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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사해, 뱀띠 오너십 줌인]SPC 허진수, '글로벌 깃발 확대' 외형 성장 드라이브부친 이어 파리크라상 2대 주주, 해외사업 총대 '적극적 투자'

변세영 기자공개 2025-01-06 07:55:15

[편집자주]

2025년 을사년, 푸른 뱀을 뜻하는 ‘청사해’가 도래했다. 예로부터 뱀은 상황에 맞는 기민한 행동력을 탑재한 지혜의 상징으로 여겨져 왔다. 내수경기 침체 속 글로벌 강달러라는 이중고에 휩싸인 유통가 뱀띠 오너들은 저마다 새로운 전략으로 위기관리에 집중하며 한 단계 도약을 시도하고 있다. 더벨은 청사년을 맞아 올 한해 주목할 뱀띠 기업인 오너들을 살펴보고 향후 과제 등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02일 12: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허진수 파리크라상 사장은 청사해 뱀띠 기업인(1977년생)을 대표하는 인물이다. 허영인 회장의 장남으로서 명실상부 SPC그룹을 이끌어갈 넥스트 총수로 평가받는다. 허 회장의 재판으로 인한 경영 공백 속에서 허진수 사장은 부친의 빈자리를 채우며 미래 비전인 글로벌 사업을 확장하는 데 매진하고 있다.

◇미국에 글로벌 최대 공장 설립 가시화, 허진수 사장 리딩

식품업계에 따르면 SPC그룹은 미국 텍사스 주에 제빵공장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약 1억6000만 달러(한화 2355억원)를 투자해 중국 텐진 공장과 말레이시아 공장을 뛰어넘는 최대 생산기지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공장설립은 허진수 사장(사진)이 직접 현지 관계자들을 만나 협상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다.

미국에 빵공장을 세우는 작업은 물류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북미사업을 더욱 키우기 위한 취지다. 현지 공장에서 빵을 생산해 인근으로 제품을 보다 빨리 공급할 수 있어서다. 허 사장은 2030년까지 북미 지역에 파리바게뜨 1000개 매장 개설을 목표로 설정한 상태다.

SPC그룹의 대표 브랜드인 파리바게뜨는 2004년 중국 진출을 시작으로 글로벌 사업을 시작했다. 현재 미국, 캐나다, 영국, 프랑스, 중국, 베트남 등 14개국에서 600여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해외 진출 시 현지 환경에 맞게 직진출과 조인트벤처(JV), 마스터프랜차이즈(MF) 등을 적절하게 섞어서 운영한다.

해외사업을 주도하는 인물은 허영인 회장의 장남 허진수 사장이다. 허 사장은 지난 2005년 파리크라상에 입사해 경영 수업을 받았다. 이후 2014년 글로벌BU장을 역임하며 해외사업에 집중해 왔다. 2022년을 기점으로 파리크라상 사장으로 승진하며 경영 전면에 나선 상태다.

글로벌 사업은 허영인 회장이 오랜 기간에 걸쳐 가장 집중한 영역이기도 하다. 그간 허 회장은 해외 매장을 직접 둘러보고 대통령 해외 국빈방문 행사에 동행하는 등 현장경영에 앞장서 왔다. 그러다 노조 탈퇴 강요 혐의로 구속기소 되면서 사실상 외부 활동이 올스탑됐다. 현재는 보석 상태다.

허진수 사장은 부친의 공백을 채우며 후계자로서의 면모를 강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허 사장은 지난해 9월 윤석열 대통령 체코 방문 당시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하는가 하면 지난해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파리에서 주최한 현지 만찬에 초대되어 참석하는 등 안팎을 누볐다.

SPC 관계자는 “미국 공장은 현재 막판 조율 중으로 해당 부분이 결정되면 구체적인 착공 시기 등이 정해질 것 같다”라면서 “말레이시아 공장도 1월 초 완공을 앞두고 있다”라고 말했다.

◇추후 계열분리 가능성도

허진수 사장은 대내외적 활동을 비롯해 이미 지분율 측면에서도 승계구도에서 앞서가고 있다. 2023년 말 기준 허 사장은 SPC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수행하는 파리크라상 지분 20.33%를 보유한 2대주주다. 동생인 허희수 부사장은 12.82%다.

직급도 다소 다르다. 동생인 허희수 부사장의 경우 형보다 2년 늦은 2007년에 파리크라상에 입사했다. 이후 파리크라상 마케팅본부장 등을 거쳐 현재는 비알코리아 전략총괄임원을 맡고 있다. 허진수 사장이 그룹 중심축인 파리바게뜨를 맡고 허희수 부사장이 IT를 포함한 신규브랜드 등을 책임지는 구조다.

일각에서는 훗날 ‘계열분리’ 가능성에 대한 전망이 나오기도 한다. 파리바게뜨를 비롯한 제빵사업을 허진수 사장에게 승계하고 던킨(비알코리아)과 쉐이크쉑 등 외식사업과 섹타나인(IT)을 허희수 사장에게 넘기는 방식이다. 실제 파리크라상이 2023년 12월 파리크라상에 속한 쉐이크쉑 사업부를 별도법인 ‘빅바이트컴퍼니’로 분할하며 회사를 떼어낸 것도 교통정리 차원이 아니냐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비알코리아의 주주구성을 보면 허영인 회장과 허진수·허희수 형제가 도합 66.67% 지분을 보유한다. 미국 배스킨라빈스(Baskin-Robbins International LLC)가 33.3%를 갖는다. 정확한 지분구조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허영인 회장과 허진수 사장이 보유한 비알코리아 지분과 허희수 부사장이 보유한 파리크라상 지분을 스왑하면 어느정도 노선 정리가 가능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허진수 사장이 해외 현장 곳곳을 누비며 허영인 회장과 비슷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 같긴 하다”라면서 “허 회장의 법률 리스크가 어느 정도 해소되어야 승계작업이 뚜렷하게 윤곽이 나타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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