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다양성 점검]여성 등기임원 선임 기업, 경영성과 영향은[성별]⑩여성 이사와 기업 실적, 유의미한 상관관계 찾기 어려워
김지효 기자공개 2025-02-13 08:17:35
[편집자주]
이사회의 다양성 확보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니다. 기업과 주주의 이익을 극대화하고 이해관계자와 사회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객관적, 효율적, 합리적 의사결정을 하기 위해 이사회의 다양성 확보는 필수적이다. 그렇다면 실제로 기업 이사회는 다양성을 얼마나 확보하고 있을까. theBoard는 국내 유가증권 및 코스닥 상장사를 대상으로 성별, 연령, 국적 등의 측면에서 이사회 다양성 실태를 파악해봤다.
이 기사는 2025년 02월 10일 07시14분 THE BOARD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업 실적과 이사회의 여성 비율은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있을까. 블룸버그 산하 연구기관인 블룸버그 인텔리전스(BI)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기업들의 경우 이사회 내 여성 비율이 높은 상위 20% 기업들이 하위 20% 기업보다 선진국 시장에서 2~5% 더 높은 수익률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반면 국내 기업들의 경우 여성 등기임원 비율과 기업 실적에서 유의미한 상관관계를 찾기는 어려웠다. 지난해 theBoard가 진행한 이사회 평가에서 경영성과 평가 항목을 기준으로 상위 20% 기업과 하위 20% 기업을 분석한 결과, 여성 등기임원의 여부와 비중이 경영성과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경영성과 비교는 theBoard가 진행한 '2024 이사회 평가'의 평가툴을 기반으로 진행했다. 기업의 실적과 재무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를 비롯해 투자자들의 관점에서 기업을 점검하는 투자 관련 항목들로 경영성과를 평가했다.
그 결과 theBoard의 경영성과 기준 상위 20%(1위~100위) 안에 든 기업 가운데 여성 등기임원을 선임한 기업은 총 44곳이었다. 반면 하위 20%(401위~500위)에 랭크된 기업 가운데 여성 등기임원을 둔 기업은 52곳으로 나타났다. 경영성과 하위 20% 안에 든 기업이 8곳 가량 더 많기는 했지만 유의미한 차이라 보기는 어렵다.

여성 등기임원이 2곳 이상 있는 기업을 대상으로 분석했을 때도 큰 차이는 없었다. 코스피 상장사 가운데 여성 등기임원이 2곳 이상인 기업 78곳 가운데 상위 20% 안에 든 기업은 9곳에 그쳤다. 반면 하위 20% 안에 속한 기업은 12곳으로 나타났다. 기아가 경영성과 55점 만점에 51점을 받아 순위가 가장 높았다. 기아는 지난해 3분기 말 기준으로 여성 등기임원 3명이 등재돼 있다.
코스닥도 비슷했다. 여성 등기임원을 2명 이상 둔 코스닥 상장사 77곳 가운데 상위 20% 내 기업은 3곳이었다. 반면 하위 20%에 든 기업은 2곳이었다. 상위 20% 안에 든 기업 3곳은 YG엔터테인먼트, SM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 등 모두 엔터테인먼트 기업이었다. YG엔터테인먼트는 3명, SM과 JYP엔터테인먼트는 각 2명씩 여성 등기임원을 두고 있다.
해외 사례와 달리 국내 기업들에서 여성 등기임원과 기업 실적에 따른 유의미한 상관관계를 찾기는 어려워 보인다. 성별과 무관하게 기업에 필요한 전문성을 갖춘 이사회 구성원을 확보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거버넌스 전문가는 "이사회의 다양성 확보에 대해서는 업계에서도 평가가 엇갈린다"며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목소리를 듣는 건 긍정적이지만 다양성 추구를 위해 전문성을 희생시키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다양성도 중요하지만 전문성과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기업의 단기 실적과 무관하게 장기적인 리스크 감소를 위해 다양성 확보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업계 한 전문가는 "지금까지는 전통적으로 남성 비율이 높은 산업들 또는 기존 네트워크가 남성 중심으로 운영되는 문화적, 구조적 요인으로 다양성을 충족하기 어려웠다"며 "다양한 시각과 경험이 모인 이사회를 통해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더 큰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말했다.

theBoard가 진행한 경영성과 평가는 만점이 55점으로 총 11개의 항목으로 구성됐다. 기업 실적은 매출성장률, 영업이익성장률, 자기자본이익률(ROE), 총자산이익률(ROA) 등 4가지를 평가했다. 재무건전성 평가를 위해서는 부채비율, 순차입금/상각전영업이익(EBITDA), 이자보상배율 등의 3가지 항목을 포함했다. 투자 관련해서는 주가순자산비율(PBR), 총주주수익률(TSR), 주가수익률, 배당수익률 등 4가지 항목을 평가했다.
경영성과 기준치를 내기 위해 KRX300 종목 중 비금융기업의 평균치를 냈고 지표의 왜곡을 막기 위해 각 지표의 상·하위 10% 기업은 모두 제외했다. KRX300 종목 중 비금융기업 평균치를 기준으로 삼은 만큼 금융기업 또한 비교에서 제외했다. 실적 데이터는 2023년을 기준으로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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