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 사외이사 열전]살아있는 벤처신화, 변대규의 '경영 DNA' 향방은SK텔레콤부터 포스코, 현재 네이버…업계·정책 활동에도 적극
이돈섭 기자공개 2025-01-07 08:27:35
[편집자주]
흔히 '베테랑(Veteran)'은 어떤 분야에서 오랫동안 몸 담으며 기술이 뛰어나거나 노련한 사람을 이른다. 기업 의사결정의 최상단에 위치한 이사회에도 다수의 기업을 경험한 베테랑 사외이사들이 존재한다. 다양한 회사 이사회에 참여할 경우 비교군이 생기고 노하우가 쌓이는만큼 THE CFO는 여러 이사회에서 각광 받아온 사외이사들의 면면을 들여다 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06일 08: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변대규 휴맥스홀딩스 회장(사진)은 벤처 1세대를 대표하는 인물이다. 40여년 전 휴맥스 전신인 건인시스템을 창업해 노래방 반주기 사업부터 TV 셋톱박스 사업에 이르기까지 가시적 경영 성과를 내며 지금의 휴맥스 그룹으로 키워냈다. 변 회장을 향한 러브콜은 곳곳에서 쏟아졌고 이는 20년에 가까운 여러 회사의 이사회 활동 이력으로 이어지고 있다.◇ 경영부터 정책까지 아우르는 살아있는 벤처신화
휴맥스홀딩스 최대주주이기도 한 변대규 휴맥스홀딩스 대표이사 회장은 이사회 의장도 겸임하고 있다. 대표이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한 것에 대해 휴맥스홀딩스 측은 '계열회사 전체 전략적 의사결정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변 회장은 경영위원장과 임원인사위원장 등 이사회 산하 소위원회 위원장직을 겸하고 있기도 하다.
변 회장은 휴맥스와 알티캐스트, 누빅스 등 휴맥스홀딩스 산하 계열사 이사회에도 참여, 헤당 계열사 의장직에도 이름을 걸어놓고 있다. 휴맥스홀딩스의 계열사는 지난 9월 말 현재 총 19개인데, 변 회장은 휴맥스홀딩스를 통해 전 계열사에 지배력을 행사함과 동시에 주요 계열사 이사회에 직접 참여함으로써 경영권 역시 확보하고 있는 셈이다.
1960년생인 변 회장은 우리나라 벤처 1세대를 상징하는 인물 중 한 명이다. 서울대 계어계측공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까지 취득한 그는 1989년 현 휴맥스 전신 건인시스템을 창업, 노래방 반주기 사업에 이어 그 다음 TV 셋톱박스 사업도 성공시켰다. 이후 인수합병을 통해 모빌리티 서비스 사업으로 세를 불려왔다.
벤처신화의 주인공으로 이름을 알린 변 회장은 이후 내로라하는 기업들로부터 러브콜을 받았다. 대부분 기업들은 사외이사를 기용할 때 대학교수나 전직 공무원, 변호사 혹은 회계사 등 전문직 출신 인사를 찾곤 하지만 이는 이해상충 이슈를 피하기 위한 일종의 절충안으로 경영 경험이 풍부한 인사에 대한 선호도는 더 높을 수밖에 없다.
그가 거쳐온 기업은 다양하다. 2001년 SK텔레콤 사외이사로 기용돼 2007년까지 재직했으며 2011년 포스코 사외이사를 맡아 2013년까지 일했다. 2012년에는 법인 서울대 초대 이사로 이사회에 참여해 2014년까지 근무했다. 벤처기업협회 부회장과 벤처리더스클럽 회장, 한국공학한림원 부회장, 국가과학기술위원회 민간위원 등도 역임했다.
◇ 네이버에서 지금 임기 채우면 의장으로만 '10년'
가장 최근에 맡은 외부 직책은 네이버 이사회 의장이다. 변 회장은 2017년 네이버 이사회에 기타비상무이사 자격으로 합류하면서 동시에 이사회 의장직을 맡았고 그 두 번의 재선임 과정을 거쳐 올해로 7년째 의장직을 유지하고 있다. 기타비상무이사는 사외이사와 달리 겸직과 임기에 제한이 없다. 변 회장의 의장 임기는 내년 3월 만료된다.
네이버가 외부 인사에게 의장직을 맡긴 건 변 회장이 처음이다. 네이버 의장직은 2004년부터 줄곧 창업주인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가 맡아왔다. 사내이사 3명과 사외이사 4명 등 7명의 이사로 이사회를 꾸렸던 네이버는 사외이사 중 의장을 선임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외부 겸직이 많은 변 회장을 기타비상무이사로 기용해 거버넌스 변화를 꾀했다.
네이버 측은 '(변 의장의) 진취적 벤처 정신과 해외진출 추진력, 글로벌 기업을 키워낸 역량'을 평가하면서 '다양한 경력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글로벌 기술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변 회장의 의장 재직 기간 네이버는 금융과 쇼핑 등 분야로 외연을 확대했고 일본과 미국 시장에서도 속속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특히 한성숙 전 대표 체제에서 최수연 현 대표 체제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변 회장 중심의 이사회는 자기 나름대로의 독립성을 유지했다는 평가다. 네이버 이사회 내 외부인사 중 재직 기간이 가장 긴 변 회장은 현재 리더십&보상위원회와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등 이사회 산하 소위원회에도 참여하면서 이사회 경영을 주도하고 있다.
지난해 9월 말 현재 네이버의 최대주주는 지분 8.24%를 가진 국민연금이다. 블랙록자산운용의 펀드가 5.05%로 2대주주 지위에 올라있으며 소액주주가 가진 지분은 75.61% 로 소유 구조가 분산돼 있다. 지난해 3월 정기주총에서 변 회장의 두 번째 이사 재선임 안건에 반대 혹은 기권 의결권을 행사한 주식 비중은 전체의 13.7% 수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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