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사 생크션 리스크]위메이드, 20년 넘게 중국서 법적다툼대표작 '미르2' 인기 뜨거워, 현지 퍼블리셔와 갈등…소송만 100여건 이상 치러
황선중 기자공개 2025-01-06 11:24:54
[편집자주]
국내 게임사에 중국 시장은 기회의 땅인 동시에 위기의 땅이다. 수억명의 소비자가 있는 중국에서 게임이 흥행하면 단숨에 실적을 끌어올릴 수 있다. 하지만 '판호'로 대표되는 깐깐한 규제가 언제든지 성장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불안 요소다. 더벨은 중국 진출을 도모하는 게임사가 겪을 수 있는 생크션(Sanction) 리스크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26일 07: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시다시피 중국은 정치적·정책적 리스크가 많고 게임이 성공해도 제때 돈을 받지 못하는 문제가 많다."지난 5월 위메이드 창업주 박관호 대표는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중국 시장에 대해 이같이 평가했다. 중국 시장은 높은 불확실성 탓에 사업 계획을 보수적으로 세울 수밖에 없다는 뜻이었다. 또한 중국서 게임을 유통하기 위한 허가권인 '판호'에 대해서도 "우리의 노력보다는 한·중 양국의 정치·경제적 상황에 따라 부침이 심하다"라고 했다.
◇위메이드, '로열티 미지급' 사태 겪어
박 대표가 말한 대로 위메이드가 중국에서 사업을 전개하는 과정은 평탄치 않았다. 처음 중국에 진출했던 시기는 2001년이다. 위메이드는 액토즈소프트와 함께 개발한 PC게임 <미르의전설2>를 필두로 중국을 공략했다. 현지 반응은 뜨거웠다. 출시 1년도 지나지 않아 최고 동시접속자 70만명에 육박할 정도로 흥행돌풍을 일으켰다.
하지만 빛이 있는 만큼 그림자도 있었다. 출시 이듬해인 2002년부터 걸림돌이 나타났다. 우선 <미르의전설2> 중국 서비스를 담당하던 중국 퍼블리셔가 위메이드와 액토즈소프트에 로열티를 지급하지 않는 사태가 발생했다. 당시 중국 퍼블리셔는 액토즈소프트의 불찰로 불법 서버가 등장한 탓에 게임 이용자수가 급감했다는 점을 문제삼았다.
당시 위메이드 매출구조를 살펴보면 중국 퍼블리셔가 현지에서 <미르의전설2>를 서비스하며 우선적으로 모든 매출을 거둔 뒤 일부를 게임 개발사인 액토즈소프트에 로열티 명목으로 지급했다. 그다음 액토즈소프트가 중국 퍼블리셔로부터 받은 로열티 일부를 공동 개발사인 위메이드에 지급하는 구조였다.
업계 관계자는 "다른 나라라면 국내 게임사가 현지에 법인을 설립해 게임을 직접 서비스하면 되지만, 중국에서는 판호를 받기 위해서라도 현지 퍼블리셔의 손을 잡을 수밖에 없다"면서 "국내 게임사로서는 중국 퍼블리셔와 수익도 양분해야 하고, 설령 양사 간 갈등이 발생하면 로열티를 받지 못할 수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크고 작은 저작권 소송도 골치
중국 사업이 더욱 힘들어졌던 시기는 2004년이다. 당시 <미르의전설2> 중국 퍼블리셔는 공동저작권자였던 액토즈소프트를 인수했다. 액토즈소프트가 갖고 있던 <미르의전설2> 저작권 지분 50%가 사실상 중국으로 넘어간 것이다. 이때부터 <미르의전설2> 저작권을 둘러싼 각종 문제가 본격적으로 터지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미르의전설2>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새로운 게임을 개발하고 싶다는 게임사가 나타났을 경우 공동저작권자인 위메이드와 액토즈소프트가 수익을 어떻게 배분해야 하느냐를 두고 분쟁하는 경우가 많았다. 위메이드의 허락을 받지 않고 무단으로 <미르의전설2>를 표절한 중국 게임도 난립했다.
이때부터 위메이드는 액토즈소프트를 비롯한 다수의 중국 업체들과 100건 이상의 법적다툼을 진행했다. 법적분쟁 장기화로 늘어난 소송비용은 수익성을 갉아먹었고, 회사 이미지 손상이라는 보이지 않는 피해도 입었다. 업계 관계자는 "매출을 책임지는 핵심 게임이 저작권 분쟁을 겪는 상태라면 투자자 유입에도 악영향을 미친다"라고 했다.
다만 위메이드는 지난해 8월 액토즈소프트에 <미르의전설2>, <미르의전설3> 중국 지역 라이선스 사업권을 넘기는 대가로 5년간 매년 1000억원씩 받기로 합의했다. 두 공동저작권자의 합의가 이뤄지면서 갈등은 잦아들었지만, 과거부터 진행되던 법적공방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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