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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 인사' 삼성전자, 위기감 내비친 'JY 인사코드' 사장 승진자 최소화, 위촉업무 변경 '역대급'…반도체 반전·신성장동력 '방점'

김경태 기자공개 2024-11-28 09:38:13

이 기사는 2024년 11월 27일 10: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가 정기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다. 작년에 이어 2년 연속으로 조기 인사를 했다. 최근 거세진 반도체사업의 위기감을 의식해 보다 신속한 변화를 준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인사는 위촉업무 변경자가 과거보다 이례적으로 많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특히 반도체사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는 동시에 신성장동력 육성 등을 위한 인사도 이뤄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체제에서 인사코드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올해도 '11월 인사' 선택, 반도체 '위기 극복' 의지 반영

삼성전자는 27일 사장 승진 2명, 위촉업무 변경 7명 등 총 9명 규모의 2025년도 정기 사장단 인사를 발표했다.

삼성전자가 11월에 사장단 인사를 한 건 작년에 이어 2년 연속이다. 앞서 2017년 11월에 인사를 한 이후로는 줄곧 12월에 인사를 단행했다.

올 들어 삼성전자의 반도체사업 위기론이 거세지면서 삼성 안팎에서는 11월 인사가 유력하다고 전망해왔다. 삼성 내외부에서는 구체적인 인사 일정으로 8일, 15일, 18일 등이 거론됐지만 결과적으로 맞지 않았다. 하지만 통상적인 경우보다 서둘러 11월에 이뤄질 것이란 전망은 빗나가지 않았다.

삼성전자가 올해도 11월에 인사를 한 건 반도체사업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포메이션을 빠르게 구축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이날 사장단 인사에서 가장 큰 변화를 맞이한 곳은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이다. 우선 DS부문을 이끄는 전영현 부회장에 힘이 실렸다. 전 부회장은 대표이사로 올라서면서 메모리사업부장, SAIT 원장을 겸임하게 됐다.

사장 승진자 2명 모두 DS부문이다. 우선 한진만 DS부문 DSA 총괄(미주총괄)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DS부문 파운드리사업부장으로 임명됐다. 엔비디아를 비롯한 빅테크 고객사 확보 행보를 강화하겠다는 포석이다.

김용관 사업지원TF 부사장은 DS부문 경영전략담당 사장으로 이동해 전 부회장과 호흡을 맞추게 됐다. 그는 2011년 12월부터 이듬해까지 메모리사업부 지원팀장, DS부문 경영지원실 기획팀장으로 근무한 적이 있어 빠르게 업무에 적응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김 부사장은 2020년부터 삼성전자 의료기기사업부장 겸 삼성메디슨 대표를 맡다가 올해 5월 사업지원TF로 영전해 반도체 경영전략 담당했다. 그 후 불과 6개월 만에 승진하면서 이 회장의 남다른 신뢰를 확인하게 됐다.

위촉업무 변경자에도 DS부문이 포함됐다. 남석우 DS부문 글로벌제조·인프라총괄 제조&기술담당 사장이 파운드리(Foundry)사업부 최고기술책임자(CTO)로 이동했다.

◇사장 승진자 '소규모' 지속, 위촉업무 변경 대폭 증가…안정 속 변화 추구

이 회장이 삼성전자를 실질적으로 이끌기 시작한 이후 가장 많은 사장 승진자를 배출했던 때는 2022년 12월 인사다. 당시 김우준 네트워크사업부, 이영희 글로벌마케팅실, 남석우 제조&기술담당 사장, 송재혁 DS부문 CTO, 백수현 커뮤니케이션팀, 박승희 Corporate Relations담당, 양걸 중국전략협력실장 등 7명이 사장으로 올라섰다.

하지만 작년에는 용석우 VD사업부장, 김원경 글로벌퍼블릭어페이스(Global Public Affairs) 실장2명에 그쳤고 올해도 마찬가지다.

대신 위촉업무 변경자가 크게 늘어난 점이 이번 인사의 특징이다. 기존 경영진 중에 실력이 검증된 인물을 활용해 포메이션을 재구축하는 안정 속 변화를 선택한 셈이다.


이번 인사에서 그룹 신성장동력 육성에 대한 의지를 내비친 점도 중요한 포인트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고한승 대표이사 사장이 삼성전자 미래사업기획단(미사단) 수장으로 임명됐다.

미래사업기획단은 삼성전자가 작년 사장단 인사에서 신설한 조직이다. 초대 단장은 전 부회장이 임명됐다. 그 후 올 5월 비정기 인사에서 전 부회장과 경계현 전 DS부문 사장이 서로 자리를 맞바꿨다. 이번에 6개월 만에 단장이 변하게 됐다.

삼성그룹은 2010년 신사업추진단을 통해 5개 신수종 사업(바이오제약, 태양광, LED, 이차전지, 의료기기)을 발굴했다. 당시 부사장 직급이던 이 회장도 신수종 선정에 관여했다. 5개 사업 중 바이오사업이 최근 급격한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 회장이 대형 인수합병(M&A) 특명을 내린 분야 역시 바이오라는 게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김용관 신임 DS부문 경영전략담당 사장의 쾌속 승진도 신성장동력에 대한 이 회장의 관심을 드러내는 부분이다. 김 사장은 삼성메디슨을 이끄는 동안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하면서 삼성 안팎에서 관심을 받았다. 또 재임 기간 프랑스 기업 소니오(Sonio) 인수 계약을 체결하며 스몰딜(Small Deal)에서 성과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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