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 맨파워 분석]다수가 이끄는 루닛, 모두가 인정할 '합리적 보상 시스템'③의장·대표 외 C레벨 9명, 객관적 기준 따라 평가…전문인력 영입에 스톡옵션 활용
정새임 기자공개 2025-02-21 08:30:47
[편집자주]
인사가 곧 만사다. 인재를 육성하고 배치하는 능력은 곧 기업의 경쟁력으로 이어진다. 신약 개발을 위해 10년 이상 장기 투자가 필요한 제약바이오에 있어선 더더욱 인재관리가 중요하다. 인력때문에 파이프라인은 물론 기업의 흥망성쇠가 결정된다. 맨파워에 따라 밸류에이션이 달라지기도 한다. 더벨은 각사의 인사전략을 분석하고 핵심인물들의 면면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2월 20일 08시3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다수의 경영진이 함께 사업을 만들어간다.' 루닛 기업문화에 대한 정의다. 그만큼 의장과 대표, C레벨 간 상하 관계가 뚜렷하지 않고 수평적인 문화를 이룬다.수평적 구조일 수록 보상에 대한 기준은 철저해야 한다. 보수를 더 많이 지급하는 것에 대해 모두가 납득할 근거가 없다면 수평적 문화는 균열이 생긴다.
루닛이 사업 초기부터 객관적이고 투명한 보상기준을 세우는데 힘쓴 배경이다. 이는 핵심 인재를 영입하고 건전한 경쟁을 펼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한다.
◇다수 C레벨 모인 '수평적 구조', 객관적 보상체계 고민
루닛은 핵심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초기부터 성과와 역량 중심의 인사시스템을 도입했다. 스타트업 이사회에 의무가 아닌 보상위원회를 선제적으로 설치했다는 점에서도 합리적인 보수 체계를 확립하려는 의지가 엿보인다.
보상위원회는 기타비상무이사 1명과 사외이사 1명으로 구성돼 있다. 위원장은 갈헹 콩 이사다. 사외이사로는 현대가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 장녀 정남이 아산나눔재단 상임이사가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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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루닛을 이끄는 핵심 인물이 의장과 대표이지만 사업부를 독립적으로 운영하면서 각 임원들에게 부여한 권한과 책임도 상당하기 때문이다. 의장과 대표 외 C레벨이 9명에 달하고 의장·대표와 연령대가 비슷하다. 소수의 C레벨이 전체를 이끄는 것이 아니라 다수의 C레벨이 함께 사업을 만들어나가는 구조다.
회사가 리더십으로 소개한 임원진만 28명이다. 그만큼 임원들이 수평적 구조를 띄고 있어 더욱 철저한 보수체계를 마련하고자 했다. 이사회 멤버인 의장과 대표이사의 보수는 보상위원회에서 보수한도 및 보상체계를 외부인사들이 한 번 더 검증한다. 또 성과를 내는 임원은 차별화된 급여와 스톡옵션 부여, 조기승진을 받을 수 있는 보상체계 기준을 만들었다.
루닛은 사업 초기부터 보상에 대한 객관적 기준을 만드는 일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었다. 주식회사로 전환하던 시기 공동창업자 6명의 지분을 어떻게 배분할 것인지를 두고 고심하기도 했다. 자칫 창업자 간 갈등을 유발할 수 있는 민감한 문제였다.
이때 루닛은 외부 컨설팅을 통해 데이터와 기준에 따라 지분을 배분받았다. 사전에 컨설팅을 진행하는 것에 대해 6인 모두 합의한 터라 이에 따른 결과도 이견없이 받아들여질 수 있었다.
◇전문의 영입·자문단 조성에도 스톡옵션 적극 활용
외부 유망 인물을 들일 때는 스톡옵션을 적극 활용했다. 루닛은 매년 2~3차례씩 임직원에 대한 스톡옵션을 지급한다. 지난해 8월까지 총 39차에 걸쳐 스톡옵션이 부여됐다.
스톡옵션은 전문인력을 영입하고 자문단으로 끌어오는 데에도 활용된다. 루닛의 두 사업부는 모두 암 분야 진단으로 함께 연구를 진행하고 자문을 받을 영상의학과, 종양내과 전문의들의 조력이 필수였다.
2018년도쯤부터 관련 전문의들의 영입이 이어졌다. 고려대 영상의학과 전문의이던 김기환 전무를 시작으로 서울대병원 종양내과 옥찬영 교수가 이즈음 합류했다. 현재 김 전무와 옥 상무는 루닛 인사이트와 루닛 스코프의 최고의학책임자(CMO)를 각각 맡고 있다.
전문의는 아니지만 미국에서 암 진단 관련 사업을 추진하며 빅파마들과 관계를 맺어온 켄 네스미스 전 레센트바이오 CEO도 영입했다. 루닛스코프 헤드이자 CBO인 켄 네스미스는 루닛이 지난해 말 아스트라제네카와 AI 기반 폐암 디지털 병리 솔루션 개발 계약을 체결하는데 지대한 역할을 했다고 전해진다. 그에겐 지난해 초 7만5000주의 스톡옵션이 부여됐다. 서 대표 다음으로 가장 많은 스톡옵션을 받았다.
자문단은 암 진단 연구를 확장할 수 있는 국내외 전문가들로 꾸렸다. 미국은 린다 모이 박사, 한국은 방영주 교수가 핵심 자문위원으로 자리한다. 린다 모이 박사는 미국 유방영상의 오피니언 리더로 북미영상의학회 유방영상과학 프로그램위원회 의장, 미국영상학회 유방영상 의장 등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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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영주 교수는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소속으로 2020년 정년퇴임 했지만 위암 분야 세계적 석학으로 손꼽힌다. 특히 방 교수 제자인 옥 상무가 루닛에 합류하면서 시너지가 극대화 했다. 옥 상무는 바이오텍 소속으로는 드물게 대한종양학회 학술위원회 위원으로도 참여한다. 루닛스코프가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고 국내외 학회서 다수 논문을 발표하는데 기여했다.
루닛은 자문위원에게도 스톡옵션을 제공하면서 자문단과 회사 간 관계를 밀접히 하고 있다. 린다 모이 박사와 방 교수를 포함해 총 10명의 자문위원이 루닛과 함께 한다.
루닛 관계자는 "루닛이 연구를 진행하거나 논문을 제출할 때 연구 디자인을 코치하고 임상을 진행할 수 있는 연구기관 주선하는 등의 역할을 수행하는 곳이 자문단"이라며 "철저한 네트워크 사회인 미국에서 자문단의 역할이 매우 지대해 스톡옵션도 부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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