 전환사채(CB) 발행을 통해 주식 수를 급격히 늘렸다. 인수 직후인 9월 10일 186억원 규모의 3자 배정 유상증자를 단행하며 신주 415만4511주를 발행했고 10월에도 204만7569주를 추가 발행하며 100억원의 자본을 확충했다.
과거 발행했던 CB의 전환권 행사와 유상증자,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 등을 포함해 2020년말 총 주식 수는 2099만1454주로 늘어났다. 8월말 대비 49.5%나 증가했다.
주식 수 확대는 이후에도 계속됐다. 유상증자는 없었지만 CB 발행을 지속했고 전환권 행사로 물량이 지속 증가했다. 2020년 10월 한 달 동안 3차례나 CB를 발행했다. 당시 발행한 CB의 총 규모는 400억원이다.
2021년과 2022년에도 각각 132억원, 200억원 규모의 CB를 추가 발행했다. 그 결과 2021년 전환권 청구로 주식 수가 510만6728주 증가했고 2022년에도 177만2968주가 늘어났다. 작년에는 전환권 청구 237만6607주와 스톡옵션 6만5000주 등이 추가됐다.
올해 상반기에도 138만2237주가 보통주로 전환됐고 스톡옵션 8만5000주까지 더해져 현 발행 주식 수인 3177만9994주가 됐다. 아직 만기일이 도래하지 않은 CB 200억원을 감안하면 내년 발행 주식 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그룹 이슈 따라 주가 '흔들'…"성장 이후 주주환원책 강구"
두 배 이상 늘어난 주식 물량에도 주가는 오히려 크게 상승했다. HLB그룹으로의 인수 사실이 공식화되기 전인 2020년 8월 31일 기준 옛 메디포럼제약의 종가는 8910원이다. 현재 22일 종가는 2만800원으로 2.3배 상승했다. 같은 기간 시가총액은 1251억원에서 6614억원으로 무려 5.3배 늘어났다.
HLB그룹 편입 효과가 주가 상승의 가장 큰 바탕이 됐다. 우선 그룹 편입 시기인 2020년 9월 한 달 동안에만 주가가 8910원에서 1만7500원으로 96.4% 상승했다.
이후에도 HLB제약의 주요 주가 상승 시기는 HLB와 궤를 같이했다. 1년 후인 2021년 8월 HLB는 나노젠으로부터 코로나19 백신 '나노코박스'의 글로벌 권리를 인수하기 위한 MOU를 체결했고 HLB의 주가는 9월초 6만7000원까지 상승했다. 8월 초 3만7000원 대비 81% 상승한 수치다. 같은 기간 HLB제약의 주가도 8월초 1만6000원에서 9월초 2만9000원으로 81.3% 상승했다.
올해 리보세라닙 이슈 관련 주가 움직임도 마찬가지다. FDA 허가로 인한 기대감이 최고조에 달했던 1월초부터 3월말까지 HLB의 주가는 5만3200원에서 10만5200원으로 약 두 배 상승했다. 같은 기간 HLB제약의 주가 역시 1만5360원에서 3만6800원으로 두 배 이상 올랐다.
문제는 악재로 인한 불안정성도 함께 공유한다는 점이다. 리보세라닙의 FDA 승인 무산 소식이 전해진 5월 16일 이후 단 이틀 동안 HLB제약의 주가는 3만800원에서 1만5700원으로 반토막 났다. 시총도 이틀만에 9784억원에서 4987억원으로 4797억원 줄어들었다.
계열사로서 그룹 관련 이슈에 영향을 받는 것은 불가피하지만 개별 상장사로서 주가 안정성을 개선할 필요도 있다는 평가다. 자체 주가관리 방안도 필요할 것으로 분석된다. 편입 후 HLB제약은 단 한 차례도 자사주 매입·소각 또는 배당과 같은 주주환원책을 실시하지 않았다. 아직까지는 주가 관리 차원의 주주환원책 등이 준비돼 있지 않은 상황이다.
HLB제약 관계자는 "주주환원 관련 무상증자나 주식배당 등 구체적인 계획은 없는 상황"이라며 "하지만 앞으로 회사가 성장함에 따라 주주에게 보답할 수 있는 방안들을 강구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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