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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글로벌 정면승부]폭스바겐과 격차 좁힌다…핵심은 '중남미 공략'⑩멕시코 공장, 북미 수출 줄이고 내수 늘려…브라질 판매량 20만대 첫 돌파

박완준 기자공개 2025-02-03 09:23:36

[편집자주]

현대차그룹이 변곡점에 섰다.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생크션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탄탄하게 판매를 이어가던 한국과 유럽, 신흥국 등에서도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다. 중국계 브랜드의 가세로 글로벌 경쟁은 한층 격해지는 모습이다. 현대차그룹은 정면승부를 선택했다. 내연기관 라인업을 확대하고 전치가와 하이브리드 등 친환경차를 공격적으로 내놓는다. 글로벌 ‘톱3’를 넘어 ‘빅2’ 도약을 위해 정면돌파를 선택했다. 더벨은 현대차그룹 현황을 짚어보고 미래 전략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24일 07시4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차그룹이 2년 연속 글로벌 판매량 700만대를 넘어서며 '2강 체제' 입성에 청신호가 켜졌다. 특히 지난해 북미와 중남미에서 판매량을 늘리며 2위 폭스바겐그룹과 격차를 줄이는 등 고무적인 성과를 기록했다. 고금리로 인한 구매 심리 위축과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등이 지속된 가운데 선전했다는 평가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폭스바겐그룹과 격차를 더 좁히기 위해 중남미(멕시코+남미) 공략에 힘을 쏟는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전기차 보조금 폐지에 발맞춰 중남미에서 생산하는 차량을 현지 시장 위주로 판매해 실적을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다만 중국 전기차 브랜드 BYD와 가격 경쟁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폭스바겐그룹과 격차 179만대…추월 전략은 '중남미'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3위에 이름을 올렸다. 비우호적이 대내외 경영환경과 자동차 산업의 피크 아웃 우려에도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현대차 414만1791대, 기아 308만9457대 등 총 723만1248대의 판매고를 거뒀다.

호실적을 거둔 현대차그룹은 2위 폭스바겐그룹과 격차를 좁히는 데 성공했다. 폭스바겐그룹이 주력 시장으로 낙점한 중국에서 고전한 탓이다. 실제 폭스바겐그룹은 지난해 903만대의 판매고를 올렸다. 이는 2023년 대비 2.3% 줄어든 수치며, 현대차그룹과 판매량 차이는 2023년 193만대에서 지난해 179만대로 좁혀졌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중남미 판매량을 늘려 추격 속도를 끌어올린다. 폭스바겐그룹이 지난해 남미 시장에서 15% 성장한 것에 대응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라인업을 확대하는 등 소비자들의 선호에 맞는 산차를 공급해 견제에 나설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의 중남미 판매량이 매년 성장하고 있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멕시코에 기아의 생산공장을 구축해 현지 브랜드 인지도를 확보하고, 판매량을 꾸준히 늘린 영향이다. 실제 현대차그룹의 중남미 판매량은 2020년 27만1000대에서 2021년 38만3000대로 늘어났고, 2023년 44만1000대로 볼륨이 커졌다. 지난해도 3분기 누적 판매량 32만8000대를 기록해 호실적을 거뒀다.

현대차그룹은 트럼프 대통령이 내달부터 멕시코에 대한 관세 25%를 부과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북미 수출량을 줄이고 현지 판매 비중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기아는 지난해까지 멕시코 공장의 연간 생산량 30%가량을 미국에 수출했지만, 올해 비중을 10~20% 수준으로 낮춘다는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멕시코 관세 인상에도 현대차그룹은 공장을 철수하지 않고, 현지 판매를 늘리는 전략을 꾀하기로 했다"며 "북미향 제품은 늘어난 관세에도 오히려 가격을 낮춰 경쟁력을 확보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브라질까지 발 넓힌다…BYD와 '가격 경쟁' 우려

현대차그룹은 중남미 성장세를 브라질까지 넓힐 계획이다. 브라질은 남미 최대 경제 대국으로 글로벌 자동차 시장 6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아울러 브라질 정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의 일환으로 전기차 수요도 급증하고 있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이에 현대차그룹은 전동화 라인업을 확대해 시장 장악력을 키울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은 2012년부터 브라질 내 생산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상파울루 피라시카바에 위치해 있으며 연 생산능력은 21만대, 근무인원은 2500여명, 면적은 축구장 184배 크기인 139만㎡ 규모다. 현지 전략 모델인 크레타를 생산해 꾸준히 시장 점유율을 키워왔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브라질에 대형 플래그십 SUV 팰리세이드와 전용 전기차 모델 아이오닉5를 출시해 처음으로 판매량 20만대를 넘어섰다. 경쟁사인 일본 토요타를 제치고 점유율 기준 4위에도 오르는 성과를 보였다.

현대차그룹은 브라질 시장의 입지를 굳건히 다지기 위해 2032년까지 대규모 투자도 계획하고 있다. 브라질 정부가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5년 대비 50%를 감축하고, 2050년 탄소중립을 달성한다는 목표에 발맞춰 수소 등 친환경 분야, 미래기술에 2032년까지 11억달러(약 1조4600억원)를 투자하는 내용이 골자다.

다만 중국 전기차 브랜드 BYD의 추격이 매섭다. 앞서 BYD는 2022년 처음으로 브라질에 진출해 남미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했다. 현대차그룹과 폭스바겐그룹 등 경쟁사의 전기차보다 저렴한 가격이 현지에서 호평을 받으며 판매량은 급격하게 늘어났다. 실제 BYD는 브라질 진출 2년 만인 지난해 7만6456대를 판매해 점유율 10위권에 진입하는 데 성공했다.

업계 관계자는 "브라질은 BYD가 생산공장도 구축하며 판매량 확보의 주요 거점으로 낙점한 곳"이라며 "현대차그룹과 BYD의 가격 경쟁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이며, 차별화된 기술을 탑재한 현지 전략 모델을 출시해 경쟁력을 제고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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