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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증권 PBS 시딩북 '유지'…사업 확장엔 제동 LP 사고로 시딩 규모 급감, 초대형 IB 인가 여파 주목

고은서 기자공개 2024-12-24 14:40:30

이 기사는 2024년 12월 20일 10: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투자증권이 프라임 브로커리지 서비스(PBS) 사업 확장을 멈추고 시장 신뢰 회복에 주력하고 있다. 상장지수펀드(ETF) 유동성 공급자(LP) 업무에서 발생한 대규모 손실 사고 이후 내부 통제 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은 상황이다. 현재도 시딩 투자에 나서고 있으나 업계에서는 당장 PBS 사업을 확장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입을 모으고 있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한투자증권이 내부 분위기가 가라앉은 가운데 신규 상품 출시는 물론 PBS 사업 확장 계획도 잠정 보류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시딩북(Seeding Book)은 완전히 동결하지 않고 일부 운용을 이어가는 것으로 전해진다.

PBS 사업은 헤지펀드 운용사와 협력하며 자금 조달, 대차 거래, 리스크 관리 등 폭넓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영역이다. 신한투자증권은 이 분야의 성장을 통해 시장 점유율을 높이려는 포부를 밝혔으나 최근 분위기는 한층 보수적으로 변했다.

한 운용업계 관계자는 "연초까지만 해도 활발하게 시딩 투자를 진행해왔지만 당장 신규 고객 유치나 대규모 집행은 어려운 상황"이라며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 배경에는 ETF LP 손실 사고가 자리잡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지난해 장내 선물 매매 과정에서 약 1300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직원들이 허위 거래를 통해 손실 규모를 은폐하려 한 정황도 드러났다.

이로 인해 내부 통제 시스템의 허점이 부각되면서 금융당국의 조사와 시장의 비판을 받았다. 신한투자증권은 사고 이후 긴급 대응 체제를 가동해 문제를 수습하고 있지만 시장 신뢰 회복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신한투자증권은 2017년 PBS 업무에 뒤늦게 뛰어들었지만 2019년 발생한 라임펀드 사태 여파로 사실상 업무를 중단했다. 그러다 지난해 PBS 사업을 약 4년 만에 재추진했는데 제동이 걸린 셈이다. 현재 PBS사업부는 사고가 터진 8월 이후 9~12월 동안 계약을 맺은 펀드는 총 19개다.

이번 사고의 여파가 PBS 사업뿐만 아니라 초대형 투자은행(IB) 인가 추진에도 영향을 줄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초대형 IB 인가는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증권사에 주어진다. 이를 통해 자기자본 대비 최대 2배 규모의 어음을 발행해 조달한 자금을 기업금융, 메자닌 투자, 해외 부동산 등 다양한 분야에 투입할 수 있다.

자기자본 약 8조5000억원을 확보한 신한투자증권은 이미 정량적인 요건을 충족했다. 하지만 금융당국 심사 과정에서는 내부 통제 문제까지 살핀다. 당국은 최근 증권업계 내 잇따른 금융사고와 내부 통제 문제로 초대형 IB 인가에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다만 신한증권 측은 "초대형 IB 인가 관련해서 진행 중인 사안은 없다"고 일축한 상태다.

업계에서는 신한투자증권이 무리하게 PBS 사업 확장에 힘을 쏟기보다는 리스크 관리 시스템을 전면 개편하고 운영 체계를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사고 이후 기업 이미지를 회복해야 한다"며 "초대형 IB 인가뿐만 아니라 시딩 등 PBS 사업 내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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