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우기술은 지금]김윤덕 체제 9년, 클라우드에서 멈춰버린 신사업⑤2016년 부임 후 IDC 집중…2023년 끝낸다던 사업 작년에야 시작
최현서 기자공개 2025-01-09 07:45:31
[편집자주]
다우기술은 1세대 IT 벤처 타이틀을 갖고 있다. 역사가 40년으로 상당하다. 외산 소프트웨어(SW)의 한글화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지만 이제는 키움증권이란 '금융'을 메인 사업으로 한다. 그룹 내에서 설 자리가 조금씩 줄어들고 있는 근본 사업 IT 부문은 내부거래를 통한 성장 외에 전망이 불투명하다. 이에 따라 다우기술은 그룹의 경영권 계승을 위한 중간다리 역할로 변모하는 모양새다. 다우기술의 현재와 향후 지배구조 및 사업의 재편 방향성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03일 16: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윤덕 다우기술 대표(사진)는 대표적인 '영업통'으로 분류된다. 한국인포믹스, 다우데이타 등에서 소프트웨어(SW) 제품을 공급하는 영업 업무를 맡아왔다. 영업 능력을 인정받은 김 대표는 다우기술 임원 생활 12년만에 대표이사로 부임했다.솔루션 부문 전문가인 김 대표가 부임 후 가장 먼저 시작한 사업은 인터넷데이터센터(IDC) 구축이다. IDC를 바탕으로 클라우드 사업을 펼치겠다는 구상이었다. 마포IDC의 성공적 완공을 이끈 뒤 경기도 용인에 새 IDC를 짓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하지만 2023년 마무리돼야 했던 공사가 지난해 봄에야 시작됐다. 계획이 늘어지면서 비용도 함께 늘어난 상황이다. 아울러 다우기술은 이외에 신사업을 한참 동안 발표하지 않고 있다. 사업 추진 동력이 떨어진 모습이다.
◇승진가도 달린 영업통, 부임 동시에 대규모 투자 단행 시동
김 대표는 1961년생으로 중앙대학교 컴퓨터공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했다. 한국인포믹스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한 그는 다우기술 영업총괄 이사를 거쳐 2001년 다우데이타 시스템사업본부장을 역임했다. 다우기술로 다시 돌아온 건 2004년이다.
김 대표의 이력은 영업으로 채워져 있다. 다우기술에 돌아와 영업담당(상무) 직함을 달았다. 주로 솔루션 부문 공급을 맡았다. 솔루션 부문은 다우기술의 근간이기 때문에 핵심 부서로 꼽힌다. 메시지 서비스 '뿌리오' 등 다우기술의 핵심 매출원이 솔루션 부문으로 분류된다.
김 대표는 비교적 빠르게 승진을 거듭했다. 복귀 2년만에 전무로 승진한 김 대표는 2009년부터 다우기술 이사회에 합류했다. 2013년 부사장을 거쳐 2016년 대표가 됐다. 2017년에는 대표이사 사장이 됐다.
솔루션 사업의 이해도가 높은 김 대표가 부임 이후 추진한 업무는 '클라우드 사업 강화'였다.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한 사업군만 끌어가는 전략을 취했던 전임자와 다른 행보였다.
2015년까지 다우기술을 이끈 김영훈 전 대표는 핵심 사업인 메시징 서비스 강화에만 주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SK네트웍스서비스, 위드웹으로부터 각각 B2B, B2C 메시지 사업 영업권을 사들였던 게 대표적이다. 다우기술은 이미 2006년부터 메시징 서비스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었다.
뒤를 이어 부임한 김 대표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기반 시설 구축에 힘을 줬다. 클라우드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방대한 크기의 데이터를 감당할 수 있는 IDC가 필수다.
김 대표는 2016년 8월 자체 IDC를 마포에 설립했다. 마포IDC는 기존의 가산, 서초 등 3개의 센터를 묶어 운영하는 지휘통제소 역할을 하고 있다. 다우오피스의 클라우드형 서비스, 다우기술의 첫 서비스형 인프라(IaaS) 제품도 마포IDC를 통해 구현했다.
2021년에는 새로운 IDC 구축을 위한 투자를 결정했다. 초기 계획은 2023년 8월 말까지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에 위치한 '죽전디지털밸리'에 '죽전IDC'를 세우는 것이었다. 투자 금액은 2234억원이다. 마포IDC와 비슷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됐다.
◇늦어지는 새 IDC 건립, 떨어진 새 먹거리 추진 동력
하지만 계획에 따라 이미 끝나야 했던 죽전IDC 구축은 이제서야 시작됐다. 다우기술은 지난해 5월이 돼서야 첫 삽을 떴다.
2022년 사업보고서를 통해 죽전IDC 구축 사업 종료 시기를 2023년 12월 31일로 기재했지만 지난해 3분기 보고서에는 내년 12월 31일로 일정이 지연됐다고 기재했다. 구축 비용은 기존 대비 69.7% 늘어난 3790억원까지 불어났다.
다우기술 관계자는 "죽전IDC 건축부지 인근에 주거단지나 학교가 있다보니 주민들의 민원이 들어온 게 있다"며 "용인시와 주민 등과 함께 협의를 하다보니 건축 인가가 이제서야 났다"고 말했다. 이어 "공사 기간이 길어지다보니 공사 원자재 가격 등이 인상됐다. 그로 인한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의 핵심 사업인 클라우드 인프라 구축 사업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는 가운데 클라우드 인프라 강화 외에 다우기술이 뚜렷하게 추진하고 있는 신사업도 없는 상황이다.
다우기술은 2018년 사업보고서부터 IT 사업 부문의 현재 사업 추진 현황, 앞으로의 새로운 사업 등을 기재하지 않고 있다. 1998년부터 2017년까지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사업보고서를 통해 신규 사업을 설명해왔던 것과는 다르다.
대신 예전처럼 기존 사업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튼 것으로 보인다. 2022년부터 지난해 3분기에 걸쳐 완료된 연구·개발(R&D) 내용에 따르면 다우기술은 로 다우오피스, 사방넷 등 기존 서비스에 기능을 더하거나 사용성을 개선하는 프로젝트 위주로 진행했다. 대규모 투자를 통해 전임자와 다른 행보를 보였던 2016년의 모습은 사실상 사라졌다.
다우기술 관계자는 "기존 사업에 대한 안정성을 기반으로 확장하자는 기조를 갖고 있기 때문에 획기적인 신사업을 하겠다는 계획은 현재 없다"며 "인공지능(AI)이 대세이기 때문에 현재 다우기술의 서비스에 AI를 단계적으로 붙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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