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차기 리더는]"불필요한 잡음 막자" 회추위, '공정성' 최우선외부후보 간담회 금융권 첫 실시, 내부후보 면면 '주목'
조은아 기자공개 2024-12-27 13:39:02
이 기사는 2024년 12월 26일 14: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가 차기 회장 선임 과정에서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부분은 바로 공정성이다. 함영주 회장의 연임 가능성이 일찌감치 제기됐던 만큼 과정의 공정성이 한층 중요해졌다. '어차피 회장은 함영주'가 아닌 '뽑고나니 함영주'였음을 보여줘야 하기 때문이다. 선임 과정에서 자그마한 잡음이라도 불거질 경우 리더십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 하나금융 회추위의 행보에서도 이런 고민이 엿보인다.◇외부후보에게도 충분한 정보, 준비 시간 부여
하나금융은 최근 함영주 회장을 포함한 5명을 하나금융 회장 최종후보군으로 선정했다. 구체적으로는 함 회장, 이승열 하나금융 부회장 겸 하나은행장, 강성묵 하나금융 부회장 겸 하나증권 사장 그리고 외부후보 2명이 숏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1월 안에 심층면접 등을 거쳐 1명의 후보를 선택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선임 과정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외부후보들을 충분히 배려했다는 점이다. 평가 방법이나 시기가 외부후보들에게 불리하지 않도록 외부후보만을 위한 간담회를 금융권 최초로 개최했다. 이들에게 회추위 위원들과 미리 접촉할 기회를 제공해 심층면접을 준비하는 데 필요한 사항에 대한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그간 금융지주 회장을 뽑는 과정에서 외부후보가 불리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보통 외부후보는 숏리스트가 확정된 후에야 후보라는 사실을 알게 돼 준비 기간이 내부후보보다 훨씬 짧다.
내부후보는 조직에 오래 몸담은 데다 막판엔 부회장 직책을 받고 이사회에도 참여하는 등 회추위 위원들과 접촉할 기회가 많은 편이다. 실제 함 회장과 이승열 행장, 강성묵 사장 등 내부후보 3명은 모두 현재 하나금융 사내이사로 재직 중이다.
다른 금융지주를 봐도 회장을 선임하는 과정에서 외부후보가 경쟁력을 갖추고 내부후보가 접전을 벌인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의 경우 현직 회장이 스스로 물러나면서 강력한 후보가 사라졌던 데다 임 회장이 워낙 입지전적 경력을 쌓아온 인물이라는 점에서 다소 예외적 상황으로 여겨진다.
지난해 금융감독원 지배구조 모범관행TF는 외부후보에게도 충분한 시간을 부여해 평가에 충분히 대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하나금융은 다음 회추위를 1월에 연다고 밝혔으나 구체적 날짜는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후보들이 발표(PT) 및 심층면접에 충분히 준비할 시간을 부여한다는 방침이다.
◇구색 맞추기 위한 후보 없다…누가 돼도 납득
내부후보를 살펴봐도 '누가 돼도 이상하지 않을' 인물들로만 채워졌다. 3년 전까지만 해도 내부에서 쟁쟁한 후보들을 제친 다크호스가 숏리스트에 이름을 올렸으나 이번엔 오를 만한 인물들만 올랐다는 평가다.
2022년 초 공개된 숏리스트에서 내부후보는 함영주 회장(당시 부회장), 박성호 당시 하나은행장, 윤규선 당시 하나캐피탈 사장 등 3명이었다. 특히 윤 사장은 지주 부회장 2명을 제치고 후보에 올랐다. 그가 거쳐온 길이나 성과 등을 봤을 때 납득이 가긴했으나 당시 그가 함 회장을 제치고 회장에 오를 것으로 전망하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이번엔 3년 전과 비교해 경쟁자들의 무게감이 한층 더해졌다. 이승열 하나은행장과 강성묵 하나증권 사장은 각각 은행과 비은행 주력 계열사를 2년 이상 이끈 경험이 있는 데다 내부에서 부회장으로 통한다.
이승열 행장은 지난해 초 행장으로 취임해 2년의 임기를 마쳤다. 회장으로 직행해도 이상할 게 없다. 나이로 봐도 마찬가지다. 이 행장은 1963년생, 강 사장은 1964년생이다. 양종희 KB금융 회장과 진옥동 신한금융이 1961년생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두 사람 모두 내년 3월에 회장으로 취임하기에 충분한 나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하나금융으로선 현재 가장 피해야 하고 또 불식시켜야할 것이 바로 어차피 함 회장의 연임이 정해져 있을 것이란 시선"이라며 "외부후보에게 공정한 장을 마련해주고 내부후보로 함 회장과 경쟁할 만한 쟁쟁한 후보를 세우는 게 무엇보다 중요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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