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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 도약 원년의 해 [thebell note]

이종현 기자공개 2025-01-06 08:30:27

이 기사는 2024년 12월 31일 07: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챗GPT'가 등장하면서 생성형 인공지능(AI)에 대한 기대감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유행에 민감한 정보기술(IT) 기업들은 재빠르게 사업 전략을 AI 중심으로 재편했다. 정부도 손을 보탰다. AI가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게 될 것이라는 의견이 확산하자 정부 차원의 지원책을 쏟아내며 K-AI의 부흥을 외쳤다.

2년여의 시간이 흐른 지금 AI를 핵심 기치로 내세운 코스닥 상장사들의 성적표는 실망스럽다. 대부분 기업이 이익을 내지 못한 데다 뚜렷한 매출 상승도 보이지 못했다. 성장은 커녕 지속가능성을 위협받는 기업도 상당수다.

성과 부진은 경기 불확실성 증가로 인한 사업 축소·지연이 원인으로 꼽힌다. 큰 예산을 들이는 대규모 프로젝트 대신 시범도입 수준의 파일럿 프로젝트가 주를 이루면서 시장 성장치는 기대를 못미쳤다는 것이다. 이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나타난 현상인데, 'AI 거품론'을 만든 원인이다.

지난 26일 AI 산업계의 오랜 숙원으로 남았던 'AI 기본법'이 국회 문턱을 넘으면서 훈풍이 불기 시작했다. 각종 산업 진흥을 위한 내용뿐만 아니라 정부 지원 사업에 중소기업이 우선 고려되도록 하는 내용까지, 코스닥 AI 기업들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주는 조항이 다수 포함돼 있다.

무엇보다 회색지대에 놓였던 AI 산업의 불확실성이 해소된 것이 고무적이다. AI는 태생적으로 저작권이나 프라이버시 등 이슈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섣불리 AI를 도입했다가 법적 리스크를 지는 등 불확실성이 잠재돼 있었는데 이번 법 제정으로 우려의 상당수가 해소됐다.

물론 AI 기본법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다. 시행령과 가이드라인에 어떤 내용이 담기게 될지 지켜봐야 한다. 이번에는 배제된 AI 학습 데이터 공개 의무조항 역시 쟁점으로 남아 있다. 막대한 자금력을 앞세운 해외 기업들과의 경쟁도 쉬운 일이 아니다. 높아진 눈높이를 충족시키지 못한다면 모든 것이 무용지물이다.

2025년이 K-AI의 도약의 원년이 될 수 있는 판은 짜여졌다. 이제는 AI가 거품이 아니라는 것을 기업들 스스로가 증명해야 한다. 막연한 기대감이 아닌 매출 성장이나 이익 달성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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