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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 보드]현대엔지니어링 새 이사진, 안전보건 관리 위기 직면이사회서 꾸준히 주안점 뒀음에도 재해·사고 증가… 줄어든 수익성까지 타개책 필요

최은수 기자공개 2025-02-28 08:18:34

[편집자주]

기업 이사회는 회사의 업무집행에 관한 사항을 결정하는 기구로서 이사 선임, 인수합병, 대규모 투자 등 주요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곳이다. 경영권 분쟁, 합병·분할, 자금난 등 세간의 화두가 된 기업의 상황도 결국 이사회 결정에서 비롯된다. 그 결정에는 당연히 이사회 구성원들의 책임이 있다. 기업 이사회 구조와 변화, 의결 과정을 되짚어보며 이 같은 결정을 내리게 된 요인과 핵심 인물을 찾아보려 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2월 26일 15시44분 THE BOARD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엔지니어링이 고속도로 건설공사 붕괴사고 암초를 만났다. 그간 이사회에서 직접 중대 이슈를 검토하고 '안전보건 관리체계'에 최우선 고려사항으로 둬 왔음에도 산업재해가 반복되고 특히 협력사 사고가 증가하는 추세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쇄신을 염두에 두고 올해 초 기아 CFO 출신인 주우정 신임 대표를 포함해 사내이사진을 모두 새 인물로 교체했다. 그런데 새 이사진은 줄어든 수익성 회복과 동시에 안전보건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묘수를 내야 하는 상황이다.

◇'중대성에 방점' 새 이사회 새 멤버에서도 계속

현대엔지니어링 이사회는 내부 논의 등을 거쳐 당해 중대성 평가를 시행한다. 2023년의 경우 핵심 토픽 총 16가지를 확정했다. 최상위엔 각각 △안전보건 관리체계 강화 △품질관리 및 고객만족 △신사업 발굴 및 투자 등이 자리했다. 이 세 가지 토픽은 환경사회 및 재무에 중대한 영향을 준다고 보고 이사회 안에서도 주안점을 두고 살펴본 항목이다.

안전보건의 경우 이사회에서 직접 주요 이슈로 두고 다뤄오면서 투자까지 늘려왔다. 2022년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앞두고 본격적인 정비에 들어갔다. 2021년 449억원이던 안전보건 관련 총 투자비를 2023년 1189억원까지 늘렸다. 이사회 아래 CSO를 두고 전사의 안전보건 전략과 목표를 실행한 것도 눈길을 끈다.


올해 초 주우정 신임 대표를 포함해 사내이사 3인이 모두 신규 선임됐고 새 진용을 갖춰 새로운 출발을 시작했다. 그럼에도 2023년 아파트 하자보수로 대국민사과를 했던 전례가 있고 건설업계를 둘러싼 중대재해 관련한 이슈는 여전한만큼 이사회는 꾸준히 주안점을 안전과 품질 관리에 둘 것으로 보인다.

세부적으로 현대엔지니어링 이사회는 추계적으로 연 5회 이상 주요 안전보건 이슈를 안건으로 상정해 논의했다. 2024년의 경우 아직 세부 내역이 공개되진 않았다. 다만 안전에 대한 책임 수준을 높이기 위해 재해율 등 지표와 경영진 성과 및 보상을 연동하면서 세심하게 관리하는 영역으로 꼽힌다.

이 상황에서 건설중인 교각이 붕괴하면서 인명피해가 발생하게 됐다. 한국도로공사가 발주한 서울세종고속도로 세종~안성 고속도로 건설공사 사업을 진행하던 중 9공구에서 사고가 났다. 해당 사업은 전체 10공구로 나뉘어 발주됐다.

대표 계약자인 현대엔지니어링과 공동 계약자 호반산업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수주했다. 당초 컨소시엄에 참여했던 범양건영이 작년 10월 탈퇴하면서 현재 현대엔지니어링과 호반산업의 공사 비율은 62.5%대 37.5%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전체 사업 대표 계약자인만큼 이번 안전관리에 대해 책임과 재발방지 등을 위한 타개책을 내놔야 할 전망이다.


◇그럼에도 나아지지 않는 안전관리 성과… 줄어든 수익성과도 결부

현대엔지니어링은 앞서 이사회에서 안전보건에 심혈을 쏟고 투자까지 꾸준히 확대하고 있음에도 결과적으로 산업재해나 안전사고 증가세를 막지 못했다. 특히 현대엔지니어링 산업재해가 협력사들에 쏠렸다는 점은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다. 통상 종합건설사가 수익성 제고를 위해 협력사와 손을 잡는 점을 고려하면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건설업의 특성상 종합건설사는 필수적으로 뛰어난 시공역량을 갖춘 협력사와 도급을 체결해야 한다. 시공능력이 올라가고 규모가 커질수록 관련한 전문역량을 가진 협력사들과 접점이 많아지는데 이에 따라 재해 총량이 늘어날 수도 있다.

2022~2023년 임직원의 산업재해는 1건씩으로 제한적이었던 반면 협력사 측에서의 재해는 빠르게 증가했다. 각각 2022년 121명, 2023년 190명으로 늘어 눈길을 끈다. 특히 해당 연도엔 3명씩의 사망자도 발생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수익성을 제고하기 위해 필수 선택한 협력사 도급에서 안전과 관련한 균열이 일어나는 셈이다. 2025년 역시 중대재해 해당하는 고속도로 건설공사 붕괴사고로 4명이 사망하고 6명이 부상을 당했는데 이들 또한 협력사 소속으로 확인된다.

그렇다고 재해가 무서워 도급을 피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 한층 이사회 차원에서의 세심한 운용의 묘가 필요하다. 당장 2024년 3분기까지 현대엔지니어링의 누적 순익은 직전연도 누적치(1555억원)의 절반인 757억원에 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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