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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CB 프리즘]캐리, 주가부진 탓 보유 CB 처분 '골머리'1회차 CB 만기 전 취득, 재매각 '불투명'

양귀남 기자공개 2024-10-24 08:30:29

[편집자주]

전환사채(CB)는 야누스와 같다. 주식과 채권의 특징을 모두 갖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업의 지배구조와 재무구조에 동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CB 발행 기업들이 시장에서 많은 관심과 주목을 받는 이유다. 주가가 급변하는 상황에서는 더 큰 경영 변수가 된다. 롤러코스터 장세 속에서 변화에 직면한 기업들을 살펴보고, 그 파급 효과와 후폭풍을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23일 14: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캐리가 1회차 전환사채(CB)를 취득했지만 처분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단기 차입금을 확대해 무리하게 취득한 CB가 문제다. 차입금 상환을 위해서 CB 재매각이 원활하게 이뤄져야 하지만 주가가 전환가액을 하회하면서 CB 매력도는 떨어졌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캐리는 80억원의 1회차 CB를 약 84억원에 취득했다. 취득 사유는 사채권자와 협의에 따른 만기 전 사채 취득이다.


지난 7월부터 해당 CB에 대한 상환 압박이 커졌다. 기한이익 상실로 조기상환청구 사유가 발행했지만, 채무이행자금 부족으로 사채원리금을 지급하지 못했다. 최초에 CB는 메리츠증권에 발행했다.

4개월 정도 지난 상황에서 캐리는 무리해서 CB를 취득했다. 단기차입금을 늘려 CB 취득 자금을 마련한 것이다. 올해 2분기 말 기준 캐리의 현금성자산은 4억원으로 사실상 CB 취득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부채를 일으켜 급한 불을 끈 셈이다.

CB는 어찌저찌 취득했지만 문제는 남아있다. 캐리의 곳간 사정 상 단기차입금의 이자도 부담되기 때문에 캐리는 단기차입금을 상환하기 위해서는 CB를 안정적으로 매각해야 한다. 다만 주가가 하락하면서 전환가액을 하회해 CB 매각이 녹록지 않다.

1회차 CB의 전환가액은 7750원이고 캐리의 최근 주가는 7000원 전후를 기록하고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 캐리의 CB를 통해 이익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캐리는 서둘러 사채 매각에 나섰다. 지난 22일 이비엠네트웍스에 권면금액 기준 10억원 CB를 매각했다. 잔여분에 대해서는 매각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캐리는 CB 매각과 주가 부양을 의식한 듯 신사업 카드를 꺼내들었다. 아랍에미리트 기업 유로 얼라이언스와 10만톤 수준의 구리 유통 사업 협약을 맺었다고 설명했다. 잠비아산 구리 100톤 초도 물량 수입도 임박했다고 덧붙였다.

신사업 발표 전까지 주가가 꾸준히 상승하면서 힘을 받는 듯 했지만, 오히려 신사업 발표 직후 주가는 아래를 향했다. 지난 8월 2860원을 기록하던 주가가 최고 8560원을 기록했다가 6000원대까지 밀리기도 했다.

CB 매각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는다면 캐리 입장에서는 예정된 유상증자와 CB에 기대를 걸어야 한다. 본업이 지속적으로 축소되면서 자체적으로는 차입금 상환을 위한 자금 마련이 힘들기 때문이다.

캐리는 태양광 전력변환장치, 태양광 발전 EPC 용역 사업을 주 사업으로 영위하고 있다. 지난 2022년도에는 523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면서 외형을 유지했지만, 지난해 업황 악화 등으로 실적이 급격하게 둔화됐다.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는 태양광 전력변환장치와 태양광발전 EPC 용역에서 각각 1억7200만원, 9억1900만원의 매출 밖에 기록하지 못했다. 사실상 본업의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인 셈이다.

CB와 유상증자가 연이어 지연되고 있다는 점도 불안요소다. 지난해 발행을 결정한 110억원 수준의 2회차 CB는 납입일이 1년이 넘게 밀렸다. 블루원성장조합이 오는 29일 납입을 예고했지만 시장에서는 납입 성사 가능성이 낮다고 분석하고 있다.

최대주주인 드림투자조합이 유상증자를 통해 70억원을 납입할 예정이지만 이마저도 두 차례 납입일이 연기됐다. 지난 6월 발행을 결정했지만 납입일은 오는 12월 13일까지 밀렸다.

염현복 캐리 대표는 "취득한 CB는 대부분 재매각할 것"이라며 "아직까지 매각을 논의하고 있는 대상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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