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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 도시정비 경쟁력 점검]'후발주자' SK에코플랜트, '드파인' 앞세워 존재감 확대기존 SK뷰 인지도 개선…리모델링·소규모 정비사업 진출

박새롬 기자공개 2025-02-11 07:29:05

[편집자주]

도시정비 사업에 훈풍이 분다. 정부가 1기 신도시를 중심으로 특별정비계획 수립에 나서는 등 활성화 정책으로 건설경기 회복 지원에 나섰다. 건설사들도 안정적인 먹거리가 될 수 있는 정비사업에 다시 집중하고 있다. 더벨은 도시정비 사업에 뛰어든 주요 건설사의 조직과 인물 그리고 역량 등 경쟁력을 점검해 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2월 10일 14시4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이엔드 후발주자'인 SK에코플랜트가 2022년 드파인(DE’FINE) 출시 이후 브랜드 혁신을 꾀하고 있다. 부산 랜드마크 사업장에서 첫 선을 보인 이후 올해는 서울 핵심 지역 위주로 드파인 단지를 공급한다. 기존 시장 인지도가 낮았던 'SK뷰'의 한계에서 벗어나 대형 건설사 브랜드로서 인지도를 높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과거에는 10대 건설사 가운데 정비사업 수주 경쟁력이 눈에 띄지 않았지만 1~2년 전부터 서울·수도권 진출도 확대하고 있다. 타사 대비 뒤늦게 뛰어든 리모델링 사업에서도 한강변 단지를 수주하는 등 다양한 정비사업 유형에서 존재감을 키워가고 있다.

◇드파인 출시 이후 서울 수주 비중 증가…올해 5곳 신규 적용

SK에코플랜트는 지난해 도시정비 시장에서 1조3073억원을 수주했다. 전년 1조2980억원 대비 소폭 상승했다. 서울 지역 수주 비중은 점점 늘리고 있다. 지난해에는 총 7건 가운데 서울이 4건을 차지했다. 강북구 미아동 미아11구역 재개발(2151억원)과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27차 재건축(1039억원), 중랑구 중화우성타운 재건축(1033억원), 강동구 천호동 397-419 재개발(1888억원) 등으로 모두 컨소시엄이 아닌 단독 수주다.

브랜드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낮았던 SK뷰에서 고급 브랜드 '드파인'을 출시하면서 도시정비 사업에서 경쟁력을 키워가는 추세다. 그간 SK에코플랜트의 SK뷰(SK VIEW)는 2000년 출시된 이후 브랜드 인지도가 낮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시공능력평가 10위권 내에 들지만 SK뷰는 일부 아파트 브랜드 조사에서 오히려 한화 건설부문 포레나와 두산건설 위브, 우미건설 린 등에 밀리는 결과를 받아왔다. 실제로 2017년부터 2021년까지 5년간은 도시정비사업 수주액 1조원을 밑돌기도 했다.

더욱이 하이엔드 브랜드가 없어 도시정비사업에서 위기를 겪기도 했다. 2020년 이후 서울 등 주요 도시정비사업 조합에서 하이엔드 브랜드 요구가 늘어나며 기존 브랜드로는 경쟁력을 갖기 어려워진 영향이다. 특히 노량진뉴타운 전 구역에서 SK에코플랜트는 기존 수주한 시공권을 잃을 뻔 했다. 인근 지역이 모두 대형사 하이엔드 브랜드를 적용하기로 한 반면, 컨소시엄 및 단독으로 2구역과 6구역, 7구역을 수주한 SK에코플랜트는 당시 고급 브랜드가 별도로 없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도시정비사업 경쟁력 강화의 필요성을 절감한 SK에코플랜트는 2022년 드파인을 출시했다. 2000년 SK뷰 출시 이후 22년 만이다. 대우건설 푸르지오 써밋(2014년), 현대건설 디에이치(2015년), DL이앤씨 아크로(2013년 리뉴얼), 롯데건설 르엘(2019년) 등에 비하면 늦은 출발이지만 빠르게 입지를 키워가고 있다.

실제로 2022년 8월 드파인 출시 이후 도시정비사업 수주 실적도 개선됐다. 2020~2021년 신규 수주액이 4000억~6000억원에 그쳤던 반면 2022년부터는 3년째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가장 처음 시장에 선보인 단지는 기존에 SK뷰로 공사 중이던 부산 해운대구 '드파인센텀'이다. 드파인 출시 전 분양을 진행했으나 설계변경을 적용하며 브랜드를 바꿔달았다. 이후 드파인으로 첫 분양한 곳은 지난해 하반기 청약을 진행한 부산 수영구 '드파인 광안'이다.

후발주자로 나선 만큼 아직 드파인이 적용된 단지 수는 적다. 다만 기존 수주한 단지 가운데 올해 드파인으로 공급이 예정돼 있으며 앞으로 새롭게 수주하는 곳에서도 적용하며 브랜드 인지도를 높일 방침이다.

올해 드파인 적용 단지는 5곳이 예정된다. 준공 실적이 한 곳(드파인센텀)에 불과한 데 비해 우수한 실적이라는 평가다. 서울에서는 GS건설과 컨소시엄으로 들어가는 노량진6구역을 비롯해 2구역과 7구역 모두 드파인을 적용하기로 했다. 지난해 6월 수주한 신반포27차도 추후 첫 강남권 드파인 단지가 될 전망이다. 이밖에 이촌동 우성아파트 리모델링, 광진구 광장삼성1차 소규모재건축 등에도 적용 예정이다.

SK에코플랜트의 서울 광진구 '광장동 삼성1차아파트 소규모재건축 사업' 조감도. (출처=SK에코플랜트)

◇소규모부터 대형까지 가리지 않고 수주…부산 넘어 서울 강남권도

SK에코플랜트는 드파인을 출시한 2022년 이후 정비사업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시장에 공급 실적이 적다는 점을 오히려 경쟁력으로 삼아 다양한 유형의 도시정비사업에 진출하고 있다. 부산, 서초, 강남 등 각 지역별 랜드마크가 드파인으로 자리잡을 것이라는 기대를 활용한 셈이다. 강남권 최초 드파인으로 들어설 신반포27차(드파인 더퍼스트 반포)가 대표적인 사례다. 지난해 단독입찰로 수의계약을 통해 시공권을 따냈다.

재건축·재개발 외에도 리모델링, 소규모재건축, 가로주택정비사업 등 다양한 도시정비사업 수주를 가리지 않고 이어가면서 정비사업 역량을 키워왔다. 주로 대형사들이 기피하고 중견사들이 참여하는 소규모 사업에도 관심을 가졌다.

2021년에는 경기 성남에서 가로주택정비사업 두 건을 총 3140억원에 수주했고 2022년에는 312가구 규모 부산 동구 초량1구역 가로택정비사업(1623억원)에 뛰어들었다. 서울 광진구 광장동 삼성1차는 소규모재건축사업(1017억원)을 수주하며 서울 한강변에 처음 진출할 수 있었다.

2022년 처음 진출한 리모델링 시장에서도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서 수주실적을 쌓아가고 있다. 2022년 인천 부평구 부개주공3단지와 용인 수지구 도담마을7단지 리모델링사업 수주가 시작이다. 인천 사업은 쌍용건설(51%)과 SK에코플랜트(49%) 컨소시엄으로 참여했다.

2023년에는 서울 용산구 이촌우성아파트 리모델링을 1565억원에 수주하며 서울 실적도 추가했다. 같은해 경기 군포시 산본 충무주공2단지 2차(1863억원)도 단독 시공권을 따냈다.

이처럼 적극적인 도시정비 사업 행보를 바탕으로 대형사 중에서도 상위권 업체들이 경쟁력을 보이는 강남권에도 거침없이 진출하는 기조다. 지난해에는 서초구 방배7구역 재개발사업에 입찰참여 의향서를 내며 삼성물산과 경쟁구도를 그리고 있다. 조합 내홍으로 시공사 선정 입찰이 미뤄지고 있는 곳이다. 서초구 반포동 '삼호가든5차' 재건축에도 입찰참여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최초로 드파인을 공급한 부산에서도 꾸준히 수주고를 올릴 것으로 보인다. 부산 동래구 '명장2구역' 재개발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난 2023년에도 부산 동구 초량2구역, 사하구 괴정7구역 재개발을 수주했다.

SK에코플랜트 내 도시정비를 맡는 조직은 회사에 오래 몸 담은 인력으로 구성돼있다. 도시정비 수주를 총괄하고 있는 이기열 솔루션영업 담당임원은 1996년 SK에코플랜트에 입사한 인물이다. 도시정비사업팀은 홍정기 담당임원이 맡고 있는데 홍 임원도 1990년대 후반부터 30년 가까이 근무해왔다. 현재 SK에코플랜트 인프라·토목·건축 통합본부 아래 도시정비를 담당하는 팀들이 편제돼 있다.

앞서 2021년 기존 SK건설에서 사명을 바꾸며 환경·에너지 기업으로 업종 시프트를 단행했지만 수익성이 높은 도시정비 사업을 통해 주택·건설사업 실적을 다지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2022년 시공능력평가에서 2018년 이후 4년 만에 9위 자리를 탈환했다. 이후 지난해까지 3년 연속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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