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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항하는 배재규호…한투운용 임원급 모두 재신임 ETF 시장 점유율 5%→7.24%... 3위와 격차 좁혔다

황원지 기자공개 2024-12-24 14:40:41

이 기사는 2024년 12월 20일 10: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배재규 대표가 이끄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순항하고 있다. 올해 한국투자금융그룹 인사에서 한국투자신탁운용은 모든 임원들이 좌천이나 이동 없이 임기를 이어가게 됐다. 한투운용 내부적으로도 조직개편 없이 그대로 현재 체제를 이어간다.

올해 ETF 시장 점유율을 7%대까지 끌어올리면서 성과로 증명한 덕분이라는 평가다. 후발주자로 삼성자산운용이나 미래에셋자산운용에는 없는 테마형 액티브 ETF를 대거 출시하면서 투자자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전략이 주효했다. 배 대표가 부임 초기 미래 먹거리로 꼽았던 TDF와 OCIO 등 퇴직연금 분야의 성장이 향후 과제로 꼽힌다.

◇2022년 대규모 인사 이후 변동없어... 안정성에 '무게'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올해 연말 한국투자금융그룹 인사에서 임원급 인사 없이 현재 체제를 이어간다. 일부 대리급 승진만 있는 소폭 인사다. 조직 개편도 없었다. 일부 부서의 부서명이 변경되는 수준으로 현재 본부 및 본부 산하 부서의 편제에는 거의 변화가 없다. 민간연기금투자풀이 삼성자산운용으로 넘어가면서 민간풀운용부만 해체 수순을 밟은 정도다.

임원급 인사가 한 명도 없는 데다, 조직 개편도 없는 건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그만큼 배재규 대표가 2년 전 직접 세팅했던 조직과 임원들에 신뢰를 보냈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투운용은 2022년 한 해동안 큰 폭의 인사 및 조직개편을 진행한 바 있다. 'E버지'로 불리는 배 대표가 부임하면서 ETF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직접 관련 부서를 정비하면서다.

당시 ETF 관련 조직을 신설함과 동시에 삼성운용 시절 손발을 맞췄던 인사를 대거 영입했다. 디지털ETF마케팅본부를 신설해 삼성운용에서 손발을 맞췄던 김찬영 본부장이 영입 1호였다. 이어 ETF만을 전담하는 ETF 운용본부를 신설해 남용수 전 한화자산운용 채널마케팅본부 CPC기획팀 부장을 데려와 이끌도록 했다. TDF와 OCIO를 맡을 솔루션본부를 신설하고 박희운 솔루션본부장을 영입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때 세팅 이후 지금까지 한투운용은 조직에 변화를 거의 주지 않았다.

올해 일부 인력의 이탈에도 조직에 변화를 줄 만큼 문제가 없었다는 뜻이기도 하다. 올해 초 영입 1호였던 김찬영 전 디지털마케팅ETF본부장이 KB자산운용으로 이직하면서 업계에서는 한투운용에 우려의 시선을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김승현 디지털마케팅본부 부장이 담당으로 승진해 조직을 그대로 이끌면서 시장 공략에는 문제없는 1년을 보냈다는 평가다.

◇성과로 뒷받침...해외 액티브 ETF 중심 투자자 공략

오히려 ETF 시장 점유율을 늘리면서 성과를 냈다. 현재 국내 ETF 시장은 전체 시장 규모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단순히 자금을 모은다고 점유율을 늘릴 수 없는 구조다. 점유율 확대를 위해서는 타사보다 빠르게 자금이 유입돼야 해 더욱 어렵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2022년 말 3%대였던 점유율을 지난해 말 5%대까지 끌어올렸고, 올해 12월 중순 기준 7.4%를 달성했다. 3위인 KB자산운용(7.7%)의 턱밑까지 추격했다.

주로 해외에 투자하는 테마형 액티브 ETF를 신규 출시하면서 파이를 늘리는 전략을 썼다. 삼성운용, 미래에셋운용 등 선발주자들이 이전에 시장에 내놓지 않았던 상품을 개발해 내놓는 데 집중했다. 올해에는 작년 히트상품인 미국장기채 ETF의 후속작인 '한국투자ACE미국30년국채엔화노출액티브'를 비롯해 엔비디아에 집중 투자하는 '한국투자ACE엔비디아밸류체인액티브'를 출시하며 1000억원 이상의 자금을 모았다.

국내에 없던 상품을 발빠르게 개발, 출시하면서 시장을 선도하기도 했다. 대표적인 게 ACE 데일리타겟커버드콜 시리즈다. 이 시리즈는 미국 파생상품 시장에서 매일 옵션거래를 하는 제로데이트 옵션이 특징인데, 매일 거래를 통해 프리미엄을 극대화한다. 국내에서는 한투운용이 가장 먼저 출시했다. 덕분에 '한국투자ACE미국빅테크7+데일리타겟커버드콜', '한국투자ACE미국500데일리타겟커버드콜'은 각각 1300억원, 1100억원의 자금을 끌어모았다.

작년에 출시했던 액티브 ETF가 올해 히트를 치면서 자금을 끌어모은 영향도 있었다. 대표적인 게 ACE테슬라밸류체인액티브다. 작년 5월 출시한 이 상품은 테슬라와 관련된 밸류체인 기업을 편입하는 상품으로, 테슬라 비중을 높여 수익률을 극대화했다. 올해 수익률이 우상향하면서 출시 1년 6개월만인 현재 순자산액 7200억원 내외를 기록하고 있다. 한투운용의 이달 기준 해외주식형 액티브 ETF 8종의 합산 순자산액은 1조원을 돌파했다.

배 대표가 부임 초기 미래먹거리로 지목했던 퇴직연금 사업은 아직 남은 과제로 꼽힌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배 대표 부임 이후인 2022년 말 '한국투자TDF알아서ETF포커스펀드' 시리즈를 출시해 운용하고 있다. 신설한 솔루션본부에서 한국 맞춤으로 개발한 장기자본시장가정(LTCMA)로 운영한 덕분에 수익률은 최상위권을 유지해 왔다. 지난 11월 전체 빈티지에서 수익률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타 운용사에 비해 출시가 늦었던 탓에 아직 시장 점유율 측면에서는 아쉬운 상황이다. 배 대표 부임 후 출시한 한국투자TDF알아서ETF포커스펀드의 경우 현재 전체 빈티지 운용액이 3000억원을 갓 넘긴 상황이다. TDF 시장 점유율(11%)로 따지면 4위로, 3위인 KB자산운용(15%)과 비교해 격차가 상당하다. 아직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OCIO 분야도 아쉬운 지점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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