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16단 HBM3E' 샘플 엔비디아 공급 임박 브로드컴 등과도 논의, HBM4 넘어가기 전 교두보 역할 전망
김도현 기자공개 2025-01-16 09:31:19
이 기사는 2025년 01월 14일 16시1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하이닉스가 새해 들어서도 고대역폭 메모리(HBM) 시장 우위를 이어간다. 차세대 제품 로드맵 역시 앞서 가며 대형 고객을 선점하는 모양새다. 이미 올해 물량은 완판(솔드아웃)된 가운데 경쟁사 추격을 뿌리치고 내년, 내후년에도 현재 지위를 유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14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16단 5세대 HBM3E 시제품을 양산 중이다. 조만간 엔비디아를 시작으로 주요 고객에 납품할 것으로 알려졌다.
HBM은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는 인공지능(AI) 메모리다. 그래픽처리장치(GPU)와 함께 AI 가속기를 이루는 핵심 부품이기도 하다. HBM은 2023년부터 메모리 업계 뜨거운 감자다. 이를 주도하는 건 SK하이닉스다. 관련 사업에서 손을 떼지 않으면서 경쟁력을 유지한 결과 리딩기업으로 부상했다.

SK하이닉스는 작년 11월 16단 HBM3E 개발 소식을 전한 바 있다. 당시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은 "48기가바이트(GB) 16단 HBM3E를 선제적으로 개발 중이다. 패키징 기술은 12단에서 양산성이 검증된 '어드밴스드 MR-MUF(Mass Reflow-Molded Under Fill)' 공정을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간 HBM은 12단이 최대였다. 12단 HBM3E도 SK하이닉스가 최초 타이틀을 획득했다. AI 서버 확장으로 고용량, 고성능 메모리 수요가 올라가면서 12단에서 16단으로 단수가 높아지는 흐름이다.
SK하이닉스는 고객들과 샘플 관련 논의를 거쳐 상반기 중 본 제품을 공급할 것으로 관측된다. 엔비디아는 물론 주문형 반도체(ASIC)로 급부상한 브로드컴, 클라우드 1위 기업 아마존, GPU 2위 AMD 등이 대상이다.
최근 최태원 SK 회장과 곽 사장 등은 'CES 2025' 참석차 미국 출장을 다녀왔다. 최 회장은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회동했고 곽 사장은 현지 고객들과 연이어 미팅을 진행한 것으로 전해진다.
일련의 과정을 통해 최신 HBM 공급시기를 조율한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엔비디아 차세대 AI 가속기 '블랙웰' 제조 이슈 등이 변수다. 마이크론이 16단 HBM3E 양산 준비에 착수한 것도 관전 포인트다. 삼성전자는 아직 구체적인 일정이 정해지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16단 HBM3E보다는 올 하반기부터 개화할 6세대 HBM(HBM4)에 주목하고 있다. 다음 제품과 시점이 멀지 않아 16단 HBM3E 물량이 이전 세대 대비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상반기를 지나면 16단 HBM3E와 12단 HBM4를 교차 구매하는 고객들이 나올 전망이다.
주목할 지점은 '16단'이다. 16단 HBM3E는 16단 HBM4 구현에 대한 레퍼런스가 될 가능성이 크다. 해당 단수를 무리 없이 적층해낸다면 고객의 선택을 받을 확률이 올라간다. 삼성전자가 HBM4에서 반전을 노리고 있으나 SK하이닉스가 16단마저 선점한다면 빈틈 공략이 어려울 수 있다.
SK하이닉스는 이미 중장기 로드맵까지 짜놓은 상태다. 2027년까지 7세대 HBM(HBM4E) 및 고객맞춤형(커스텀) HBM4E, 2030년까지 8세대 HBM(HBM5) 및 9세대 HBM(HBM5E) 양산한다는 계획이다. 이대로면 당분간 SK하이닉스가 HBM 패권을 계속 쥐고 갈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SK하이닉스는 2028년부터 미국 인디애나 첨단 패키징 라인 가동에 돌입한다. 착공 일정은 미정이나 규모가 크지 않아 1년 반~2년이면 준공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내년부터 본격적인 공사에 돌입할 것으로 추정된다. 2028년은 SK하이닉스가 HBM5 양산 개시하는 시점과 맞물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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