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5]문혁수 LG이노텍 대표 "연말 유리기판 시제품 양산"북미 고객향 FC-BGA 양산 돌입, 첨단로봇 시장 진출 예고
김도현 기자공개 2025-01-14 07:58:23
이 기사는 2025년 01월 13일 15: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이노텍의 '넥스트 스텝'인 반도체 기판 사업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투자 이후 의미 있는 성과가 가시화하면서 추후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상태다. 추격자 입장인 만큼 여전히 녹록지 않은 상황이나 물꼬를 튼다면 다양한 기회가 파생될 것으로 관측된다.모바일에서 자동차로 범위를 넓힌 카메라 모듈 역시 로봇으로 또 다른 영토 확장을 모색 중이다. 엔비디아, 테슬라 등과의 접점이 형성될 수 있는 시장이다. 중장기적으로 LG이노텍의 신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할 잠재력이 충분한 영역으로 여겨진다.
◇반도체 패키징 시대 계속, 구미 공장 본격 가동
반도체 공정 수준에 급격하게 높아지면서 전공정보다 후공정(패키징, 테스트)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다양한 반도체를 합치고 붙이는 식으로 성능을 높이고 있어서다. 이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하는 반도체 기판 산업이 각광받는 분위기다.
문혁수 LG이노텍 대표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5'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올해 말부터 유리(글라스)기판 시양산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유리기판은 차세대 반도체 기판으로 꼽힌다. 기본 플라스틱 소재 기판 대비 우수한 특성으로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첨단 반도체용으로 주목받고 있다. 아직 상용화한 곳은 없다. 업계에서는 이르면 2~3년 후부터 본격 도입될 것으로 보고 있다.
문 대표(사진)는 "유리기판은 (2~3년 후) 통신용 반도체를 시작으로 (5년 뒤) 서버용 반도체 등에 쓰일 것"이라면서 "무조건 가야 되는 방향이고 여러 업체가 양산 시점을 저울질하고 있다. 우리도 이제 장비 투자에 들어가서 준비할 것이다"라고 전했다.
LG이노텍은 구미사업장에 유리기판 파일럿 라인을 구축할 계획이다. 당장 일정은 다소 느린 편이나 앞으로 SKC(앱솔릭스), 삼성전기 등과 경쟁 체제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해당 지역에서는 새 먹거리로 낙점한 FC-BGA가 양산 중이다. FC-BGA는 기존 LG이노텍이 다루는 FC-칩스케이패키지(CSP) 등 대비 고성능, 고난도 제품이다. 현존 반도체 기판 중 가장 고부가가치다. 유리기판 상용화 전까지 대세를 이룰 전망으로 향후에도 공존할 가능성이 크다.
LG이노텍은 2022년 뛰어든 뒤 6개월 만에 구미 2공장에서 네트워크 및 모뎀용 FC-BGA, 디지털TV용 FC-BGA 생산에 착수했다. 이후 LG전자로부터 구미 4공장은 인수해 전용 라인을 구축했다. 작년 말부터 4공장에서 빅테크에 납품할 FC-BGA 양산에 돌입했다.
문 대표는 "(북미 빅테크향) 제품 양산을 시작했고 여러 빅테크와 개발 협력을 추진 중"이라며 "최근에는 수율(완제품 중 양품 비율) 안정화에 집중하고 있다. 이를 좀 더 올리는 과정에서 어려움은 있으나 계획대로 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FC-BGA는 일본, 대만 업체와 삼성전기 등이 선두권에 있다. LG이노텍은 후발주자로 이제 막 걸음마 단계다. 당분간 팔로업해야 하는 입장이나 관련 노하우와 기술력은 갖춘 만큼 빠르게 존재감을 드러내겠다는 목표다.
북미 고객과의 협업도 초기 단계지만 일단 손을 잡았다는데 의미를 두고 있다. 문 대표는 "관련 개발 프로젝트가 1년 이상 걸린다. 지금 이야기를 시작했으니 연말되면 (물량 등이) 구체화될 것 같다"면서 "내년부터는 다른 글로벌 기업과도 양산하는 걸 목표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엔비디아가 제시한 휴머노이드 생태계 합류 전망
이번 CES에서 가장 관심을 받은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휴머노이드'를 내세운 바 있다. 이에 따라 AI 다음으로 휴머노이드가 새로운 격전지로 부상하고 있다. 휴머노이드는 인간의 신체와 유사한 모습을 갖춘 로봇을 일컫는다. 로봇에 AI를 적용한 '피지컬 AI'의 완성체가 휴머노이드인 셈이다.
황 CEO는 14곳의 휴머노이드 파트너사를 공개했다. 보스턱다이내믹스, 애질리티로보틱스, 앱트로닉, 샤오펑, 갤봇, 생츄어리AI 등이 대상이다. 이 중 7개 업체 이상이 LG이노텍과 연관이 있다.
문 대표는 "휴머노이드에 카메라 기술이 들어가는데 스마트폰, 자율주행차 등에 투입되는 것과 유사하다. (LG이노텍 카메라 부문이) 연장 선상에서 휴머노이드와 이어질 것"이라며 "14곳 중 절반 이상과 이미 협력 중"이라고 귀띔했다.
LG이노텍은 카메라 원천기술을 바탕으로 사업 간 기술과 경험을 융복합해 차별적 가치를 만들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모빌리티, 로보틱스 등으로 발을 넓힐 예정이다.
문 대표는 "(휴머노이드 관련) 발표할 만한 결과가 나오면 공유할 것"이라며 "LG이노텍의 확장성이 높은 원천기술은 최대 경쟁력이자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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