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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세아 편입 2년 쌍용건설]흑자 비결 '원가율 개선'…제조업 DNA 이식①'코로나19 여파' 해외현장 공사비 증액, '밸류 엔지니어링' 통한 체질개선 주력

박새롬 기자공개 2025-01-22 07:58:43

[편집자주]

올해로 창립 48주년을 맞은 쌍용건설은 숱한 난관을 겪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건설업 불황의 파고를 넘지 못하고 글로벌세아그룹에 인수된 것도 그 중 하나다. 김웅기 글로벌세아그룹 회장은 당시 쌍용건설의 옛 명성을 되찾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룹의 우산 속에서 쌍용건설은 재도약 할 수 있을까. 더벨은 글로벌세아에 인수된 이후 지난 2년간 쌍용건설의 실적·재무 변화를 비롯해 국내와 해외사업 시너지에 대해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17일 07시2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글로벌세아그룹에 편입된 쌍용건설이 원가율 개선과 관리비 절감으로 2년 연속 흑자를 달성할 전망이다. 해외 준공 지연 현장에서 발주처와 협상으로 공사비 증액을 이끌어낸 게 주효했다. 또 국내외 현장의 공사원가 및 일반관리비를 절감한 노력이 영업흑자로 이어졌다. 대형 건설사들의 원가율이 95%를 넘기는 시기에 큰 폭의 원가율 개선을 이뤄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쌍용건설이 이같은 흑자 기조를 앞으로도 어이갈 수 있을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과거 두바이투자청에 인수된 이후에도 일시적으로 수익성이 개선됐으나 코로나19 영향으로 실적이 다시 악화했던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쌍용건설은 고금리, 원자재값 인상 등이 겹친 건설업황 침체기에 국내외 현장에서 원가율 개선을 이뤄낸 만큼 앞으로도 수익성을 견지해 나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공사비 증액·관리비 절감' 원가율 개선

쌍용건설은 지난 2023년 영업이익 흑자전환에 이어 2024년도 영업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앞서 2021년 영업손실 1108억원, 2022년 영업손실 450억원을 기록했으나 글로벌세아에 인수된 이후 2023년 영업이익 318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건설 현장의 관리비 감축과 설계변경 등에 따른 원가개선이 이뤄진데 더해, 업무 프로세스 개선 등을 통해 높아진 공사원가를 감당할 수 있었다.

지난 2023년에도 두바이 아틀란티스 더 로열 공사 현장에서 큰 손실이 반영될 수 있었으나 공사비 증액이 결정되며 손실 폭이 줄었다. 다른 국내외 건축 현장에서도 공사원가 및 일반관리비를 절감하며 흑자전환을 달성할 수 있었다.

글로벌세아에 인수되기 전 쌍용건설의 실적이 적자를 면치 못했던 건 원가율 관리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2021년 매출원가는 1조4474억원으로 매출(1조4016억원)보다 많았다. 원가율은 103.27%에 달했다. 2022년에는 소폭 개선됐지만 여전히 97.4%로 높은 수준이었다. 신규 공사를 수주해도 관리비 등 비용을 고려하면 이익을 내기 어려웠다.

특히 2021~2022년에는 코로나19로 인해 진행 중이던 해외현장에서 공사를 원활하게 진행하지 못했다. 당시 타 건설사 대비 국내 현장보다 해외 현장이 많은 편이었어서 감수해야 하는 손실이 적지 않았다. 예컨데 2015년 12월 수주했던 두바이 아틀란티스 로열호텔 공사도 2021년 준공을 목표로 했지만 코로나19로 공사 지연과 사업비 증가로 어려움을 겪었다.

이처럼 기존에 수주한 해외현장에서 코로나19 이후 물류 대란과 불확실성 증가로 인해 공사일정이 연기되거나 중단되는 등 사례가 발생했다. 입국제한 등 국가 봉쇄로 인해 인력·자재 등의 조달에 차질을 빚고 발주국가의 공사 중지 및 사업 현장의 축소 운영이 이뤄졌다. 이로 인해 공기가 연장되고 발주처와 공사비 증액 등 계약변경 협의도 지지부진했다.

그러다 2023년 이후 해외 현장이 마무리되고 글로벌세아 체제 아래 원가 절감을 통해 국내외 사업에서 수익성을 개선했다. 2021년 100%를 넘어선 원가율도 2년 만에 92.34%로 개선됐다. 아틀란티스 로열호텔 사업을 비롯해 두바이 데이라 워터프런트 공사, 싱가폴 우드랜드 종합병원, 두바이 하얏트 센트릭 호텔 등의 공사도 2023년에 마무리하면서 손실 폭을 줄일 수 있었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대부분 사업현장에서 불필요한 지출을 없애 관리비를 절감했고, 건축공사 설계변경 등을 통해 공사비를 올려 수익성을 개선했다"며 "손실이 예상됐던 두바이 호텔 공사비가 증액되고, 코로나19로 인해 손실을 기록해왔던 해외 대형 건축현장이 대부분 마무리됐다"고 말했다.

◇과거 인수 후에도 '반짝 흑자'…글로벌세아식 체질 변화 '진행 중'


쌍용건설이 원가율 개선을 통한 수익성 향상 기조를 앞으로도 지속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과거에도 대내외 변수에 영향을 받으면서 실적 개선과 악화를 반복해왔기 떄문이다.

두바이투자청에 인수된 직후인 2016년 원가율이 전년 107.8%에서 89.19%로 낮아지는 등 일시적으로 큰 폭의 실적 개선을 이뤄내기도 했다. 모기업이던 두바이투자청에서 발주한 대형공사들을 양호한 원가율에 수주한 영향인데, 이후 실적이 다시 하향세를 그린 바 있다.

쌍용건설은 그러나 글로벌세아그룹에 편입된 이후 추진하고 있는 체질개선을 통해 실적 변동성을 줄여나가고 있다는 입장이다. 쌍용건설의 최고재무관리자(CFO) 역할을 맡고 있는 이호진 재무담당 임원이 체질개선에 힘을 보태고 있다. 그는 웅진홀딩스 전략기획실을 거쳐 글로벌세아에서 재무팀 부장을 맡았던 인물이다.

쌍용건설은 글로벌세아 체제 이후 각 현장에서 공기 단축과 공사원가 절감을 위해 '밸류 엔지니어링(Value Engineering, VE)'에 집중했다. 일반적으로 VE는 제품이나 서비스의 가치를 높여가는 공법을 뜻한다. 이를 위해 본사 설계 및 시공분야에서 각 현장마다 경험과 전문성을 가진 인력을 모아 일종의 태스크포스팀(TFT)을 구성했다.

설계 기술팀에서는 공사 전 설계상 최적의 공법이 없을지 추가적으로 검토하고, 최신 건설환경 변화에 따라 더 나은 설계를 지속적으로 검토한다. 평면 및 외관 개선, 커뮤니티시설·조경 개선 등을 통해 상품성을 높일 수 있는 설계변경을 통해 공사비를 높여 발주처에 제안, 이 내용이 적용되면서 추가 수익을 창출하는 형태다.

시공 분야에서는 유사 현장을 경험해본 전문 인력을 활용해 원가 개선을 위한 아이디어를 도출해냈다. 공사원가를 절감할 수 있는 대안 자재 및 공법을 검토해 원가를 개선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기존에도 밸류 엔지니어링을 고민해왔지만 글로벌세아 인수 이후 전사적으로 중요성이 더 강조되면서 더 나은 설계 및 시공 공법에 대해 철저히 검토하고 적용하게 되며 수익성을 높일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전 직원이 합심해 체질개선과 수익성 개선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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