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도시정비 경쟁력 점검]DL이앤씨, 바닥부터 훑으며 '단독 입찰'로 성과장시간 공들여 무혈 입성 눈길, 지방에선 'e편한세상' 인지도 활용…낮은 PF 리스크 장점
박새롬 기자공개 2025-02-10 07:35:37
[편집자주]
도시정비 사업에 훈풍이 분다. 정부가 1기 신도시를 중심으로 특별정비계획 수립에 나서는 등 활성화 정책으로 건설경기 회복 지원에 나섰다. 건설사들도 안정적인 먹거리가 될 수 있는 정비사업에 다시 집중하고 있다. 더벨은 도시정비 사업에 뛰어든 주요 건설사의 조직과 인물 그리고 역량 등 경쟁력을 점검해 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2월 07일 08시4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DL이앤씨는 지역별 핵심 정비사업지 위주로 선별 수주를 이어가고 있다. 서울에선 핵심 사업장을 중심으로 하이엔드 브랜드 '아크로(ACRO)' 입지를 확대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지방에선 인지도가 높은 'e편한세상'으로 높은 경쟁력을 이어가고 있다.DL이앤씨는 최근 몇 년간 PF 우발채무 규모를 줄여왔다. 보수적인 평가로 우발채무 리스크를 최소화했다. 2조원에 달하는 넉넉한 현금 보유고도 장점이다. 올해는 이를 기반으로 서울 주요 사업장 수주전에 뛰어든다는 계획이다.
◇선별 수주 기조 강화, 대어급 정비사업 집중
DL이앤씨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도시정비 선별 수주 기조를 이어나갈 방침이다. 건설 경기 침체가 시작된 이후 2년간 신규 수주는 감소하고 있다. 사업성이 우수하고 브랜드 가치를 제고할 수 있는 우량 사업장에만 집중했기 때문이다.
DL이앤씨는 지난해 도시정비 시장에서 1조1809억원의 신규 수주를 확보했다. 잠실우성4차(3817억원), 도곡개포한신(4385억원), 자양7구역(3607억원) 재건축 사업으로 3곳에 불과하지만 사업비 규모가 커서 신규 수주액 1조원을 넘길 수 있었다. 단 10대 건설사 중에서는 정비사업 수주액이 가장 적은 수준이다.
건설경기 침체가 시작된 이후 선별 수주 전략으로 선회한 까닭이다. 2023년 2조3274억원과 비교해도 수주 실적은 절반 가까이 줄었다. 3조~4조원 후반대 규모 수주를 기록했던 2021~2022년 대비하면 감소 폭이 더 크다.
하지만 과거 쌓아둔 수주고 덕분에 지난해 말 수주잔고는 10조7935억원으로 최근 4년 중 가장 넉넉하다. 2021~2022년 8조원대에서 2023년 10조2037억원, 지난해에는 10조7935억원으로 증가했다. 수주 건수를 줄이는 대신 사업비가 큰 우량 사업장 위주로 선별 수주했기 때문이다.
지난해부터는 서울 핵심 지역 중심으로 대형 사업지 수주에 공 들이는 모습이다. 잠실우성4차와 도곡개포한신에서는 하이엔드 브랜드 '아크로'를 앞세워 시공권을 따냈다. 2곳 모두 800가구 이상에 도급비 4000억원 규모로 규모가 큰 사업장이다.
지난해 7월 이후 두 차례 DL이앤씨가 단독입찰한 한남5구역은 공동주택 2592가구 및 부대복리시설, 판매시설, 업무시설 등을 조성하는 프로젝트로 공사비만 1조7584억원에 달한다. 현재 조합은 새 집행부를 꾸리기 위한 절차를 진행 중이다. 오는 15일 총회를 통해 임원이 선출되고 나면 2분기에 시공사 선정 입찰이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한남5구역의 경우 DL이앤씨가 수년 전부터 민심을 확보하기 위해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다보니 지난 두 차례 입찰 경쟁에서 DL이앤씨를 제외하면 다른 건설사들이 아예 입찰도 포기한 것이다. 이에 한남뉴타운이란 우수한 입지에도 불구하고 다른 구역과 달리 5구역에선 DL이앤씨의 '무혈입성'이 점쳐지는 상황이다.
한남5구역 외에는 강남과 여의도, 성수 등 노른자 지역의 수주를 노리고 있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참여할 가능성이 높은 강남구 개포주공 6·7단지에도 관심을 보인다. 압구정2구역도 빠르면 올 상반기 시공사 선정이 이뤄질 수 있어 눈독 들이고 있다.
DL이앤씨 관계자는 "지난해 워낙 보수적으로 수주를 했는데 올해도 선별 수주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압구정, 여의도, 성수 등 주요 지역 수주전에는 적극 참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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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건전성·브랜드 인지도 기반…박상신 대표 '아크로' 강조
DL이앤씨가 선별 수주 전략을 지속할 수 있는 경쟁력으로는 높은 브랜드 인지도와 안정적 재무구조 등이 꼽힌다. DL이앤씨 별도 기준 부채비율은 지난해 4분기 말 기준 68.6%로 매우 양호한 수준이다. 전년 동기 75.4% 대비해도 6.8%포인트 하락했다. 현금 보유고가 예년 대비 소폭 감소했지만 여전히 2조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그간 안정적으로 관리한 재무건전성을 바탕으로 높은 수익성이 담보되는 사업지를 공략할 수 있었다. 사업성이 높다고 평가받는 한남5구역을 비롯해 2023년 수주한 부산 중동5구역 재개발(아크로 해운대), 경기 군포시 금정역세권 재개발 등도 경쟁사 없이 단독 입찰해 수의계약을 맺었다.
통상 경쟁입찰을 원하는 정비사업 조합들이 큰 거부감 없이 DL이앤씨와 수의계약하는 것에도 브랜드 인지도와 우수한 재무상태가 작용했다는 평가다. 특히 경쟁사와 달리 PF 우발채무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단독 사업의 PF 우발채무는 1조9453억원이다.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낮은 정비사업 부분을 제외하면 절반 이하로 줄어든다.
올해 서울 핵심지 수주전을 앞두고 DL이앤씨는 지난해부터 하이엔드 브랜드 '아크로' 존재감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현대건설 디에이치, 삼성물산 래미안 등과 어깨를 견주는 경쟁력을 확립할 시기라고 판단한 셈이다. 지방에선 하이엔드 브랜드 도입이 상대적으로 덜한 가운데 인지도가 높은 'e편한세상'을 바탕으로 비교적 큰 경쟁 없이 시공권을 확보하고 있다.
올해 강남과 용산, 여의도 등 주요 정비사업을 수주함으로써 서울 주요 지역에서 아크로도 소위 '대장 단지'로 명성을 높이겠다는 목표다. 지난해 서울에 주택 전시관을 새롭게 리뉴얼하면서 인지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올해 공급 예정인 서초 신동아 재건축, 노량진8구역 재개발에서도 아크로를 적용할 예정이다.
과거 아크로 브랜드 리뉴얼을 주도했던 박상신 대표가 지난해 8월 복귀하면서 DL이앤씨의 정비사업 전략의 변화도 예상된다. 취임 이듬해 서울 정비사업 대어가 줄줄이 대기한 만큼 주요 수주전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디벨로퍼 사업 확대' 전략을 접고 정비사업에 집중하는 것도 새로운 전략이다. 자금조달 리스크가 높은 개발사업 대신 비교적 수익이 안정적인 도시정비사업 비중을 늘려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 성과를 기대할 수 있는 개발사업 대신 빠르게 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도시정비사업에 공격적으로 현금을 투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DL이앤씨의 도시정비사업 조직은 박 대표 직속의 주택사업본부 산하에 도시정비사업팀과 도시정비관리팀으로 꾸려져 있다. 도시정비사업팀은 신규 프로젝트를 수주하고, 도시정비관리팀은 수주 이후부터 착공까지 전 사업 과정을 관리하는 역할이다. 사업 마무리까지 각 지역별 사업소 업무도 총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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