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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승부수]'IPO 사활' SLL, 사업성 입증했지만…수익·재무 '넘을 산'상장 시한 앞으로 1년 3개월…사업다각화 모색, 체질개선 총력

이지혜 기자공개 2025-01-07 10:01:00

이 기사는 2025년 01월 03일 16: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LL(에스엘엘중앙)의 올해 최대 승부수는 IPO(기업공개)를 위한 체력 만들기가 거론된다. 지난해 주관사를 선정하고 실사를 진행하는 등 상장 채비에 들어갔지만 막상 이를 본격화하지는 못했다. 업황 침체가 장기화한 데다 실적도 좀처럼 개선되지 않은 탓이다.

올해도 그리 호락호락하지는 않다. 작품 제작비가 갈수록 오르고 있다. 과거 인수했던 해외 제작 자회사의 적자도 이어져 부담이다. 다만 SLL은 체질 개선과 수익성 강화를 이끌어 IPO까지 한 발작 더 나아가겠다는 다짐이다.

◇IPO까지 사업다각화로 돌파구 모색

3일 중앙그룹에 따르면 홍정도 부회장은 전일 2025년 신년사를 발표했다. 가장 강조한 것 중 하나는 SLL의 IPO였다. 그는 “IPO까지 몇 계단 남지 않았다”며 “성공적 상장을 위해 글로벌 IP(지적재산권) 파워하우스를 목표로 신규 IP사업을 육상하고 드라마와 영화를 넘어 사업영역을 확장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실제 SLL은 최근 영역 확장에 적극 나서고 있다. 영화, 드라마 등 주력사업 외에 K팝으로 영역을 넓히는 중이다. YG플러스와 공동 투자 형식으로 아이돌 전문 기획사 언코어를 설립했다.


SLL은 언코어를 통해 JTBC 방송 중인 서바이벌 오디션 ‘PROJECT 7(프로젝트 7)’에서 최종 선발된 멤버를 중심으로 매니지먼트 활동을 시작한다. 이후 음원, 음반, 공연, IP사업으로 영역을 넓힐 계획이다.

그간 사업양상과 사뭇 다르다. SLL은 1999년 설립돼 영화, 예능 등 콘텐츠 유통과 드라마 제작을 주요 사업으로 영위해왔다. 중앙계열 회사의 콘텐츠 유통 대행을 전담하며 드라마 제작시장에서 제작편수 기준 2위의 시장 지위를 보유했다.

SLL이 사업을 다각화하는 건 영화, 드라마 등 주력사업에서 성장돌파구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는 탓이다. OTT시장 부진에도 불구하고 작품제작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지만 막상 이련 경쟁력이 수익으로 이어지지 않아 고전하고 있다.

지난해 들어 3분기까지 영업적자를 이어갔다. 이 기간 연결기준 영업적자는 293억원에 이른다. 전년 동기 영업적자는 80억원이었다.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순손실은 447억원이다.

◇해외 제작 자회사 발목, IPO 시한 '촉박'

SLL이 과거 드라마 제작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인수했던 제작사가 부담이 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 SLL 자체는 실적이 양호하지만 종속회사들 탓에 적자를 보는 상황으로 나타났다. 별도 영업이익은 흑자인데 연결기준 수익성 지표는 일제히 적자다.

나이스신용평가는 “글로벌 OTT의 영향력이 확대되면서 콘텐츠 제작원가가 상승하고, 해외 자회사의 저조한 실적으로 사업기반이 약화하며 영업적자가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2024년 3분기 SLL 실적

SLL이 산하 제작사를 공격적으로 늘렸던 건 2021년 이후다. 당시 프리IPO로 약 400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는데 이 돈으로 드라마나 영화 제작사를 공격적으로 인수했다. 이렇게 인수한 제작사로 BA엔터테인먼트, 퍼펙트스톰필름, 스튜디오버드, 미국 할리우드 콘텐츠 제작사 wiip(윕) 등이 있다.

이 중 '윕' 사정이 가장 좋지 않았다. 당초 SLL은 윕을 미국 공략의 전초기지로 삼으려 했지만 계획대로 되지 않았다. 2021년 인수된 이후 윕의 공개 작품 수는 해마다 줄었고 SLL에 고정비 부담을 안겼다.

캡티브 매출은 줄고 제작비 부담과 자회사 적자까지 겹치면서 SLL의 재무건전성도 갈수록 약화 추세다. 2021년 말 79.7%였던 부채비율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172.9%까지 상승했다. 총 차입금이 같은 기간 2391억원에서 3772억원으로 불어났다.

이에 따라 SLL의 IPO 계획은 올해도 달성하기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다. SLL은 2021년 프리IPO를 진행하며 투자자에게 "3년 내 IPO를 진행하고 최대 2년까지 상장 시일을 미룰 수 있다"고 약정했다. 조건대로라면 SLL에게 주어진 IPO시한은 2026년 3월이다. 당시 SLL의 밸류는 1조6300억원으로 평가받았다.

SLL 관계자는 “IPO를 서두르는 상황은 아니다”며 “시장 상황을 지켜보며 신중하게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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