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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금융 신설 메리츠, NH증권 회사채 주관 내달 최대 5000억 조달…첫딜 '마수걸이' 수임

백승룡 기자공개 2025-01-31 08:29:58

이 기사는 2025년 01월 23일 12시3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메리츠증권이 부채자본시장(DCM)·주식발행시장(ECM) 등 정통 투자은행(IB) 분야로 영토를 확장하기 위해 올 초 기업금융본부를 신설한 이후 첫 딜(Deal)을 수임했다. NH투자증권의 최대 50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 딜이다.

NH투자증권은 메리츠증권 기업금융본부 수장인 송창하 전무가 지난해까지 몸담았던 증권사이기도 하다. NH투자증권은 한솥밥을 먹던 메리츠 IB를 견제하기보다는 주관사단으로 포함시키면서 먼저 손길을 건넨 것으로 풀이된다.

2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메리츠증권은 전날 NH투자증권과 회사채 발행 대표주관계약을 맺었다. NH투자증권은 내달 21일 3000억원 규모 회사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일은 내달 13일로,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5000억원까지 증액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대표 주관사단으로는 메리츠증권을 포함해 SK증권,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키움증권, 하나증권 등 6개 증권사를 선정했다.

메리츠증권의 이번 회사채 대표주관은 올해 기업금융본부를 신설한 이후 처음 수임한 딜이다. 앞서 메리츠증권은 부동산금융에 편중됐던 사업구조를 다각화하기 위해 DCM·ECM 등 전통 IB 영역으로 사업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으로 이달 초 기업금융본부를 만들었다. 기업금융본부장으로는 NH투자증권 신디케이션본부장 출신인 송창하 전무를 영입했다. 메리츠증권 합류 3주 만에 첫 딜을 따내면서 쾌조의 출발을 알린 것이다.

송 본부장은 “NH투자증권 발행 주관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딜을 진행해 나갈 예정”이라며 “아직 대표주관계약이 체결되지 않아 외부로 공개하기는 어렵지만 여러 대기업들의 공모채 주관사단·인수단 참여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연내 본부 인력을 확충해 나가면서 메리츠증권의 IB 역량을 빠르게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메리츠증권은 정영채 전 NH투자증권 사장도 상임고문으로 영입한 상태다. KB국민카드 출신인 신승원 상무도 이번주부터 메리츠증권 기업금융본부로 출근했다. 신 상무는 기업금융본부 내에서 DCM 부문을 맡아 여신전문금융채, 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 딜을 담당할 예정이다. ‘DCM의 꽃’으로 불리는 일반 회사채 담당 임원도 오는 3월께 합류를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공격적으로 인력을 영입해 나가면서 IB 조직의 완성도를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메리츠증권과 NH투자증권의 우호적인 관계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정영채 전 대표이사와 송창하 전 본부장은 NH투자증권 IB들과 한솥밥을 먹던 사이에서 경쟁 관계로 마주하게 됐다. 다만 NH투자증권은 주관사단으로 메리츠증권을 포함시키면서 ‘견제보다는 협력’으로 관계를 정립하는 모습이다. NH투자증권이 주관사단으로 메리츠증권을 포함시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IB업계 관계자는 “메리츠증권이 NH투자증권으로부터 처음 회사채 딜을 받은 것이 최근의 인력이동과 무관치 않을 것"이라며 “IB는 결국 사람과 네트워크가 전부”라고 말했다. 이어 “NH투자증권 입장에서도 내부 사정을 잘 아는 NH 출신 IB에게 조달을 맡기는 것이 편할 수 있어 ‘윈윈’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2012년~2024년 NH투자증권의 회사채 딜을 수임한 증권사 내역. 메리츠증권이 NH투자증권의 회사채 대표주관으로 참여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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