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로보틱스 IPO]승승장구 레인보우로보틱스, 두산에 미칠 영향은협동로봇이 주력…원천 기술 유무와 사업 포트폴리오는 차이점
조은아 기자공개 2023-08-02 07:24:52
이 기사는 2023년 07월 31일 13: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레인보우로보틱스 주가가 고공행진하면서 연내 기업공개(IPO)를 앞둔 두산로보틱스를 향한 기대감 역시 높아지고 있다. 연초 몸값으로 1조원이 거론됐으나 현재 시장에서 거론되는 몸값은 1조5000억원에서 2조원 수준까지 높아졌다.레인보우로보틱스 주가에는 협동로봇 산업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삼성전자의 투자 등이 영향을 미쳤다. 삼성전자는 올해 두 차례에 걸쳐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지분을 인수해 2대 주주(지분율 14.83%)에 올랐다. 더불어 지분율을 59.94%까지 확보할 수 있는 콜옵션 계약도 체결했다.
두산로보틱스와 레인보우로보틱스는 협동로봇 제조사라는 큰 틀에서 보면 같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차이점도 상당하다. 두산로보틱스가 협동로봇에 '올인'하고 있는 것과 달리 레인보우로보틱스는 다른 사업도 하고 있는데 이런 차이가 기업가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된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협동로봇이 주력이지만 천제·위성 등 우주 물체를 관측하는 데 활용되는 '초정밀지향 마운트 시스템', 인간처럼 두발로 걷는 이족보행 로봇, 동물처럼 엎드려 네발로 걷는 사족보행 로봇 등도 제작하고 있다. 매출 비중을 살펴보면 지난해 매출의 70%가 협동로봇에서 나왔다.
반면 두산로보틱스는 협동로봇만 제조하고 있다. 지난 4월 신제품 E시리즈를 출시하며, 전세계 협동로봇 제조사 가운데 가장 많은 13개의 제품군을 보유하게 됐다. 제품 라인업을 공격적으로 늘리면서 판매량 역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두 회사의 규모 차이도 상당하다. 매출 기준으로 두산로보틱스가 레인보우로보틱스의 4배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매출 규모가 작지만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수익성 개선도 이뤄냈다. 지난해 매출은 136억원으로 2018년 11억원에서 12배 증가했다. 2018년부터 2021년까지 4년 연속 적자를 냈으나 지난해 13억원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 전환에도 성공했다.
두산로보틱스는 지난해 매출 450억원을 냈다. 첫 매출을 낸 게 2018년으로 당시 매출은 99억원이었는데 4년 사이 5배 가까이 뛰었다. 다만 같은 기간 적자는 꾸준히 누적되고 있다.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쌓인 영업손실은 611억원에 이른다.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주가 상승을 이끈 건 협동로봇 사업이다. 협동로봇은 사람과 같은 작업공간에서 일하도록 설계된 로봇을 말하는데 작업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 사고를 줄일 수 있는 데다 조작이 상대적으로 쉽고 크기가 작다. 이동도 가능하며 팔 끝에 달린 손(엔드 이펙터)을 교체하면 미용이나 요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도 가능하다.
앞으로 수요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인건비는 상승하고 있고 인구는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을 중심으로 협동로봇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전체 산업용 로봇 시장에서 협동로봇이 차지하는 비중은 5~6% 수준이다. 앞으로 성장할 여지가 그만큼 높다는 의미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최근 들어 다른 사업들도 점차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이족보행 로봇 휴보에서 출발한 원천 기술력을 다양한 분야에 응용할 수 있다는 점이 레인보우로보틱스의 가장 큰 강점으로 꼽힌다. 이 점 역시 주가 상승을 이끈 동력으로 꼽힌다.
레인보우로보틱스가 제작한 초정밀지향 마운트 시스템은 얼마 전 발사된 누리호 항적 관측에도 활용됐다. 최근 개발을 마친 사족보행 로봇은 기존 이족보행 로봇보다 상용화가 빠를 것으로 전망된다. 카메라 등 각종 센서를 탑재해 방범 순찰, 군 복무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6월 윤희근 경찰청장 등이 레인보우로보틱스 본사를 방문해 사족보행 로봇의 시연을 지켜보기도 했다.
두 회사의 IPO 타이밍 역시 흥미롭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IPO 시기 현대차그룹 덕을 톡톡히 봤다. 상장을 앞두고 현대차그룹이 글로벌 로봇 제조사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인수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두산로보틱스는 레인보우로보틱스 덕을 톡톡히 볼 것으로 보인다. 지금과 같은 분위기를 볼 때 두산로보틱스 상장이 완료될 때까진 로봇산업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식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두산로보틱스는 6월 9일 유가증권시장본부에 상장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했다. 한국거래소는 예비심사청구서가 접수되면 45영업일 이내에 심사 결과를 통보하는 걸 원칙으로 한다. 심사과정에서 변수가 없으면 9월쯤 심사 결과를 받아 들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후 즉시 공모에 나서면 올해 안에 상장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2021년 2월 3일 공모가 1만원에 상장했다. 이후 주가가 2만~3만원대를 오가다 올들어 급등하기 시작했다. 3만 4000원대에서 시작한 주가는 11만원도 가볍게 돌파했다. 시가총액은 2조1700억원에 이른다. 처음 공모 당시 레인보우로보틱스와 주관사단이 제시한 기업가치는 2140억원이었는데 3년도 되지 않아 기업가치가 10배 이상 커졌다.
각각 삼성과 두산이라는 든든한 회사를 배경에 두고 있다는 점은 공통점이다. 다만 탄생은 판이하게 달랐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 휴머노이드로봇연구센터의 연구원들이 만든 벤처기업으로 출발했다. 반면 두산로보틱스는 ㈜두산이 세운 특수목적법인 디아이피홀딩스가 2015년 100억원을 출자해 만들어졌다. 그룹 차원에서 협동로봇 사업을 키우기 위해 설립됐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가온그룹, ESG보고서 발간 지속가능경영 박차
- SK스퀘어 경영진 성과금, NAV 할인 개선폭 따라 준다
- 미래에셋생명 변액보험, '일석삼조' 재테크 상품
- 비브스튜디오스, AI 포토부스 '스냅파이' 기술력 선봬
- [렉라자 주역 ‘오스코텍’의 지금]자회사 제노스코가 갖는 의미, 상장은 득일까 실일까
- 대웅제약, 막강한 '신약효과'의 명암 '개발비 손상 확대'
- [Company Watch] 인력재편 끝낸 케이엠더블유, 6G 대비 '선택과 집중'
- [LG그룹 인사 풍향계]위기의 LG화학, 신학철 부회장 역할 남았다
- [LG그룹 인사 풍향계]LG엔솔, 임원 승진 역대 최소…김동명 대표, '유임 성공'
- [현대차그룹 CEO 성과평가]이규석 현대모비스 사장, ‘전동화·전장·비계열’ 다각화 통했다
조은아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반환점 돈 진옥동 체제]제2의 '베트남' 찾을 수 있을까
- 미국 증권사 인수한 한화생명…자산운용 시너지 겨냥
- [반환점 돈 진옥동 체제]높은 주가 상승률…'의지'가 '타이밍'을 만나면
- [반환점 돈 진옥동 체제]불리한 출발선…'내실'은 챙겼다
- [반환점 돈 진옥동 체제]'연착륙' 끝났다…'연말 인사'에 쏠리는 시선
- [반환점 돈 진옥동 체제]후반전 시작, 남은 과제는
- [금융지주 밸류업 비교]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 균형점은
- [금융지주 밸류업 비교]'결과'로 말한다, 달랐던 시장 반응
- [한화 금융 계열사는 지금]한화생명, 본업 경쟁력과 미래 먹거리 '이상 무'
- [금융지주 밸류업 비교]CET1비율 13%를 둘러싼 상반된 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