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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로보틱스 리빌딩 전략]레인보우로보틱스, 협동로봇 축소 '성장통'올해 매출 감소세, 휴머노이드 로봇 사업전략 수정

이우찬 기자공개 2024-12-03 09:56:35

[편집자주]

국내 로보틱스 업계가 실적 부침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18개 로봇 상장사의 실적은 2021년 1조원을 넘기며 축포를 쏘아 올렸지만 성장세는 이듬해를 끝으로 꺾이기 시작했다. 올해는 1조원을 넘어설지 조차 장담하기 힘든 국면이다. 반등의 서막일까. 트럼프의 재집권은 로봇산업에 훈풍을 불어넣어줄 것이란 기대감이 커졌다. 혁신의 아이콘인 일론 머스크가 전면에 등장하면서 국내기업도 진입장벽이 낮아지는 수혜를 입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더벨이 로보틱스 업황 진단을 통해 각사의 리빌딩 전략을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27일 08: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올해 3분기까지 역성장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더벨이 분석한 18개 상장사 대부분 외형 축소를 겪은 상황에서 그동안 캐시카우 구실을 해온 협동로봇 사업이 부진했던 결과로 분석된다.

회사는 올해 휴머노이드 로봇시장이 부각되면서 관련 사업에 역점을 두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했다. R&D 인력을 비롯해 가용 자원이 한정된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협동로봇 사업에는 힘이 빠지는 분위기다. 회사는 휴머노이드로봇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계산이다. 이 시장은 일론 머스크의 등장으로 재점화되는 양상이다.

지난해까지 매출 우상향, 올해 협동로봇 '역성장'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올해 3분기 누적 연결 매출은 97억원이다. 지난해 동기(105억원) 대비 8% 감소했다. 협동로봇 사업이 국내외에서 모두 주춤하며 성장세가 꺾인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선두 협동로봇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사업 전략에도 차질이 빚어졌다. 올해 3분기준 국내 협동로봇 1위는 뉴로메카였다. 뉴로메카의 국내 매출은 172억원으로 레인보우로보틱스(81억원)보다 112% 많았다. 두산로보틱스의 국내 매출은 같은 기간 139억원이었다.

최근 3년 추이와 비교하면 회사의 올해 흐름은 외형, 손익 측면 모두 좋지 않은 편이다. 회사는 지난 2022년 매출 136억원, 영업이익 13억원으로 유일하게 흑자를 기록했던 협동로봇 업체였다.

지난해 매출 153억원, 영업손실 446억원을 기록했는데 임직원 주식보상비용(457억원)을 제외하면 2023년에도 흑자를 달성한 것으로 파악됐다. 영업이익을 기록했을 만큼 엔코더, 제어기를 비롯해 로봇 주요 부품 내재화로 원가 경쟁력을 높인 로보틱스로 평가됐다.

다만 올해는 국내 협동로봇 시장에서 경쟁사에 주도권을 내준데 이어 글로벌 확장이 지연되면서 실적 저하를 겪은 것으로 분석된다. 로봇업계 관계자는 "경쟁사가 특정 대기업향 수주가 늘어난 부분을 제외하면 국내 설비투자 감소로 협동로봇 시장은 전반적으로 위축됐다"며 "레인보우로보틱스도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는 외형 감소에 관해 협동로봇 사업을 전략적으로 축소한 데 따른 결과라고 설명했다. 레인보우로보틱스 재무담당 임원은 "지난해까지 협동로봇 위주 사업을 전개했으나 올해 휴머노이드 쪽으로 대대적인 사업 전략 수정이 이뤄졌다"며 "협동로봇 사업에서 힘을 줄이면서 매출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사업 무게중심 휴머노이드로봇 이동, 미국사업 강화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올해 휴머노이드로봇으로 사업의 무게중심을 옮긴 만큼 향후에도 관련 분야에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계획이다. 미국사업을 본격적으로 키우기 위한 현지법인 안정화 작업에도 공들이고 있다.

휴머노이드로봇으로 사업 중심 축이 이동한 것은 연초부터 글로벌 빅테크 주도로 관련 산업이 재점화되는 분위기가 감지됐기 때문이다. 엔비디아는 휴머노이드로봇 프로젝트 '그루트'를 공개했고 일론머스크는 테슬라의 '옵티머스'를 내년 공장에 배치하겠다고 공언했다.

휴머노이드로봇은 특히 국내 기업에서는 경쟁자를 찾기 어려울 만큼 레인보우로보틱스가 강점을 지난 분야이기도 하다. 휴머노이드 로봇 휴보(HUBO) 개발에 참여했던 한국과학기술원(KASIT) 연구진이 2017년 회사를 설립하며 근간을 이루기도 했다.

재무담당 임원은 "빅테크들이 휴머노이드로봇에 다시 주목하기 시작했고 레인보우로보틱스도 인간형 이족보행 플랫폼 기술 확장에 더 집중하기로 전략을 수정했다"며 "올해 공개한 이동 양팔로봇은 처음 사업 계획에는 없었던 부분이다"고 언급했다. 그만큼 지난해보다 로봇사업 전략이 큰 폭으로 바뀐 셈이다.

조단위 시가총액을 유지하는 점도 결국 휴머노이드로봇에서 드러낼 수 있는 잠재력 덕분으로 평가된다. 지난 15일 기준 두산로보틱스(코스피)를 제외하면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시총은 2조6267억원으로 코스닥 기업 14곳의 합산 시총은(2조8118억원)과 맞먹는다. 회사는 전기차 시장을 앞당긴 머스크가 휴머노이드로봇 확대도 이끌 것으로 내다봤다. 이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겠다는 계획이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휴머노이드로봇시장에 방점을 찍는 동시에 외형 성장을 위해서는 미국 현지사업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정호 대표와 영업 관련 임직원이 미국에 상주하며 현지법인(레인보우로보틱스 USA) 정착에 사활을 걸고 있다. 내년 미국법인에서 본격적으로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재무담당 임원은 "지금 양팔로봇, 사족보행 로봇을 비롯해 휴머노이드로봇 관련 문의가 굉장히 많다"며 "자율주행로봇(AMR) 제품 라인도 보유하고 있다. 이 시장 교체 수요도 있는 만큼 매출을 늘리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레인보우로보틱스가 휴머노이드로봇 시장에서 글로벌 업체대비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인공지능(AI) 투자 규모와 속도가 중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코스닥 상장 로봇기업 대표는 "휴머노이드로봇은 결국 AI 기술 개발과 연계해 갈 수밖에 없다"며 "AI를 선도하는 미국 빅테크와 견주면 자본력 싸움에서 취약한데 얼마나 극복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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