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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 헬스·바이오 '원점으로' 인사로 보인 쇄신의지 롯데헬스는 청산, 롯데바이오는 대표 교체…롱텀사업에 대한 단기성과 의지

한태희 기자공개 2024-11-29 08:40:18

이 기사는 2024년 11월 28일 16: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그룹이 신사업 주요축인 헬스케어와 바이오사업에 대해 시작한지 불과 2년만에 강력한 쇄신의지를 드러냈다. 오랜시간이 걸리는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곧바로 성과가 나지 않은데 따른 '신상필벌'을 보여줬다. 롯데헬스케어는 조기 종료 및 청산 수순을 밟고 있고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수장을 교체하는 강수를 뒀다.

반면 작년 말 롯데바이오로직스에 합류한 그룹 후계자 신유열 전무는 1년만에 부사장으로 승진시켰다는 점에서 의구심이 제기된다.

◇롯데바이오 기반 닦은 대표 갑작스런 교체, 신임 대표 '미궁'

롯데그룹은 28일 정기임원인사를 내고 롯데바이오로직스의 대표이사 교체를 알렸다. 후임은 아직 미정이다. 항간에는 인물이 확정되지 않았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보도자료를 통해 롯데그룹은 글로벌 바이오 전문가로 12월 11일자로 확정한다고 밝혔다.

이번 인사로 설립 이전부터 롯데지주에 합류해 롯데바이오로직스의 토대를 닦아온 이원직 대표는 사임하게 됐다. 이 대표의 사임은 직원들은 물론 그룹에서도 의아한 지점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 성과에 대해 여러 말들이 오가긴 했지만 현 대표를 교체할 대안이 마땅찮다는 얘기가 많았다.

그도 그럴 것이 롯데바이오로직스의 기반이 된 미국 시러큐스 공장은 BMS로부터 이 대표가 직접 거래하며 확보한 자산이다. 현재 해당 공장을 통해 2000억원대 매출을 올리고 있다.


롯데바이오로직스의 작년 매출은 2286억원으로 266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당기순이익은 567억원으로 순이익으로 전환했다. 올해 2분기부터는 영업활동현금흐름을 플러스로 전환하는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대표 교체는 갑작스러운 행보다. 더욱이 어떤 인물이 새롭게 내정된지도 밝히지 않았다는 점에 업계 이목이 집중됐다.

이번 롯데바이오로직스 인사를 통해 롯데그룹이 신사업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가 드러난다는 분석도 나온다. 긴 호흡으로 봐야할 헬스케어와 바이오사업에 대한 분명한 성과를 요구하고 있는 셈이다.

롯데지주의 100% 자회사 롯데헬스케어는 현재 청산 수순을 밟고 있다. 올해 말까지 건강관리 플랫폼 캐즐의 앱 서비스를 종료한다. 롯데헬스케어 사무실도 롯데월드타워에서 빠지는 등 이미 정리 막바지 작업 중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미국 자회사 등 자산이 있는데다 현재 송도에 메가 플랜트를 조성하고 있는데 따라 롯데헬스케어와는 다른 방식으로 쇄신을 추진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인사를 바꾸며 새로운 판로를 모색하는 차원이다.

현재 송도 메가플랜트는 1공장 건설을 진행하고 있다. 2025년 하반기 준공, 2026년 하반기까지 GMP 승인을 목표로 한다. 2030년까지 나머지 2개 플랜트도 건설할 예정이다.

롯데지주는 그룹 유동성 위기설 속에도 롯데바이오로직스에 채무 보증을 결정하며 바이오 사업은 이어간다는 의지는 드러냈다. 롯데바이오로직스가 체결한 대출 계약의 원금 9000억원을 비롯한 이자, 수수료 전액에 대한 자금보충을 롯데지주가 약정했다.

◇롯데바이오 소속 신유열 전무는 1년만에 부사장 승진 '엇갈린 인사'

롯데그룹의 헬스 바이오 사업의 쇄신분위기와는 다르게 후계자인 신유열 전무는 부사장으로 승진시키는 상반된 행보를 보였다. 신 부사장은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 및 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전략실장을 겸직하고 있다.

신 부사장은 승진과 함께 새롭게 합류하는 대표이사와 호흡을 맞출 예정이다. 메가플랜트 건설에 맞춰 수주 확대 등 글로벌 시장 개척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메가플랜트 조성에 앞서 수주에 힘을 싣겠다는 의도도 감지된다. 그룹은 신임 대표이사로 영입될 인물에 대해 '글로벌 경쟁력을 보유한 외부 전문가'라는 수식어로 소개했다. 그만큼 글로벌 빅파마와의 협업 및 수주에 힘을 실을 수 있는 네트워크를 가진 인물을 발탁했다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그룹이 헬스 바이오 사업에 대해 너무 짧은 텀으로 보고 있는게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든다"며 "2년만에 사업을 철수하고 대표를 바꾸는 건 내외부적으로 큰 타격이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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