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interview]"누아, 항공권 유통·관리를 디지털 기술로 혁신"서덕진 대표 "아시아 1등 트래블테크 기업 될 것"…싱가포르·일본 진출 가속
이영아 기자공개 2025-01-20 08:17:24
이 기사는 2025년 01월 15일 07시0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그동안 중소형 여행사는 수작업으로, 대형 여행사는 비싼 서버 구축 비용을 들여가며 항공권을 유통 및 관리해왔습니다. 누아는 여행사가 보다 편하게 항공권을 유통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만들고 있습니다. 구독모델로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서덕진 누아 대표(사진)는 최근 서울 중구 태평로 본사에서 진행한 더벨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누아는 차세대 트래블테크 기업으로 모험자본 시장에서 주목을 받고있다. 최근 설립 이래 처음으로 진행한 시리즈A 투자 라운드는 130억원의 투자금이 몰렸다.
누아는 기술과 데이터로 여행 산업을 혁신하는 '아시아 넘버원 트래블테크 기업'을 꿈꾸고 있다. 강점은 국제항공운송협회(IATA)가 제정한 새로운 항공권 예약·판매 기술 표준 NDC를 보유한 것이다. 취소·환불 등 발권 업무를 자동화해 운영비를 80% 이상 절감시켜준다.
◇연이은 피보팅 끝에 '항공산업'에 주목
1978년생 서 대표는 서울대학교 수학과를 졸업한 뒤 자원관리시스템(ERP) 기업 코엔텍에서 엔지니어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창업 아이템을 물색하기 위해 소프트웨어 기술력을 갖춘 회사로 향했다고 한다. 6년동안 엔지니어로 활동하며 새로운 창업 아이템을 물색했다.
2012년 누아 법인을 설립한 뒤 창업에 도전했다. 첫 아이템은 디지털 교과서 사업이었다. 당시 아이패드를 비롯한 태블릿PC 보급이 활발했고, 디지털 교과서 보급 관련 정부 사업이 활발하게 이뤄지던 시기였다. 시장성이 충분할 것이라 판단했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서 대표는 "생각보다 교육 현장에 디지털 교과서 보급이 빠르게 이뤄지지 않았고, 돈을 벌기 쉽지 않은 비즈니스라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제대로된 시장조사 없이 막연한 예측을 바탕으로 사업을 벌인 것이 패착이었고, 피보팅(사업방향전환)이 절실해졌다"라고 회상했다.
'선배 창업가'로부터 조언을 구하며 새로운 창업 아이템을 물색하기 시작했다. 서 대표는 이동형 싸이월드 창업자의 조언이 가장 큰 힘이 됐다고 전했다. 그는 "데이터에 기반한 명확한 분석을 바탕으로 '되는 시장'을 찾아 나서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언급했다.
2014년부터 시장 조사에 나서던 중 관광 산업에 주목했다. 2013년 이미 방한 관광객 1000만명을 넘어가던 시기였고, 외국인 관광객 증가율은 매년 10% 이상을 기록하고 있었다. 앱(애플리케이션) 마켓에 등록된 관광 서비스도 많이 없어서 기회가 많을 것으로 분석했다.
서 대표는 "당시 구글지도를 이미지로 번역해 서비스하는 단순한 앱만 시장에 나와있는 상황이었고, 별도의 지도기반 여행 서비스 앱을 만들었는데 중국인 관광객을 중심으로 입소문이 났다"면서 "2년동안 150만명이 넘는 이용자가 다운로드했고, 여행 관련 앱 순위 1위에 오르는 등 놀라운 성과를 냈다"고 전했다.
2017년 '사드 사태' 이후 중국인 관광객이 줄어들자 다시 한번 사업 아이템을 피보팅하게 되는 데 그때 주목한 것이 항공권 시장이다. 여행산업에서 손꼽히는 규모를 갖춘 시장이지만 디지털 전환이 느리기 때문에 기술을 접목해 새로운 사업을 전개하기 좋았다.
특히 누아는 제항공운송협회(IATA)가 개발한 항공업계 데이터 표준 NDC(New Distribution Capability)에 집중했다. 항공권을 조회하는 것부터 예약, 발권, 결제 등을 디지털로 전환하기 위한 핵심 기술이다. 누아는 2021년12월 국내 기업 최초 NDC 인증을 받았다.
◇독보적 기술력에 모험자본 러브콜 집중
지난해 누아는 NDC 시스템을 바탕으로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 '누아 오피스'를 선보였다. 누아 오피스는 기존 수작업으로 처리되던 취소·환불 등 발권 업무의 자동화를 돕고, 항공권 뿐 아니라 좌석지정, 기내식, 와이파이 등 다양한 부가 서비스까지 유통할 수 있다.
서 대표는 "항공권 유통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여행사는 극히 일부에 불과했다"면서 "소프트웨어 업체에 의뢰해 시스템을 자체 구축하다보니 비용이 비쌀 수 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소형 여행사가 수작업으로 항공권을 관리하던 이유"라고 덧붙였다.
NDC 시스템을 도입하게 되면 업무 효율성이 높아질 뿐더러 운용 비용도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다. 서 대표는 "기존 항공권 발권 및 변경 작업은 사람이 수작업으로 일일이 명령어를 입력하는 형태로 진행됐는데 이를 자동화하면 효율성이 높아진다"고 언급했다.
누아 오피스는 중소형 여행사를 중심으로 입소문이 나고 있다. 굵직한 대형 고객사도 확보한 상태이다. 일례로 우리카드는 누아와 손잡고 여행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항공 스캐줄 실시간 조회 및 발권, 취소 자동화 기능을 원스톱으로 제공해준다.
서 대표는 "여행사와 카드사를 중심으로 누아 오피스 도입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소형, 대형 여행사 모두가 잠재적 고객군"이라며 "카드사에서 가장 많이 결제되는 항목이 '항공'이기 때문에 관련 고객을 잡고자 하는 수요가 높은 상황"이라고 했다.
모험자본의 러브콜도 이어졌다. 누아는 지난해 12월 130억원 규모 시리즈A 라운드를 성료했다. 설립 이래 첫 외부 기관투자 유치이다. 키움인베스트먼트, 신한벤처투자, 우리금융그룹, 캡스톤파트너스, IBK기업은행, KB증권, 키로스벤처투자, SBA 등이 참여했다.
전세계 표준 기술을 확보한 덕분에 글로벌 진출도 수월하게 진행되고 있다. 싱가포르 법인과 일본 도쿄 현지 사무소를 설립해 아시아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싱가포르항공 및 터키항공과 파트너십을 체결했으며, 일본 저비용항공사(LCC)와의 협력을 강화 중이다.
서 대표는 "항공권은 판매, 유통, 정산이 표준화된 시장이기 때문에 글로벌 진출이 용이하다"면서 "부킹닷컴, 트립닷컴 등 거대 자본으로 무장한 글로벌 기업 공세에서 우리 여행사가 살아남기 위해선 자체적인 기술 경쟁력이 필요하고, 누아가 힘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여행업에 필요한 시스템 제공자(Provider) 역할을 중립적으로 해나가는 글로벌 기업이 되는 것을 꿈꾼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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